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서 정신 잃은 30대 관광객…경찰이 등반하다 구조

유영규 기자 2024. 9. 2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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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산 백록담

한라산 등반을 하다 건강 상태가 악화한 30대 관광객이 휴일에 산에 오른 경찰의 응급조치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오늘(23일) 제주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대정파출소 소속 마라도치안센터에서 근무하는 김주업 경위는 지난 13일 오전 11시 휴일을 맞아 한라산을 등반하던 중 백록담 정산 부근에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30대 여성 A 씨를 발견했습니다.

관광객인 A 씨는 홀로 한라산을 등반하다 폭염에 탈진해 30분 이상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계단에 앉아서 졸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 씨는 다른 등반객 신고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사이 심한 어지러움과 구토 증상에 이어 과호흡과 손발 저림, 극심한 추위를 느끼는 등 상태가 악화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김 경위는 즉시 가지고 있던 식염 포도당을 A 씨에게 먹게 하고, 손발을 주무르며 의식을 잃지 않도록 응급조치했습니다.

또 비상용 은박 담요를 덮어 주며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김 경위는 119구조대 요청으로 삼각봉 대피소 인근 헬기 착륙장까지 약 30분간 A 씨를 둘러업고 하산했습니다.

다행히 119구조대에 인계했을 때 이 여성은 체온이 조금 올라 안정을 되찾은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 씨는 건강을 되찾고 지난 17일 제주경찰청 홈페이지 '칭찬 한마디'에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A 씨는 "119구급대원은 당시 제게 '심정지 전 증상이었고, 정말 천운이었다'고 말해줬다"며 "살면서 여러 우여곡절이 많아 사람에 대한 회의감과 불신이 가득했던 저에게 다시 한번 삶의 기회를 주시고 경찰에 대한 믿음과 존경심을 갖게 해 줘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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