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모집인 수수료, 고객에 전가?…“비교·공시 의무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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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고객이 대출모집인을 통해 대출받을 때 모집인이 얻는 수수료를 은행 쪽이 전부 부담하지만, 은행의 이 수수료 비용이 고객 대출금리에 간접적으로 전가되고 있는 만큼 시중은행의 대출모집인 수수료를 의무적으로 비교·공시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소비자연구실장은 23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대출모집인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은행의 '업무원가' 항목에 반영되기 때문에 결국 모집인 수수료율이 전체 고객 대출금리 산정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자 편익을 위해, 각 은행들이 대출모집인에게 제공하는 수수료를 의무적으로 비교·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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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고객이 대출모집인을 통해 대출받을 때 모집인이 얻는 수수료를 은행 쪽이 전부 부담하지만, 은행의 이 수수료 비용이 고객 대출금리에 간접적으로 전가되고 있는 만큼 시중은행의 대출모집인 수수료를 의무적으로 비교·공시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소비자연구실장은 23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대출모집인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은행의 ‘업무원가’ 항목에 반영되기 때문에 결국 모집인 수수료율이 전체 고객 대출금리 산정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자 편익을 위해, 각 은행들이 대출모집인에게 제공하는 수수료를 의무적으로 비교·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교·공시로 수수료율 경쟁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적정 수수료율 수준을 유지하게 되면 수수료가 전체 고객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전가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10월 규제개혁위원회는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대출모집인 ‘1사 전속 의무’(1개 금융회사와 업무위탁 전속계약)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이 실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연구원 주최로 열린 ‘대출모집인 제도 발전 방향’ 세미나에서 “대출모집인 ‘1사 전속 의무’를 폐지하면 복수의 상품을 동시에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편익이 증대될 수 있다”면서 “모집인 중개수수료 비교·공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등을 통해 대출모집인 수수료율을 비교·공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대출 기준금리에 가산금리가 더해지는데, 가산금리 산정에는 은행의 업무원가(대출취급에 따른 은행 인건비·전산처리비용, 대출모집인 수수료 등) 항목도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은행은 △고객이 직접 창구에 찾아와서 이뤄진 대출 △모집인이 유치·신청한 건 중에 승인을 내준 대출 △모바일 대출 등을 모두 합산한 총대출에서 소요된 평균 비용을 고려해 가산금리를 정하는데, 대출모집인에게 지급한 수수료가 많아질수록 평균 비용이 높아져 결국 전체 고객의 평균 대출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케이비(KB)국민은행 누리집에서 ‘상품공시실’란의 대출수수료 항목은 “대출모집인 수수료는 은행부담이며 은행영업점에서 판매하는 대출상품의 금리와 대출모집인이 판매하는 대출상품의 금리는 동일하다”라고 안내하고 있는데, 대출모집인 수수료가 고객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사실은 알리지 않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이 위탁계약을 맺은 대출모집법인 소속 대출상담사는 지난 8월말 기준 약 3000명에 이른다. 은행마다 450~700명가량의 전속 상담사를 거느리고 있다.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상품의 경우 은행이 지급하는 모집수수료는 대출잔액의 0.30~0.50%(대출 유치 이후 주담대 3년 이상, 전세자금은 1년 이상 계약유지 조건)정도다. 대출 모집인이 소개한 대출고객이 주담대 3억원을 받을 경우 은행이 대출 모집인에게 90만원~150만원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식이다. 지난 8월에 5대 은행에서 신규 취급된 주택담보대출 잔액(전세자금대출·정책대출·집단대출 포함)은 23조135억원인데, 이 중에 49.9%(11조4942억원, 총 4만4430건)가 대출모집인을 거쳐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은 올해 들어 8월까지 한달 평균 9조7816억원이고, 대출건수는 한달 평균 4만5049건에 달한다. 0.30%의 수수료를 적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수수료 비용만 매달 300억원 가까이 소요된다는 뜻이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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