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의사까지 나서 말렸다… 한국 야구 GOAT의 시계, 설마 이대로 멈춰서나

김태우 기자 2024. 9. 2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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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내내 어깨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추신수는 더 이상의 주사 치료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아쉬운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 ⓒSSG랜더스
▲ 2월부터 어깨 통증을 참고 시즌을 보내고 있는 추신수는 근본적으로 수술만이 해결책인 상황이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국 야구가 낳은 역사상 최고 야수인 추신수(42·SSG)는 당초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현역 은퇴를 생각했다. 숙원이었던 우승 반지는 2022년 통합 우승으로 해결했다. 나이도 있고, 그간 소홀했던 가족들도 눈에 밟혔다.

그러나 2023년 마지막 성적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고, ‘조금만 더 같이 하자’는 후배들의 간청도 무시하기 어려웠다. 팀 동료이자 동갑내기 리더였던 김강민이 한화로 이적한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김강민이 이적한 상황에서 자신까지 은퇴하면 팀 분위기가 너무 어수선할 것도 걱정됐다. 그래서 1년만 더 현역에서 뛰기로 했다. 이왕 할 것, 제대로 해보자고 했다. 최저 연봉만 받기로 하고, 최선임 선수들이 보통 고사하는 주장직까지 맡았다.

마지막 1년을 공언한 만큼 최대한 멋지게 현역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그 어느 해보다 충실하게 비시즌을 보내고 몸을 만들었다. 술까지 1년만 딱 끊기로 했다. 2월 플로리다 캠프 당시 코칭스태프가 “몸을 너무 잘 만들어왔다. 올해가 기대된다”고 입을 모을 정도였다. 추신수도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오른 어깨를 다치면서 모든 악몽이 시작됐다.

참고 뛰었지만 이후에도 귀루를 하다 손가락에 공을 맞는 부상이 겹치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일상생활이 안 되는 오른 어깨에 한숨을 내쉬곤 했다. 추신수는 지금도 오른 어깨를 스스로 들지 못한다. 오른손에 글러브를 끼는 추신수가 수비에 못 나가는 이유다. 왼 어깨를 쓰는 송구 훈련을 계속하며 상태가 호전되길 기다렸지만 아쉽게도 어깨 상태는 계속 안 좋아졌다.

방법은 딱 하나 수술이다. 그러나 수술을 받으면 올 시즌이 그대로 끝난다. 그래서 수술을 하지 않고 일단 주사 치료로 버텨보기로 했다. 한 번 주사를 맞으면 그래도 상태가 호전돼 얼마를 버티곤 했다. 그러다 피로도가 쌓이면 다시 쉬고, 또 주사를 맞았다. 그 일상의 반복이었다. 추신수의 올 시즌 성적이 잘할 때 확 좋다가, 좋지 않을 때는 확 좋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다. 전자는 올해 준비를 잘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후자는 주사 치료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제 주사 치료도 한계에 이르렀다. 추신수는 올해에만 세 차례 주사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시즌 중 슬라이딩을 하다 두 차례 오른 어깨를 잘못 짚어 이제는 주사 치료도 약발이 안 받는 상태에 이르렀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결장의 이유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은 추신수는 네 번째 주사 치료를 받기 위해 최근 의사와 상의했다. 하지만 이제는 의사조차도 더 이상의 주사 치료를 말렸다. 후유증이 너무 심하게 남는다는 이유였다.

의사는 한 시즌에 세 번까지의 주사 치료는 할 수 있지만, 단기간에 네 번의 주사 치료를 받으면 인대나 근처 조직이 영구적으로 괴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사 치료의 성분이 강해 녹아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시즌 후 받을 수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더 이상의 주사 치료는 할 수 없다고 했다. 현역은 올해로 끝나지만, 앞으로 남은 인생이 40년 이상이다. 그 40년을 함께 할 어깨를 불구로 만들 수는 없었다. 추신수도 주사 치료를 단념하고 재활로 어떻게든 버텨보려 노력하고 있다.

▲ 마지막까지 후배들을 격려하며 포스트시즌의 꿈을 놓지 않고 있는 추신수 ⓒSSG랜더스

추신수는 “몸 상태는 계속 비슷하다. 수술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최선을 다해서 한 경기라도, 한 타석이라도 모든 힘을 내려고 하는데 쉽지는 않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그냥 타석에 들어가서 치라면 칠 수는 있겠지만, 훈련 없이 경기에 나서는 스타일은 아니다. 게다가 팀에 민폐라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 오른 어깨가 뻗어주지를 못해 정상적인 타구를 날려 보내지 못한다. 추신수가 너무 잘 안다. 그래서 지금은 후배들을 응원하며 혹시 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시즌 내내 어깨 통증에 시달리는 와중에서도 타율 0.282, 출루율 0.375라는 부끄럽지는 않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이 기록이 한 타석이라도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시리즈 우승한 뒤 눈물 흘리면서 은퇴하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이기는 하다. 우선 경기가 남은 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추신수도, 주위도 모두 아쉬운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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