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인 신조' 개편…초격차 회복 신호탄

김한나 기자 2024. 9. 2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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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50년을 맞아 삼성 반도체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반도체인의 신조'를 새로 만듭니다.

'반도체인의 신조'는 지난 1983년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삼성전자가 임직원의 의지를 다지고자 만든 10가지 행동 다짐을 말합니다.

오늘(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DS인의 일하는 방식'을 제정하기 위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삼성은 지난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는데 고 이병철 창업회장이 1983년 일본 도쿄에서 반도체 산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발표한 '도쿄 선언'을 계기로 반도체 사업에 속도를 냈습니다.

당시 삼성의 반도체 사업 진출에 대한 부정적인 예상이 많았지만 삼성은 1992년 세계 최초로 64Mb(메가비트) D램을 개발한 데 이어 1993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저력을 과시한 바 있습니다.

삼성 관계자는 "지금의 삼성 반도체를 만든 저력은 '반도체인의 신조'"라며 "어떠한 마인드와 방식으로 일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제시해 수많은 도전과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권오현 삼성전자 고문은 저서 '초격차'에서 "나를 포함한 모든 삼성 반도체 임직원은 아침마다 반도체인의 신조 10개 항목을 외치고 일을 시작했다"며 "그중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와 '큰 목표를 가져라'는 지금도 내 삶의 신조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고 회고한 바 있습니다.

반도체인의 신조는 삼성 반도체 사업장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삼성은 최근 반도체 기술과 시장 트렌드가 급변함에 따라 그간 삼성 반도체의 구심점이 됐던 반도체인의 신조를 계승하되 '앞으로의 50년'을 위해 새롭게 일하는 방식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는 최근 삼성 반도체가 겪는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급부상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겼습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대만 TSMC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실적 눈높이가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연일 경신하며 6만원대로 주저 앉았습니다.

지난 7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조가 파업에 돌입했고 최근에는 방사선 피폭 사고 여파로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은 지난 5월 반도체 구원투수로 전격 투입되면서 삼성 반도체의 초격차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달 1일 "2분기 실적 개선은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보다는 시황이 좋아진 데 따른 것"이라며 "지금 DS부문은 근원적 경쟁력 회복이라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 부회장은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반도체 신조직문화'(C.O.R.E. 워크) 조성을 제시했습니다.

'C.O.R.E'는 문제 해결·조직간 시너지를 위해 소통하고(Communicate), 직급·직책과 무관한 치열한 토론으로 결론을 도출하며(Openly Discuss)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Reveal)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하고 철저하게 실행한다(Execute)는 의미입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와 다른 환경 속에서 삼성 반도체는 또 한 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반도체인의 신조도 '넥스트 50년'에 맞는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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