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한명이 41개 기존보험 갈아타게 만들어…부당승환 유의해야

최근 2년간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3000건 이상의 부당 보험 갈아타기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설계사는 기존 보험을 해약할 때 부작용을 고지하지도 않고 41건의 기존 계약을 해약시킨 것으로도 파악됐다.

23일 금융감독원은 5개 GA에 대한 부당승환(부당 보험 갈아타기) 관련 검사를 실시한 결과 작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351명의 설계사가 2687건의 신계약을 모집하면서 3502건의 기존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킨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 부당승환을 한 설계사는 소멸된 기존계약의 부작용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기존계약을 소멸시켰다. 설계사 한명이 41건의 기존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킨 사례도 있었다.

부당 승환은 설계사가 판매수수료를 많이 받기 위해 이미 가입된 보험을 끊고 유사 보험으로 갈아타기를 부당 권유하는 관행이다. 최근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이 심화하면서, 일부 GA가 과도한 정착지원금을 지급하며 부당 승환 계약이 늘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2년~2023년 대형 GA 39개사가 경력 설계사 1만4901명에게 1인당 1738만원의 정착지원금을 지급했다.

소비자는 기존 보험계약을 해약하면 납입 보험료보다 적은 해약환급금을 받을 위험이 있다. 신계약이 보험료가 오히려 높아져 금전적 손실도 커질 수 있다.

금감원은 “지적사항에 대해 제재절차를 진행 중이며 과태료·업무정지 등을 부과할 예정”이라면서 “영업질서 훼손 및 소비자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엄격히 제재하고 특히 올해 이후 실시한 검사의 경우 기관제재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설계사 스카우트 관련 상시 감시 및 검사를 지속해서 강화할 예정”이라며 “GA의 정착지원금 관련 내부통제 강화를 유도하고, 불건전 영업행위 근절을 위해 보험영업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