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이란혁명수비대, 호출기·무전기 폭발 이후 통신 장치 중단 명령”
이란 최정예부대로 꼽히는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 동시 폭발 이호 대원들에게 모든 유형의 통신 장치 사용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이란 고위 관계자 2명을 인용해, 혁명수비대가 지난주 레바논의 동맹 헤즈볼라의 호출기와 무전기가 폭발한 이후 이러한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혁명수비대는 통신 장비뿐만 아니라 모든 기기를 검사하기 위해 대규모 활동을 벌이고 있다. 기기 대부분은 국산이거나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수입됐다”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들은 약 19만 명으로 구성된 혁명수비대가 어떻게 통신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지금은 암호화된 메시지 시스템을 쓴다”고만 했다. 이란군은 호출기 사용을 20여 년 전에 중단했다고 전해졌다.
이번 보안 조치는 이전에 비해 높아진 수준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호출기·무전기 폭발 사태 이후 조치가 강화됐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란은 헤즈볼라에게 검사를 요청했고, 이를 위해 폭발된 기기 여러 대가 테헤란으로 전달됐다고 알려졌다.
이란은 또한 내부 스파이 단속에도 나섰다고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이란은 이스라엘로부터 돈을 받는 이란인을 비롯해 이스라엘 요원의 침투를 우려하고 있다. 혁명수비대의 중간 및 고위 간부를 대상으로 철저한 조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는 이란 국내외 은행 계좌, 여행 기록, 가족의 여행 기록 등이 포함됐다.
이란 외무부, 국방부, 내무부는 이러한 로이터 보도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지난 17일 레바논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주로 사용하던 호출기 수천 대가 거의 동시에 폭발했다. 이튿날에는 무전기 수백 대가 폭발했다. 이로 인해 39명이 사망하고 3000명 이상이 다쳤다. 사상자 중에는 아동도 있다.
헤즈볼라와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을 이 공격의 주체로 지목했다. 이스라엘은 개입을 부인하지도 확인하지도 않았다.
이후 헤즈볼라의 동맹인 이란이 소위 ‘저항의 축’을 총동원해 이스라엘을 응징할지에 관심이 쏠린 상태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반대로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 시도를 저지하는 작전을 벌이며 대립해왔다.
이란 최정예 군 조직으로 꼽히는 혁명수비대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친위대로 자체 지상군, 해군, 공군을 보유한다. 또한 레바논의 헤즈볼라, 가자지구의 하마스,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의 민병대 등에 자금, 무기, 훈련, 기술 등을 제공하며 중동에서 ‘반이스라엘’ 무장 세력을 이끌고 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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