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드콜 ETF, 25일 상품명 바뀐다…'핀플루언서' 의존 우려도
"운용 전략 변함 없어…공시 꼼꼼히 살펴야"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제2의 월급'으로 불리는 월배당이 주목받으면서 인기를 끈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명이 25일부터 일괄 변경된다.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오해를 살 수 있는 문구를 넣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빠르게 급성장한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투자자들이 핀플루언서를 찾는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13일 커버드콜 ETF 상품명을 오는 25일부터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대상은 에이스(ACE) 미국빅테크7+15%프리미엄분배(합성), ACE 미국500 15% 프리미엄분배(합성), ACE 미국반도체 15%프리미엄분배(합성) 등 3개다. 이들 상품은 각 ACE 미국 빅테크7+데일리 타겟커버드콜, ACE 미국500데일리 타겟커버드콜, ACE 미국반도체데일리 타겟커버드콜로 바뀐다.
한투운용은 "수익구조, 목표분배수익률 및 투자위험 관련 투자자 오인 발생 가능성이 높은 종목명 우려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커버드콜 ETF 명칭 및 수익구조에 대한 소비자 경보(주의)발령' 우려를 참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방향으로 명칭 변경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커버드콜은 쉽게 말해 기초자산을 사들이는 동시에 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팔아 매월 혹은 매주 배당수익으로 분배하는 구조다. 매도해 얻은 옵션 프리미엄을 배당으로 분배하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할 때 옵션 매도 프리미엄 만큼 손실이 완충되지만 상승시에는 수익률이 일정 수준으로 제한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9일,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오전 관련 공지사항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투자자들에게 안내했다. 각 9개, 5개 커버드콜 ETF가 변경 대상이다. 25일 변경 효력 발생과 함께 펀드 공시도 이뤄질 예정이다.
미래에셋운용의 경우 타이거(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 다우존스가 TIGER 미국배당 다우존스 타겟커버드콜 1호로,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 다우존스는 TIGER 미국배당 다우존스 타겟커버드콜 2호로, TIGER 200커버드콜 ATM이 TIGER200커버드콜 등으로 바뀐다.
삼성운용 역시 코덱스(KODEX) 미국배당+10%프리미엄 다우존스가 KODEX 미국배당 다우존스 타겟커버드콜로, KODEX 미국AI테크 톱(TOP)10+15프리미엄이 KODEX 미국AI테크TOP10타겟커버드콜로 바뀌는 식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커버드콜 ETF 목표분배수익률, 수익구조 등 투자자 오인 발생 가능성을 고려, 상장명 명칭 변경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자 한다"며 "기존의 ETF 운용 전략과 타겟분배율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운용도 "투자전략 인지 제고를 위한 종목명 변경"이라고 말했다.
상품명에서 목표 분배율이지만 확정 분배율로 오해할 수 있는 '00% 프리미엄' 등 부분이 빠지고 '타겟커버드콜'로 통일되는 게 공통이다. 프리미엄은 커버드콜 전략 운용 과정에서 콜옵션을 팔아 받는 대가를 뜻하는 옵션 프리미엄을 뜻하는데, 언뜻 봤을 때 우수상품을 말하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는 게 금감원 지적이었다.
금감원은 지난달 말 공시기준을 강화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공유한 상태다. 운용사들은 홈페이지 공지, 매체 광고, 가이드북 등을 통해 상품들의 특장점을 알리고 투자자들이 비교 투자할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커버드콜 ETF 투자가 늘어나는데 투자자들이 상품을 제대로 알고 투자하는 게 맞냐는 의문은 업계 내부에서도 존재했다"며 "상품명에서 바로 알 수 있는 몇 % 등 정보들이 빠지다 보니 직관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지만 각 운용사들이 제작해서 배포하고 있는 가이드북, 영상 자료 등을 충분히 활용하면 투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각 커버드콜 ETF가 똑같이 10%를 추구한다고 해도 월간, 주간, 일간 옵션을 활용하는 경우, 외가격(OTM), 등가격(ATM)이라고 해서 전략의 차이가 또 있다"며 "투자할 때 펀드 공시에 있는 투자설명서를 확인하고 투자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여기서 말하는 외가격은 콜옵션 행사가격이 기초자산 가격보다 높은 것을 말하고, 등가격은 기초자산 가격과 비슷한 수준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품명 변경을 계기로 급성장하던 커버드콜 ETF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투자 매력을 부각할 수 있었던 포인트 없이 동일한 이름을 갖고 출시할 경우 상품의 특장점이 나타내기 어렵다"며 "당국에서 주의 깊게 보는 이상 공격적으로 상품을 선보이기가 쉽지 않아 (시장이) 위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전보다 투자 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소위 말하는 핀플루언서에 의존하는 상황이 생길 것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변경 이후) 예상 분배율 등 정보를 얻기 위해 (상당수) 투자자들이 유튜버나 인플루언서 콘텐츠를 활용하게 될텐데 오히려 투자 위험을 더 인지하지 못하거나 (상품) 구조를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운용사가 규제 때문에 못하는 걸 핀플루언서에게 광고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의지하는 상황이 생길까봐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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