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씨엠생명과학, 경영권 분쟁 격화…"소액주주 8%가 핵심"
에스씨엠생명과학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최대주주 측은 오는 10월 4일로 예정한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겠단 목표다. 최대주주 측은 신규 이사 선임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강조하고 있다. 현 경영진은 이 분쟁이 최대주주의 경영권 매각 시도로 시작됐다며 주주들에게 줄기세포 원천기술 연구에 매진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현 경영진은 법원의 임시 주총 소집 허가 결정에 대해 특별항고를 신청했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오는 10월 임시 주총이 예정대로 열릴 경우 결국 주주들의 판단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총에서 이사선임 안건은 보통결의 사항으로, 큰 틀에서 총 발행주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을 얻으면 통과한다. 최대주주인 송기령 기타비상무이사의 지분율은 17%. 산술적으로 소액주주들로부터 8% 이상 지지를 확보한다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는 구조다.
23일 에스씨엠생명과학과 최대주주 측에 따르면 오는 10월 4일 임시 주총을 앞두고 주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의견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에스씨엠생명과학 지분 분포를 보면 5% 이상 주주는 최대주주뿐이고 소액주주 1만9583명이 전체의 76.72%를 보유했다. 결국 소액주주들이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판가름 날 수밖에 없다.
최대주주인 송 이사 측은 경영권을 확보한 뒤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경영정상화에 나서겠단 입장이다. 송 이사 측은 앞서 공개한 의견서를 통해 "주총 소집 청구는 주주권의 가장 기본"이라며 "이젠 선언적 계획이 아닌 경영 성과를 내야 할 급박한 시기"라고 전했다.
또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는 △관리종목 리스크 해결을 위한 자기기자본 확충 △바이오 기술의 국내외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적극적 추진 △내부투명성 제고를 위한 이사회 내부통제시스템의 개선 △내부 임직원의 신상필벌시스템 마련 △주주친화정책 중점 실행 등을 추진할 것"이라며 "전문적 업무 역량을 지닌 이사들이 중심이 돼 시급한 회사의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송 이사 측은 특히 "본인은 이사회를 무시하거나 조정해 주주들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채, 불법적으로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 사실이 없다"며 "지금의 분쟁 상황은 '사내이사들'이 주총 소집을 반대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회사가 보유한 원천기술은 분명 뛰어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사내이사들'은 우리의 잠재력을 이끌어갈 능력과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저를 비롯한 이사 후보자 모두는 우리의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기업의 계속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충분한 기회와 시간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최대주주 측 관계자에 따르면 송 이사는 앞으로 에스씨엠생명과학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전략적투자자(SI)를 찾아 관리종목 리스크를 해소하고 각 분야 전문가를 중심으로 경영정상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 경영진은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줄기세포 원천기술을 활용한 신약 파이프라인 연구와 매출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화장품 신규 사업 추진 등에 집중해왔을 뿐 경영권에 대한 욕심이 없단 입장이다. 앞서 공개한 의견표명서에서 "이번 일(경영권 분쟁)의 시작은 권유자(최대주주)의 경영권 매각"이라며 최대주주의 경영권 매각 시도와 관련한 증빙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 경영진은 그간 주요 사업 성과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의견서를 통해 "현 경영진은 2023년 3분기부터 우리 원천기술로 분리한 중간엽 줄기세포 판매 사업모델을 계획하고 진행했다"며 "신속한 수익 창출을 위해 우리 세포 제조기술의 '규제 충족 여부'와 공동으로 대량 판매할 권위 있는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와의 연계'가 핵심사항인데, 현 경영진은 미국 대형 바이오 클러스터와 (올해) 5월 미팅을 완료했고 이어 이달 25일 추가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 경영진은 주주들이 투자한 목적인 줄기세포 분리 원천기술의 사업화를 실현하려는 에스씨엠생명과학이라는 귀한 그릇을 흠집 없고 깨끗하게 지켜내려고 일했다"고 전했다.
오형남 에스씨엠생명과학 대표 직무대행(전무)은 "최대주주가 개인지분과 함께 경영권까지 매각하려면 이사회 동의가 필요한데, 동의를 구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매각을 시도한 것이 지금 상황의 배경"이라며 "현 경영진과 임직원은 주주들의 판단을 지켜보는 한편 미국 대형 바이오 클러스터와 추가 미팅을 통해 가능성이 입증된 세포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화장품 등 신규 사업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최준석 야구장비 팔아 치킨 구매…어효인 "재수 없게" 폭발한 사연 - 머니투데이
- 출산하다 식물인간→정신연령 7살 된 아내…남편 "시설 못 보내"
- "굿바이 월드" 여가수 의미심장 글→삭제…"신고 좀" 누리꾼 걱정 - 머니투데이
- '100억 매출' 탈북민 CEO "남편만 3명, 중국서 인신매매도 겪어" - 머니투데이
- 송해나, 데프콘 열애설에 "ㅋㅋㅋㅋㅋㅋㅋ 가족끼리 왜 이래" - 머니투데이
- 채림 "이제 못 참겠는데"…전 남편 가오쯔치 관련 허위 글에 '분노' - 머니투데이
- 해외서 잘 나가더니 몸값 두배 찌웠다…식품사 밸류업 성적 결과는 - 머니투데이
- 美, 1년여만에 韓 '환율 관찰대상국' 재지정…"경상수지 흑자 급증" - 머니투데이
- "트럼프 인수위,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계획"…머스크도 환영? - 머니투데이
- 한번 오면 수천만원씩 썼는데…"중국인 지갑 닫아" 면세점 치명타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