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돌풍, 다른 요리 서바이벌과 달랐던 것[스경연예연구소]
대한민국의 요리에 다시 한번 세계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요리라기보다는 정확히 말해 ‘요리 서바이벌’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요리 정치 서바이벌’이다.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오리지널 예능 ‘요리계급전쟁:흑백요리사’(이하 흑백요리사)가 인상적인 초반부 흥행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지난 17일 공개된 이 프로그램은 추석 연휴 구독자들 사이에서 화제성을 끌어모으더니 차트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흑백요리사’는 OTT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의 집계에서 지난 22일 글로벌 TOP10 순위에 진입해 9위에 올랐다. 거의 대부분이 드라마인 TOP10 순위에서 예능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 순위는 공개 이후 계속 1위다. 그리고 비슷한 음식문화를 가진 아시아 지역 싱가포르와 홍콩에서도 1위에 올랐다. 필리핀,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등에서도 상위권이었으며, 넷플릭스 최대 시장 미국에서는 8위에 올랐다.
지난 17일 4회까지가 공개된 ‘흑백요리사’는 요리 경연 프로그램의 껍질을 갖고 있다. ‘싱어게인’ ‘효리네 민박’ 등을 연출한 김학민PD 등 제작진이 100명의 요리사를 불러 경연을 벌인다. 이중 20명은 각종 대회나 ‘미슐랭 스타’ 등으로 스스로를 증명하고 유명세도 있는 ‘백수저’ 요리사, 80명은 입상경력은 없지만, 동네에서 기반을 굳힌 재야의 ‘흑수저’ 요리사다.
4회까지 ‘흑백요리사’는 이 80명의 흑수저 요리사 중 20명을 추려 백수저 요리사와 1대1 대결을 벌이는 장면을 내보냈다. 24일 공개되는 7회까지는 흑수저, 백수저의 팀전도 벌어진다. 단순히 100명이 참가해 한 명을 찾는 일반적인 경연이었다면 이 프로그램의 반응이 이 정도로 뜨겁지는 않았을 거란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제작진은 100명의 출연자 계급을 나눴다. 이른바 ‘갈라치기’의 방법인데 백수저 요리사들은 초반 소개에 있어서도 나중에 등장하고 스튜디오 2층을 빌려 ‘초월자’의 이미지를 부여한다. 이들에게는 흰색 요리복이 주어져, 검은색 요리복의 흑수저 요리사들의 투지를 자극한다.
제작진은 80명 중 우선 흑수저 20명을 추린다. 40명 동시 조리가 가능한 1000평의 요리 공간, 1000벌이 넘는 조리기구의 스펙터클은 차치할 수 있을 정도로 이 프로그램을 지배하는 것은 권력이 낳는 ‘정치’의 단면이다.
인간사회가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투쟁의 중심에 섰던 계급이 들어오고, 이 계급을 지키거나 넘어서려는 노력이 이어진다. 그리고 나중의 팀전에서는 팀 내 갈등을 조화하고 역할을 분배하는 정치 행위도 필요하다.
제작진은 심사위원 역시 ‘외식의 왕’ 요리연구가 백종원과 대한민국 유일의 ‘미슐랭 3스타 셰프’ 안성재를 섭외해 카리스마를 부여했다. 심지어 이들 역시도 홀수가 아니라 의견이 갈리면 토론으로 우열을 가린다. 치열한 토론과 논박, 역시 정치 행위가 주는 일종의 재미다.
‘흑백요리사’는 단순한 요리 경연으로 흐를 수 있는 프로그램에 권력관계를 씌우고, 정치적인 행위의 재미를 가미하며 색다른 서바이벌로 재탄생시켰다. 심사위원들이 오로지 ‘맛’에 심사의 방점을 두고자 안대를 하는 모습도 이색적이다. 결국 투표로 인한 민주주의가 아닌 맛에 의한 심미주의에 방점을 두는 정치 행위. ‘흑백요리사’의 초반 차별성은 여기서 생겨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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