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석포제련소 대표이사 구속기소…중처법 원청 첫사례

제련소장도 구속기소…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원·하청 임직원 8명과 원·하청 법인은 불구속 기소

[봉화=뉴시스] 석포제련소.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김정화 기자 = 봉화 석포제련소 비소 중독으로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검찰이 영풍 석포제련소 대표이사 등 임직원과 법인을 재판에 넘겼다.

대구지검 안동지청은 23일 영풍 석포제련소 박영민 대표이사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배상윤 제련소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안전관리이사, 안전관리팀장, 하청 대표이사, 차장 등 8명과 원청과 하청 법인도 재판에 넘겨졌다.

박 대표이사는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미이행해 지난해 12월9일 근로자 1명을 비소 중독으로 사망하게 하고 근로자 3명의 경우 비소 중독으로 인한 직업성 질병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 제련소장은 관리대상 유해물질 밀폐 설비 또는 국소배기장치 설치, 작업책임자 지정 등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미이행하고 비소 측정기 관리를 비롯한 통제계획 준수 등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해 비소가 유출돼 근로자들을 사상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속적으로 산업재해가 발생해 왔음에도 경영책임자인 박 대표이사가 종합적인 재발방지대책을 수립·이행하지 않아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구속기소했다. 원청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으로 구속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검찰은 박 대표이사에 대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제련소장으로 재직해 제련소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던 점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인 2022년 2월에도 아연정제 공정에서 근로자가 비소에 급성 중독된 사례를 보고받은 점 ▲2022년 하반기 외부 기관 위탁 점검시 동일한 문제점이 다수 지적됐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경영책임자로서 책임을 물어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직후 검찰은 노동청과 긴밀히 협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환경부와 합동 현장감식 ▲신속한 압수수색 진행 ▲수사 진행 상황 공유를 위한 수사기관간 수시 회의 진행 등을 통해 수사기관 협력체계를 구축해 사고 원인과 관련자들 책임을 신속히 규명했다.

안동지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검찰은 중대재해 사건에 대해 근로자의 생명과 신체의 보호라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취지가 충실히 실현될 수 있도록 증거와 법리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며 "기소된 피고인들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도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비소 중독으로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월에는 냉각탑 청소 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 1명이 사망했고 8월에는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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