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협회 vs 민자업계…한국민간투자협회 설립 두고 갈등 심화
건설협회 "기재부서 제안, 건설업계 부담 가중"
협회 승인 혹은 보류 결정, 이르면 이달 중 결과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민간투자협회(민자협회) 출범을 두고 대한건설협회(건설협회)와 민간투자업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건설협회에서는 기획재정부 주도의 민자협회 설립으로 건설업계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지만, 민자업계 측에선 건설뿐만 아니라 금융 등 민간 기업이 자발적으로 설립한 대정부 시장 활성화 창구라며 맞서는 상황이다.
SOC포럼 측은 기재부 승인만 나면 10월 중으로 등기를 완료하고, 공식 첫 행보로 11월 민간투자제도 도입 30주년 기념행사를 기재부와 공동 개최하겠다는 계획이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이하 민투법’은 올해 제정 30주년을 맞았다.
이를 두고 건설협회는 업계가 아닌 기재부가 협회 설립을 주도하고 있다며 강력 반대 입장을 연일 밝히고 있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건단련)와 건설협회 산하 16개 시도회는 이달 9일 민자협회 설립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낸 데 이어 20일엔 협회 설립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단체 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민간투자법이란 법령 내에 들어오는 법정단체이다 보니 그런 부분서는 절차상 공청회를 통하거나 업계나 유관기관에 충분한 사전 설명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없었다”면서 “또 민간 자본을 이용해 하는 사업이다 보니 특혜나 잡음이 발생할 수 있고, 협회 설립이라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국민은 물론 여러 단체나 기관들도 공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SOC포럼 측은 민자협회 설립 추진을 반대하는 건설협회 주장들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들은 △민자협회 추진은 기재부가 아닌 민간 업계 주도하고 있으며 △회비는 개인 30만원, 민간투자사업 SPC는 사업 규모에 따라 30만~100만원에 불과하고 가입 역시 자율이라 건설사 부담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중견·중소건설사를 대변할 수 없단 주장에 대해서는 △민자협회는 포럼 회원사뿐 아니라 건설, 금융 등 민자투자업을 하는 모든 업체로 구성돼 있어 어떤 기업이든 가입할 수 있단 입장이다.
SOC포럼 관계자는 “SOC포럼이 사단법인 민간협회로 위상강화를 추진한 것은 10년 전부터다. 당시 학회 설립으로 협회가 설립이 되지 못해 30주년을 맞은 올해 다시 기재부에 승인을 요청한 것이라 기재부 주도 설립이란 말은 어불성설”이라면서 “그동안 건설협회가 민자사업 관련 역할을 하지 않아 업계 불만도 있었는데 이제와서 협회 설립을 반대하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기재부 역시 민자협회 설립 추진은 기재부가 아닌 민간 주도이며, 승인 여부만 결정하는 입장임을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사단법인 민간투자협회 설립을 원하는 민간이 기재부에 비영리단체로 인가를 내달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재부가 주도해 민간투자협회 설립을 추진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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