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흑성병·극한호우에 줄줄이 '낙과'…수확기 배농가 '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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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철인데, 일소(햇볕 데임)와 흑성병에 역대급 폭우까지 배 농사 다 망했네요."
나무에서 떨어진 배들이 봉지에 그대로 담긴 채 나뒹굴고 있고, 폭우 전에 찾아온 일소와 흑성병으로 썩은 배들이 널브러져 있다.
안 씨는 올해 개인적인 일정으로 추석 이후 대량 배 수확을 계획했으나 역대급 폭우가 휩쓴 생채기에 할 말을 잃은 듯 착잡한 표정이다.
폭우가 휩쓴 생채기는 순천 낙안면 배 농가 총 175㏊ 중 30㏊(30만㎡, 축구장 42개 면적)에 낙과 피해를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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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까지 불었으면 '아찔'…"재해보상 등 피해 복구에 최선"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수확철인데, 일소(햇볕 데임)와 흑성병에 역대급 폭우까지 배 농사 다 망했네요."
23일 오전 전남 순천시 낙안면의 배 농가. 지난 20~21일 이틀간 최대 393㎜의 물폭탄이 떨어진 배 과수원은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나무에서 떨어진 배들이 봉지에 그대로 담긴 채 나뒹굴고 있고, 폭우 전에 찾아온 일소와 흑성병으로 썩은 배들이 널브러져 있다.
낙안면에서 25년간 배 농사를 해온 안정현 씨(57)는 바닥에 떨어진 배를 바라보며 허탈해했다.
안 씨는 배 농사만 1만㏊를 짓는데 이 중 30% 이상이 낙과 피해를 입었다.
배는 보통 8~9월이 수확시기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수확량을 대폭 늘린다.
안 씨는 올해 개인적인 일정으로 추석 이후 대량 배 수확을 계획했으나 역대급 폭우가 휩쓴 생채기에 할 말을 잃은 듯 착잡한 표정이다.
배 나뭇가지 아래에 대나무나 쇠막대기를 괴어 단단히 고정하는 작업 등 제대로 대비조차 못했다.
그는 4월부터 지속돼 온 폭염에 따른 일소와 흑성병(검은별무늬병)으로 시름을 겪으면서 폭우까지 찾아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안 씨는 "일소와 흑성병으로 이미 바닥에 썩은 배들이 넘쳐난다"며 "생각보다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면서 예상치 못한 피해가 늘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30년 가까이 배농사를 지으면서 재해에는 속수무책"이라며 "낙과 등 재해보험에 가입하면 피해 보상은 받을 수 있어 피해 접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우가 휩쓴 생채기는 순천 낙안면 배 농가 총 175㏊ 중 30㏊(30만㎡, 축구장 42개 면적)에 낙과 피해를 입혔다.
주말 사이 다행히 강풍은 불지 않았지만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린 탓에 농가들은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배를 하나라도 건지기 위해 수확에 분주하다.
김만진 낙안배 영농조합법인 조합장은 "강수량도 배 피해를 키울 수 있으나 나무에 달린 배는 강풍에 영향을 더욱 많이 받는다"며 "농가들이 막바지 수확에 여념이 없다"고 전했다.
강민 순천시 친환경농업과 과수특작팀장은 "폭우로 인한 과수 농가 피해 신고를 받는 중이다"며 "재해보상 등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d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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