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겨울론’은 허언인가…삼성·하이닉스 풍향계 마이크론 실적 전망치 ‘점프’

황민규 기자 2024. 9. 2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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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빈인베스트먼트 “올해 D램 가격 97.5% 상승”
마이크론 실적 전망치도 상향조정
“HBM 공급과잉론은 기우…수요 견조해”
인도 서북부 구자라트 새난드에 마이크론의 반도체 패키징 공장 조감도. /마이크론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메모리 업황 비관론을 담은 보고서를 내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향후 실적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헤지펀드와 국내외 증권사들은 마이크론의 회계연도 4분기(6~9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실적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하는 추세다.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겨울’을 경고한 것과는 달리 메모리 시장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마이크론을 비롯해 삼성, SK하이닉스 역시 시장의 우호적인 흐름을 타고 올해 내내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23일 미국 투자 전문매체인 시킹알파(Seeking Alpha)에 따르면 현지 헤지펀드 카빈 인베스트먼트(Khaveen Investments)는 마이크론이 지난 분기에 강력한 매출 성장을 바탕으로 33%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세가 2024년 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D램, 낸드 수요가 공급을 따라오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 모건스탠리의 경고와는 다른 시각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최대 매출처인 D램의 경우 97.5%, 낸드플래시는 18% 수준으로 가격이 뛸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는 마이크론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D램은 올해 3분기 D램의 경우 3분기 AS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1% 높아졌다. 이는 이전 분기의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오랜 침체를 겪었던 D램 시장의 가격 회복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1년 내내 이어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D램 3강의 적극적인 감산으로 수급 균형이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됐고, 이 흐름이 완전하게 자리잡았다는 얘기다.

지난해에는 ‘만들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생산원가 수준으로 떨어졌던 낸드 역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킹알파는 3분기 낸드의 평균판매가격(ASP) 성장률이 전년 동기와 비교 102.5%라는 증가율을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기업용 SSD를 중심으로 낸드 시장이 AI 투자 열풍에 완전히 흐름을 타기 시작하면서 모바일, PC 등 다른 수요처에서도 점점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수준이 낮아졌고, 삼성, SK하이닉스도 가격 재협상을 통해 올해 내내 판매 가격을 꾸준히 인상해온 효과다.

마이크론의 실적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인식돼 왔다. 카빈인베스트먼트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전망치를 수정한 가장 큰 계기로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수준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내년 마이크론 매출 역시 수정된 시장 수요 전망치에 따라 21% 성장하며 기존 전망치인 13%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관측했다.

앞서 모건스탠리가 밝힌 HBM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 역시 과장됐다는 반론이 꾸준히 제기되는 중이다. 앞서 일본 노무라증권 등은 지난 20일 보고서에서 “내년 HBM 공급 과잉을 우려하기엔 이르다”며 “HBM 공급과잉 우려는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내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 3사의 수요 대비 HBM 공급능력을 112%로 전망하면서 “일부 과잉 생산이 있더라도 재고를 통해 조정하거나 흡수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국내 증권사들도 모건스탠리의 반도체 겨울론에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내년 D램 내 HBM은 수량 기준 7%, 매출 기준 27%를 차지하며 모바일, 서버에 이어 D램 내 주력 응용 분야가 될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일반 D램에 비해 공급 증가가 제한적이고, 가격 안정성이 높은 HBM 비중이 커질수록 D램 매출 변동성은 줄어들 것”이라며 “견조한 HBM 수요와 부족한 공급 상황을 고려할 때, D램 다운턴 진입을 말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채민숙 연구원은 “HBM을 제외한 일반 D램 수요는 아직 과거 추세를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공급사들은 이를 고려해 아직 소극적인 공급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과 올해 대부분의 생산능력이 HBM 위주로 늘어났기 때문에 일반 D램 생산능력은 실질적으로 감소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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