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졸 검정 첫 도전에 울산 최고령 합격…"늦었다고 생각 마세요"

장지현 2024. 9. 2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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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시에 처음 도전한 70대 어르신이 지자체 평생교육 프로그램 도움으로 두 달 만에 합격의 기쁨을 맛봤다.

23일 울산 북구에 따르면 '찾아가는 한글 교실' 수강생 윤매임(76)·주복순(70)씨가 지난 8월 치러진 2024년 울산교육청 제2회 초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이들이 검정고시에 도전한 것은 오랜 기간 다니던 한글 교실 선생님의 제안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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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 '찾아가는 한글 교실' 70대 윤매임ㆍ주복순 씨 초등 졸업장 받아
초졸 검정고시 합격한 한글교실 수강생들. 왼쪽부터 주복순(70), 윤매임(76)씨. [울산 북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검정고시에 처음 도전한 70대 어르신이 지자체 평생교육 프로그램 도움으로 두 달 만에 합격의 기쁨을 맛봤다.

23일 울산 북구에 따르면 '찾아가는 한글 교실' 수강생 윤매임(76)·주복순(70)씨가 지난 8월 치러진 2024년 울산교육청 제2회 초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특히 윤씨는 올해 울산 최고령 합격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검정고시에 도전한 것은 오랜 기간 다니던 한글 교실 선생님의 제안 덕분이었다.

5년째 염포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한글을 배우던 이들에게 교사 박명숙 씨가 "검정고시를 쳐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면서였다.

이에 시험 전 두 달간 박 교사와 윤씨, 주씨는 하루 4시간씩 공부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매주 2차례 오후 1시부터 2시간의 한글 교실을 마치고, 또 2시간 넘게 검정고시 공부를 하고 저녁 5시가 넘어서야 녹초가 된 몸으로 집에 돌아갈 수 있었다.

이 기간 박 교사는 이들의 '무료 과외교사'가 됐다.

기출문제를 뽑고, 몇 번이나 반복 학습을 시키느라 입술이 부르트기까지 했지만, 박 교사는 응시원서 제출과 시험 날까지 이들과 동행하며 용기를 줬다.

초졸 검정고시 합격한 한글교실 수강생들 [울산 북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러한 노력과 박 교사의 도움으로 올해 울산 최고령 합격자가 된 윤씨는 "조금 전에 알려준 것도 잊어버리는 나이에 이렇게 검정고시까지 합격할 줄은 몰랐다"며 "선생님이 가르쳐 준 게 시험에 나오니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고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공부를 못한 한이 있었다'고 자신을 소개한 주씨는 "합격 소식을 들은 날 눈물이 났다"며 "이렇게 뒤늦게라도 한글 교실의 도움을 얻어 졸업장을 받게 돼 정말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주씨는 공부를 더 해 중등 검정고시에도 도전, 졸업장을 꼭 받고 싶다고도 했다.

이들을 가르친 박 교사는 "이번 사례가 다른 한글 교실 참여자들에게 도전 의식을 일깨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일에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북구는 2011년부터 13년째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을 위해 동별로 문해교사를 파견해 한글 교육을 하는 평생학습 프로그램 '찾아가는 한글 교실'을 하고 있다.

현재 북구 찾아가는 한글 교실에서 총 100명가량의 수강생이 한글을 배우고 있다.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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