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흑성병·극한호우에 줄줄이 '낙과'…수확기 배농가 '허탈'

김동수 기자 2024. 9. 2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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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철인데, 일소(햇볕 데임)와 흑성병에 역대급 폭우까지 배 농사 다 망했네요."

나무에서 떨어진 배들이 봉지에 그대로 담긴 채 나뒹굴고 있고, 폭우 전에 찾아온 일소와 흑성병으로 썩은 배들이 널브러져 있다.

안 씨는 올해 개인적인 일정으로 추석 이후 대량 배 수확을 계획했으나 역대급 폭우가 휩쓴 생채기에 할 말을 잃은 듯 착잡한 표정이다.

폭우가 휩쓴 생채기는 순천 낙안면 배 농가 총 175㏊ 중 30㏊(30만㎡, 축구장 42개 면적)에 낙과 피해를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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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최대 393㎜ 폭우에 30㏊ 과수 피해…축구장 42개 면적
강풍까지 불었으면 '아찔'…"재해보상 등 피해 복구에 최선"
23일 오전 전남 순천시 낙안면 배 농가에서 한 농민이 낙과한 배를 바라보고 있다.2024.9.23/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수확철인데, 일소(햇볕 데임)와 흑성병에 역대급 폭우까지 배 농사 다 망했네요."

23일 오전 전남 순천시 낙안면의 배 농가. 지난 20~21일 이틀간 최대 393㎜의 물폭탄이 떨어진 배 과수원은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나무에서 떨어진 배들이 봉지에 그대로 담긴 채 나뒹굴고 있고, 폭우 전에 찾아온 일소와 흑성병으로 썩은 배들이 널브러져 있다.

낙안면에서 25년간 배 농사를 해온 안정현 씨(57)는 바닥에 떨어진 배를 바라보며 허탈해했다.

안 씨는 배 농사만 1만㏊를 짓는데 이 중 30% 이상이 낙과 피해를 입었다.

배는 보통 8~9월이 수확시기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수확량을 대폭 늘린다.

안 씨는 올해 개인적인 일정으로 추석 이후 대량 배 수확을 계획했으나 역대급 폭우가 휩쓴 생채기에 할 말을 잃은 듯 착잡한 표정이다.

23일 오전 전남 순천시 낙안면 배 농가에서 한 농민이 배를 수확하고 있다.2024.9.23/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배 나뭇가지 아래에 대나무나 쇠막대기를 괴어 단단히 고정하는 작업 등 제대로 대비조차 못했다.

그는 4월부터 지속돼 온 폭염에 따른 일소와 흑성병(검은별무늬병)으로 시름을 겪으면서 폭우까지 찾아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안 씨는 "일소와 흑성병으로 이미 바닥에 썩은 배들이 넘쳐난다"며 "생각보다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면서 예상치 못한 피해가 늘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30년 가까이 배농사를 지으면서 재해에는 속수무책"이라며 "낙과 등 재해보험에 가입하면 피해 보상은 받을 수 있어 피해 접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우가 휩쓴 생채기는 순천 낙안면 배 농가 총 175㏊ 중 30㏊(30만㎡, 축구장 42개 면적)에 낙과 피해를 입혔다.

23일 오전 전남 순천시 낙안면 배 농가에서 일소와 흑성병, 폭우 피해로 낙과한 배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2024.9.23/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주말 사이 다행히 강풍은 불지 않았지만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린 탓에 농가들은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배를 하나라도 건지기 위해 수확에 분주하다.

김만진 낙안배 영농조합법인 조합장은 "강수량도 배 피해를 키울 수 있으나 나무에 달린 배는 강풍에 영향을 더욱 많이 받는다"며 "농가들이 막바지 수확에 여념이 없다"고 전했다.

강민 순천시 친환경농업과 과수특작팀장은 "폭우로 인한 과수 농가 피해 신고를 받는 중이다"며 "재해보상 등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d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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