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 명예의 전당 꿈 이룬 리디아 고 시즌 3승 달성 “다음 목표는 그랜드슬램, 못할 이유 없어”

김경호 기자 2024. 9. 2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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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가 23일 미국 오하이오주 메인빌의 TPC 리버스 벤드에서 열린 LPGA 투어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2타차 역전 우승으로 시즌 3승을 달성한 뒤 트로피를 들고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메인빌 AP 연합뉴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언제나 내 목표의 하나였다. 난 이미 이 동화의 일부가 된 것 같은데, 못할 이유가 있을까.”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로 또 한 번의 초절정기를 보내고 있는 여자골프 세계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새 목표로 겨냥했다.

리디아 고는 23일 미국 오하이오주 메인빌의 TPC 리버스 벤드(파72·670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7개로 9언더파 63타를 몰아쳐 2타차 선두로 출발한 지노 티띠꾼(태국)을 5타 차로 따돌리고 역전우승을 거뒀다. 10번홀까지 4타를 줄이고 공동선두(중간합계 18언더파)로 올라선 리디아 고는 11번홀(파5)에서 투온에 성공한 뒤 약 3m 짜리 이글 퍼트를 넣고 2타차 단독선두로 나섰고, 이후 간격을 더 벌리며 압승을 거뒀다.

리디아 고가 이미 수차례 말했던 ‘동화같은 이야기’가 이번에도 연출됐다. 2022년 LPGA 투어 3승 이후 지난해 1승도 거두지 못하고 고전했던 리디아 고는 올초 힐튼 그랜드 베이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1월) 우승으로 부활 신호를 쏘았고 한동안 침묵하다가 지난 7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며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염원했던 꿈을 이루자 리디아 고의 위력은 봇물 터진듯 더욱 거세게 몰아쳤다. 올림픽 2주뒤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AIG 여자오픈에서 메이저대회 통산 3승을 거뒀고, 이후 3주 휴식뒤 나선 이번 대회에서 다시 우승컵을 들었다. 아마추어 시절이던 2012년 LPGA 투어 CN 캐네디언 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거둔 이후 LPGA 통산 22승째다.

우승상금 30만 달러를 거머쥔 리디아 고는 “현실이 아닌 것 같다. 유럽에서 환상적인 3주를 보낸 뒤 3주를 쉬고 나서 첫 대회에서 이렇게 우승할 줄 몰랐다”고 기뻐하며 “여러번 말했듯이 동화 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이제는 다음 목표로 커리어 그랜드슬램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새 목표를 밝혔다. 에비앙 챔피언십(2015), ANA 인스퍼레이션(2016)에 이어 올해 AIG 여자오픈을 우승한 리디아 고는 여자골프 5개 메이저대회 중 US오픈이나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제패하면 LPGA투어가 인정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이미 올림픽 금메달을 갖고 있기에 박인비와 같은 ‘골든 그랜드슬램’이다.

유해란은 이날 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 3개로 5언더파 67타를 치고 합계 17언더파 261타를 기록, 3위로 마쳤다. 올해 20번째 대회에서 거둔 10번째 톱10이자, 5번째 톱5 진입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반에 타수를 줄이지 못하다가 후반에 5연속 버디 등으로 5타를 줄인 유해란은 “출발이 아주 안 좋았지만 6번홀 이글이 전환점이 됐고, 후반에 강하게 끝낼 수 있었다”며 “다음주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디펜딩 챔피언으로 대회를 치르는데 요즘 샷감이 좋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LPGA 2년차 장효준이 세계 1위 넬리 코르다(미국)과 공동 5위(14언더파 274타)에 올라 올시즌 첫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신인 임진희는 김아림, 노예림 등과 공동 9위(12언더파 276타)에 올랐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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