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갔다와서 맘껏 ○○해야지" 도끼로 동생 살해한 중학생의 일기

김세령 2024. 9. 2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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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09월 23일 (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임흥준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A군의 부모님은 광주에서 24시간 하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심야 영업까지 마치고 집에 돌아온 건 새벽 7시가 조금 넘은 시점이었습니다. 이제 막 초등학교 4학년이 된 둘째 아들의 목이 흉기에 찔려 피범벅이 된 채 쓰러져 있었던 건데요. 경찰에 신고할 틈도 없이 아이를 들쳐 업고 응급실로 향했지만 이미 아이는 숨진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부부에게 아들이 한 명 더 있었다는 점이었죠. 경찰은 수사를 진행하던 중 둘째 아들을 죽인 용의자로 이들 부부의 첫째 아들을 지목했습니다. 용의자로 지목된 첫째 아들의 나이는 겨우 14살 중학교 3학년이었죠. 평상시 가족 간에 아무런 불화도 없었다고 하는데, 14살 형은 11살 동생을 왜 그토록 잔인하게 살해했던 걸까요? 오늘 사건 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엑스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임흥준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임흥준 변호사 (이하 임흥준) : 안녕하십니까? 로엘 법무법인의 임흥준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변호사님 초등학교 중학교 다니던 시절 기억나십니까?

◆ 임흥준 : 거의 20년에서 25년 전이라 가물가물한데요. 변호사가 될 거라고는 상상 못한 철없는 말썽꾸러기였던 것 같아요.

◇ 이원화 : 오늘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나이가 14살 중학생, 11살 초등학생인데 정말 끔찍한 살인 사건의 주인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어린 나이잖아요?

◆ 임흥준 : 그렇죠. 말씀드렸다시피 14살이면 사춘기가 올까 말까 하는 철없는 말썽꾸러기 정도일 거고요. 11살이면 사실 그냥 아기죠.

◇ 이원화 : 그렇죠. 이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

◆ 임흥준 : 때는 2001년 3월이고요. 야식집을 운영하던 양 씨 부부가 운영을 마치고 아침이 되어서야 광주광역시 동구 계림동의 한 아파트로 귀가를 합니다. 그런데 안방 침대에 피를 잔뜩 흘린 채 처참하게 쓰러져 있는 둘째 아들을 발견하고 양 씨 부부는 너무 놀라 아들을 안고 병원으로 향합니다. 그렇지만 아들은 이미 숨진 상태였습니다.

◇ 이원화 :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는데 아이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했다. 그리고 그 광경을 부모의 눈으로 목격한다는 거, 이거 정신적 충격이 정말 상당했을 것 같거든요. 상상하고 싶지도 않은 일입니다.

◆ 임흥준 : 아마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충격을 받으셨을 겁니다. 또 양 씨 부부에게는 큰아들이 한 명 더 있었는데 당시 큰아들도 행방이 묘연하여 너무나도 애타는 마음이었을 겁니다. 당시 경찰도 누군가 집에 침입하여 둘째를 죽이고 첫째를 유괴하여 갔다고 보고 초기 수사를 진행합니다. 그런데 수사를 하던 중 방향이 완전히 틀어지게 됩니다. 바로 첫째 아들이 용의자로 지목되게 되면서부터입니다.

◇ 이원화 : 11살 아이를 살해한 용의자로 14살 그것도 친형을 지목한다는 건 정말 확실한 증거가 있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어떤 것들이 나왔던 겁니까?

◆ 임흥준 : 그렇죠. 아마 경찰들도 믿기 힘들었을 겁니다. 근데 일단 여러 가지 간접 증거들이 발견됩니다. 첫 번째 둘째의 사망 추정 시각쯤 첫째가 가방을 맨 채 혼자 외출하는 모습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에 찍혔습니다. 두 번째 첫째가 좀비라는 명칭으로 미니 홈페이지를 개설해서 운영 중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는데, 첫째는 자신의 홈페이지 자기소개란에 군대 갔다 와서 살인을 마음껏 즐기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좋아하는 것은 파충류, 사육, 쾌락이고 싫어하는 것은 정의, 법, 인간들이라고 적어두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찰들이 첫째가 다니던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만났는데, 친구들에게서 첫째가 동생을 도끼로 참혹하게 살해했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 이원화 : 누군가 이 아이의 글을 읽었더라면 특히 부모님이 알았더라면 사태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안타까움이 드는 것 같습니다.

◆ 임흥준 : 특히 사건이 발생하기 이틀 전에는 가족과 정이 들면 안 된다. 살인이라는 것을 꼭 해보고 싶다. 평범함을 벗어나고 싶다. 할인점에서 도끼를 구입해 날을 갈아 침대 밑에 숨겼다. 라는 글을 읽기 형식으로 홈페이지에 올려두었고요. 사건 전날에는 살인 계획의 결행을 알리는 듯한 내용의 이메일을 자신의 친구들에게 발송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첫째는 학교에서도 신상 기록의 장래 희망란에 살인 청부업자라고 적는 기이한 행동을 해 담임 선생님이 부모에게 정신과 치료를 제안한 적도 있습니다.

◇ 이원화 : 14살에 자신의 친동생을 죽인 용의자가 된 A군. A군은 범행 후 어디에 있었습니까? 바로 잡혔나요?

◆ 임흥준 : 아닙니다. 일단 첫째는 전북 고창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길을 걷다가 지나가는 오토바이를 얻어 탑니다. 당시 첫째는 오토바이를 태워준 40대 아저씨가 잠시 길에서 소변을 보는 사이 뒤에서 도끼로 내리쳐 살해할 마음을 먹었으나 마침 다른 사람이 지나가는 바람에 실행에 옮기지 못하죠.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원화 : 그러네요.

◆ 임흥준 : 또 첫째는 고창에서 마땅한 살해 대상을 찾지 못하자 다시 버스를 타고 광주로 돌아와 길거리를 배회합니다. 그러다 PC방 앞에 한 남자가 등을 보이고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 도끼를 가방에서 꺼내 다가갑니다. 그런데 목표물까지 몇 발짝 남겨둔 상황에서 갑자기 큰 거울에 비친 도끼를 든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라 살인 행위를 멈추게 됩니다. 이후 경찰은 사건 발생 13시간 반 만에 광주의 한 유흥가 골목에서 길거리를 배회하던 첫째를 검거합니다. 물론 당연히 가방 안에는 범행에 사용한 도끼가 들어있었고요.

◇ 이원화 : 연쇄살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거네요.

◆ 임흥준 : 놀랍게도 첫째는 40명 내지 50명을 살해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연쇄 살인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높았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이 친구가 키도 작고 왜소하다고 하는데요. 공격을 하다 실패하면 자신이 다시 공격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매일 팔 운동도 하고 손도끼로 나뭇가지를 치는 연습도 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이후 수사를 진행하면서 프로파일러가 투입되는데 굉장히 경악할 만한 내용들이 나왔다 들었거든요.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던 겁니까?

◆ 임흥준 : 요즘 TV에 많이 나오시는 권일용 프로파일러 다들 잘 아실 텐데요. 당시 해당 사건에 프로파일러로 투입되셔서 첫째와 장시간 면담을 했다고 합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 님 이야기를 전하자면 첫째는 "저는 살인, 죽음, 그런 게 좋았다. 재밌다고 생각했다. 기분이 좋다는 느낌이 들고 흥미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하고요. 또 장래 희망을 얘기하듯이 한 명씩 죽이는 건 재미가 없을 것 같고 건물이 폭발하거나 해서 여러 사람이 죽는 모습을 너무 보고 싶다. 라고 말을 했다고도 합니다.

◇ 이원화 : 근데 왜 하필 동생이었답니까? 평상시에 자주 다툰다거나 그러지도 않았던 모양인데요.

◆ 임흥준 : 네. 뭐 다투거나 그런 사정은 전혀 없었고요. 하다못해 다퉜다고 해도 살해하는 것은 정말 비상식적이기도 하고요. 첫째는 그저 담담하게 제가 감정으로 사람을 죽인다면 좀 싫은 친구들을 죽였을 텐데 동생이 사람이니까 인간이라는 것이 얼마나 나약할까 싶어서 한번 해봤어요.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첫째는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동생한테 편하니 잘 가라고 말하기도 했다네요.

◇ 이원화 : 울거나 죄지은 기색 없이 덤덤하게 그렇게 말했다는 게 사이코패스는 아닌가? 이 부분도 고민되는 대목인데요.

◆ 임흥준 : 네. 프로파일러가 아닌 저희가 봐도 사이코패스로 보이죠. 근데 당시에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하지 못했었습니다. 바로 미성년자였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이런 의견도 있었습니다. 당시 첫째가 게임에 지나치게 심취해 가상과 현실의 구별이 모호해서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다고요. 근데 프로파일러들은 이런 게임 의존증도 문제지만 환경적 요인 또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 부모님들이 하루는 퇴근을 했는데 첫째가 온몸에 미라처럼 휴지를 두르고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을 봤다고 해요. 근데 부모는 무심하게 우리 아들이 의사가 되려나 보다라고 말하고 들어가서 주무셨다고 합니다. 이제 와서 이 부분을 탓하려고 말씀드린 것도 아니고 부모님의 행동이 어떤 고의적인 방임에 해당한다고도 보여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런 아이들의 행동은 부모 옆에 있고 싶다는 즉, 나를 좀 봐달라라고 하는 그런 생존 본능으로 봤었어야 한다는 것이죠.

◇ 이원화 : 정말 안타까운 건 이 두 형제의 부모님이 아이를 귀찮아했다거나 내버려두려고 했다기보다는 결국 이 아들들을 먹여살리기 위해서 일에 더 몰두했을 거다 이런 생각이 든다는 점이거든요.

◆ 임흥준 :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부모님은 야식집을 운영하셨고요. 생업에 몰두하셨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힘드셔서 조금 무성이 했을지언정 아이들을 귀찮아하거나 내버려 두셨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고요. 어쨌든 첫째는 재판에 넘겨졌고요. 19세 미만이었기 때문에 소년법의 적용을 받게 됩니다.

◇ 이원화 : 이 소년법 소년법정 이런 경우는 비공개 재판으로 진행되죠.

◆ 임흥준 : 네. 소년법 제24조 제2항에 따라 비공개로 심리가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첫째가 받은 재판의 상세한 과정 및 결과에 대하여 정확히 알 수 없는데 결국 부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탄원하여 단기 4년형을 받았다는 내용이 전해지긴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릴 부분이 소년법의 적용을 받으면 형사처벌을 받는 것이 아니라 소년법 제32조 제1항 각호상의 보호 처분을 받기 때문에 전과도 남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첫째는 전과 기록도 없는 상태로 사회생활을 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요. 듣기로는 성년이 된 첫째가 영업사원이 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어쨌든 아무리 어리지만 이러한 강력범죄를 저지르고도 경한 처분만을 받은 채 다시 사회로 돌아오니 논란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변호사님은 강력범죄를 저지른 촉법 소년에 대해 개인적으로 혹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임흥준 : 상당히 예민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도 어릴 때 실수 많이 했거든요. 근데 아마 용서와 화해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 있지 못했겠죠. 그렇다고 제가 강력 범죄를 저질렀다는 뜻은 아닙니다.

◇ 이원화 : 물론 그러셨겠죠.

◆ 임흥준 : 물론 강력범죄를 저지른 촉법 소년에 대해 적당히 넘어가선 안 되죠. 촉법 소년이라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면 싹수가 보일 때 자르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저희 세대가 어떤 소년을 엄히 처벌할지 말지 그 기준에 대한 정립을 확실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억울함이 생기지 않도록 기준을 잘 세우는 것 그게 중요한 문제인 것 같네요.

◇ 이원화 : 사건 X파일 오늘은 자신의 친동생을 도끼로 무참히 살해한 아주 끔찍한 살인 사건 짚어봤습니다. 살인 청부업자가 장래 희망이고 살인이 재밌다고 생각한다던 14살의 아이는 이제 37살이라는 나이로 어딘가에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을 겁니다. 과연 어떤 모습으로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당시 자신의 행동을 참외하고 진심으로 반성했을까요?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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