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모범관행 첫 시험대···5대 은행장 인사 레이스 시작

김지혜 기자 2024. 9. 2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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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주요 시중 은행장들의 후임을 정하는 절차가 이번주부터 본격화된다. 은행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각 행장들의 연임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금융사고 등 내부통제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 시내에 설치된 ATM 모습. 연합뉴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행장들의 임기는 모두 오는 12월31일 만료된다.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은행 지주와 은행은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 절차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5대 은행 모두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인선 작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KB금융지주는 이달 중 KB국민은행을 포함한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 위원회를 개최해 승계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미 지난 10일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 추천 위원회를 열고 승계 후보군(롱리스트)에서 최종 후보를 추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다른 은행들도 이달 중 은행 임원 후보 추천 위원회를 열고 은행장 선임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 은행장들의 연임 여부는 예년과 비슷하게 취임 한달 전쯤인 11월 중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국내 은행들은 역대 최대 이자 이익을 거두는 등 좋은 실적을 낸 만큼,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 등의 연임 가능성은 비교적 높게 점쳐진다.

문제는 내부 통제 이슈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르면 은행들은 CEO 자격 요건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정기적으로 점검·보완해야 하며, 체계적이고 공정한 평가·검증절차를 갖춰 문서화해야 한다. 종전의 폐쇄적이고 형식적으로 진행되던 경영승계 절차를 좀 더 투명화 하는 대책이다.

그렇다보니 대외적으로 문제를 빚은 금융사고 등 내부통제 문제가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이 자격 요건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금융사고 등이 연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손태승 전임 지주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우리은행의 조병규 은행장, 올해 4차례나 금융사고가 적발됐던 NH농협은행의 이석용 은행장 등의 연임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세 번째 연임을 노리는 KB국민은행의 이재근 은행장 역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또한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기도 각각 올해 12월31일, 내년 3월31에 끝나기 때문에 이들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심사 절차도 곧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진행하는 첫 인선인 만큼, 전년보다 투명성이 보강된 절차와 방식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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