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환경서도 정확하게… 고양이 눈 닮은 카메라 개발

GIST, 고양이 눈 모사한 '인공시각 시스템' 개발
수직동공과 휘판 구조 모사...어두운 곳서도 인식

광주과학기술원은 고양이 눈 구조를 모사해 기존 카메라의 조리개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해 다양한 조명 환경에서 물체와 배경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생체 모방 카메라를 개발했다.

고양이 눈을 모사해 개발한 인공 시각 시스템 개념도로, 밝거나 어두운 다양한 조명 환경에서 객체와 주변 환경을 감지하고 인식하는 성능이 뛰어나다. GIST 제공

고양이 눈을 모사해 다양한 조명 환경에서 객체와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생체모방 고감도 카메라가 개발됐다. 밝고 어두운 환경에서 물체와 배경을 감지하고 인식하는 성능이 뛰어나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감시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송영민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팀이 김대형 서울대 교수팀과 함께 고양이 눈의 구조를 그대로 모방한 구형 형태의 카메라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자연계의 동물은 장기간의 진화를 통해 복잡한 환경에 최적화된 독특한 시각 시스템을 발달시켜 왔다. 특히 고양이과 동물의 눈은 수직으로 길쭉한 동공과 휘판이라는 특징적 구조로 인해 다양한 조명 조건에서 위장 해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위장 해제는 객체를 주변 환경과 분리해 식별하는 것을 뜻한다. 고양이 눈의 수직 동공은 고해상도 초점을 가능케 하고, 휘판은 어두운 환경에서도 시각적 감도를 향상시킨다.

기존 카메라 시스템은 광량이 많은 경우 배경과 객체 모두에 초점을 맞추지만, 다양한 조명 환경에서 객체와 배경을 분리하는 데 한계가 있어 이미지 센서의 감도 조절이나 복잡한 AI 연산 등 후처리를 통해 이를 보완한다. 연구팀은 수직 가변 조리개를 이용해 강한 빛을 효과적으로 차단함으로써 포토다이오드의 과노출을 방지하고, 어두운 환경에서는 충분한 빛을 받아들이는 원형 동공과 은(銀) 휘판을 통해 빛 흡수 효율을 52% 향상시킨 카메라를 개발했다. 이 카메라는 광학 시뮬레이션과 실험을 통해 다양한 조명 환경에서 배경과 대상 물체를 더욱 효과적으로 구분했다. 연구팀의 수직 동공 시스템은 특정한 거리만큼 떨어져 있는 물체를 선명하게 포착하는 동시에 떨어져 있는 거리가 다른 배경을 효과적으로 흐리게 처리했다.

송영민 GIST 교수는 "고양이의 수직 동공과 휘판 구조를 모사해 고감도 인공시각 시스템을 개발하고, 하나의 카메라만으로 복잡한 배경 속에서 특정 객체를 효과적으로 식별·분리하는 '단안 위장 해제' 능력을 성공적으로 입증한 연구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지난 18일)' 온라인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