"데이트 폭력·동성애 혐오"..'대도시의 사랑법' 김고은x노상현, 원작과 다른 재미 [종합]
[OSEN=하수정 기자] 김고은, 노상현이 호흡을 맞춘 '대도시의 사랑법'이 원작과는 또 다른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23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김고은, 노상현, 이언희 감독 등이 참석했다.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대도시의 사랑법'(감독 이언희, 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미시간벤처캐피탈㈜,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쇼박스·㈜고래와유기농, 공동제작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은 눈치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와 세상과 거리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노상현)가 동거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다. 최근 제4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Special Presentations) 섹션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가 진행됐고, 공식 상영까지 모든 일정을 열띤 반응 속에서 성황리에 마쳤다.
단편 소설을 장편 영화로 만든 이언희 감독은 "분량 적으로 많은 게 필요했다. 개인적으로 책을 재밌게 봤고 재희와 흥수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내가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게 필요했고, 원작 작가님이 잘 써주신 걸 바탕으로 서사를 채웠다"고 했다.
김고은은 극 중 인생도 사랑도 후회 없이 즐기고픈 재희로 분해 열연했다. 자칭 타칭 '오늘만 사는 구재희'라고 불릴 만큼 매 순간 열정을 다하는 재희는 술을 마시고 노는 것뿐만 아니라 책을 사랑하고 공부도 놓치지 않는 등 후회 없는 인생을 보내기 위해 모든 것에 열심인 캐릭터다. 천만을 돌파한 '파묘' 이후 8개월 만에 신작을 선보인다.
김고은은 "주인공 재희가 나와 동갑이고, 동갑인 캐릭터를 처음 맡아서 굉장히 연기를 하면서 반가웠다. 영화에 나온 핸드폰도 반가웠다. 실제로 대학교 1학년 때 아이폰이 처음 출시됐는데 벅찬던 마음이 생각나더라"며 "재희를 연기하면서 '난 왜 저때 저렇게 놀지 못했나?' 싶어서 재희가 부러웠다. 대리만족 하면서 재희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캐릭터와 닮은 점에 대해 "재희라는 인물 자체가 시나리오 상에서도 톡톡 튀고 굉장히 눈에 사로잡히게끔 성격을 가진 인물이기도 했다. 최대한 그런 재희를 잘 표현해내고 싶었다"며 "어떻게 보면 재희가 여러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오해를 사기도 하는데, 그걸 너무 1차원적으로 단순하게 보이지 않게 그 이면의 부분을 와 닿을 수 있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노상현은 누구에게도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 흥수를 연기했다. 재희의 하나뿐인 베프로 동성애자 남사친을 맡았다. 김고은과 찐친 케미를 비롯해 완벽한 앙상블로 극의 몰입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글로벌 프로젝트 Apple TV+ '파친코' 시즌2와 180도 다른 모습이 기대되고 있다.
노상현은 "흥수를 연기하면서 매력을 느낀 점은 본인만의 비밀과 특징 때문에 겪어온 아픔이나 내면 등을 재희를 통해서 힘을 얻고 성장해 나가는 것과 용기를 내는 모습이 좋았다. 마음이 갔다"고 말했다.
이어 "성소수자를 만나고 얘기하고, 그들의 스토리를 들어보면서 참고될만한 이야기가 있었다. 그게 도움이 됐다. 그리고 재희와 교류하고 성장해 나가면서, 그 친구한테 위로받고 용기를 얻는다. 진짜 인물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초반에는 자기 자신도 못 믿을만큼 '내가 잘못된 건가?' 자살도 생각하는데, 재희를 통해서 자신을 사랑해가고 믿는다. 용기내고 노력하는 모습을 최대한 이해하고 섬세하게 잘 연기해 보려고 했다"며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원작과 다른 부분을 묻는 질문에 "원작은 참고용으로 보긴했는데 다 보진 못했다. 원작의 인물과는 조금은 달랐다. 감독님과 추구하는 결이 달랐다. 오로지 시나리오 속 흥수를 연기하려고 집중했다"고 답했다.
감독 역시 "추가적으로 설명하자면, 원작과 다른 인물을 만들었다기보단 농담을 하면서 자조적으로 깎아내리는 인물을 보면서 느낀 표정이 있었다. 그걸 영화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디테일한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영화에는 원작에 없는 데이트 폭력, 성소수자 혐오에 대한 스토리도 등장한다. 이에 대해 감독은 "주인공 두 명의 인물이 겪는 게 특별한 사건은 아니지만, 동시에 누구나 겪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두려워하고 피하기보단 잘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폭넓게 보편적으로 잘 받아들이면서 성장하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각색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고은은 "많은 분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만든 영화다. 그 간절함이 영화에 담겼다고 생각한다. 잘 전달되면 좋겠다",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 누구나 열심히 한다. 이번 작품도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도시의 사랑법'은 오는 10월 1일 극장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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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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