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리 세력들, '삐삐 폭발'에 공포…통신장비 전면 점검

이혜원2 기자 2024. 9. 23. 16: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레바논에서 발생한 휴대용 호출기(삐삐) 폭발 사건으로 중동 내 이란 대리 세력들이 대대적인 통신 장비 점검에 나서고 있다.

22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란 지원을 받는 시리아, 이라크, 예멘, 팔레스타인 등 무장 세력들은 동맹인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격으로 추정되는 삐삐 폭발 공격을 당한 뒤 전면적인 전자기기 검사를 실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팔, 이라크, 시리아 등 무장 세력 기기 검사 나서
"헤즈볼라 공급망 취약성, 다른 단체도 갖고 있어"
비슷한 공격 발생할지 미지수…"구축에 시간 걸려"
[발벡=AP/뉴시스] 지난 18일(현지시각) 레바논 동부 발벡의 한 주택에서 폭발한 무전기 잔해가 소파에 놓여 있는 모습. 레바논에서 발생한 휴대용 호출기 및 무전기 동시 폭발 사건으로 중동 내 이란 대리 세력들이 대대적인 전자기기 점검에 나서고 있다. 2024.09.23.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레바논에서 발생한 휴대용 호출기(삐삐) 폭발 사건으로 중동 내 이란 대리 세력들이 대대적인 통신 장비 점검에 나서고 있다.

22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란 지원을 받는 시리아, 이라크, 예멘, 팔레스타인 등 무장 세력들은 동맹인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격으로 추정되는 삐삐 폭발 공격을 당한 뒤 전면적인 전자기기 검사를 실시했다.

이라크와 서안지구 내 이란 대리 세력의 고위 관료들은 장비를 검토하고 대원들의 개인 기기 사용에 대한 새로운 규칙을 발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이슬람지하드(PIJ)가 이끄는 서안지구 전사 연합인 제닌 대대의 한 고위 지휘관은 WP에 "극도의 예방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며 "장비를 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지휘관은 대원들이 이미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최근엔 이스라엘이 해킹한 것으로 의심되는 휴대용 무전기까지 폐기했다고 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이라크이슬람저항세력(IRI) 한 대원은 이미 스마트폰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일반 휴대전화를 평소 전원을 꺼두고 필요할 때만 켜서 사용한다고 전했다.

지도부 또한 유선이나 직접 전달한 종이쪽지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는다고 했다. 여기에 삐삐 폭발 사건 이후 모든 기기에 대한 종합적인 검사 명령이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베이루트=AP/뉴시스] 지난 18일(현지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무선호출기 폭발로 숨진 4명의 시신이 든 관 중 하나를 옮기는 모습. 2024.09.23.


레바논에서 지난 17일과 18일 연이어 헤즈볼라 조직원들이 소지하던 호출기와 무전기 등이 동시에 폭발하면서 37명이 사망하고 3000여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은 관례대로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지만, 미국 관료들은 이스라엘이 사건의 배후이며 이후 정보 채널을 통해 미국 측에 알렸다고 확인했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통신 장비 해킹에 대비해 호출기를 도입했던 만큼, 이번 사건은 헤즈볼라에 전례 없는 타격을 줬다.

라히브 하이젤 국제위기그룹 이라크 감당 수석 분석가는 이라크와 시리아 무장세력이 이스라엘의 최근 정밀 공습에 겁을 먹은 상태라며,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수입 물품에 추적 장치를 부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기 자문 업체인 르벡인터내셔널의 정보 책임자 마이클 호로비츠는 "이스라엘은 이란과 그 대리인들이 운영하는 방식의 핵심 취약점을 이용했다"며 "부분적으로 이중 용도 사용이 가능한 제품 및 부품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공급망을 잠재적인 정보 작전에 상당히 취약하게 만든다"며 "헤즈볼라뿐만 아니라 이란의 모든 대리 세력과 이란 자체로 확대되는 취약점"이라고 지적했다.

[마르자윤=AP/뉴시스] 23일(현지시각) 레바논 남부 마르자윤에서 바라본 키암 마을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4.09.23.


다만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외 다른 무장 세력에 대해서도 비슷한 종류의 공격을 가할지는 미지수다.

하이젤 수석 분석가는 "이스라엘이 지금 보여준 건 상당히 중대한 능력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는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리며, 아마 같은 방식으로 복제할 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