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릴 선수 참 많다" 꽃감독이 보고팠던 KIA 미래 '마침내' 첫 선, 이 선수를 주목하라
KIA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질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한다.
24일까지 남은 2경기는 KIA와 삼성 모두 이미 1, 2위를 확정해 결과에 부담이 없다. 하지만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불릴 정도로 오랜 기간 1, 2위를 유지했던 두 팀인 만큼 기세 싸움에서 밀릴 순 없다. KIA는 상대 전적 10승 4패의 우세를 시즌 끝까지 이어가고 싶고, 삼성은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두 팀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전력을 재점검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17일 경기 결과를 통해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한 KIA에 남은 6경기는 마지막 실점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KIA 이범호 감독은 그동안 퓨처스리그 선수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미래 자원들을 확인하고 싶어 했다. 9월 중순 광주 홈 경기를 앞두고는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퓨처스리그서 올리고 싶은 선수가 참 많다. 그런데 내릴 선수가 마땅치 않다"고 행복한 고민을 전한 바 있다.
그 아쉬움을 우승을 확정한 이후 하나둘씩 털어내기 시작했다. 18일 우완 불펜 김승현(32) 말소 후 19일 좌완 불펜 최지민(21)을 콜업했고, 21일 선발 투수 에릭 스타우트(31), 외야수 나성범(35)을 내리고 좌완 선발 윤영철(20)과 우타 내야수 윤도현(21)을 올렸다.
22일에는 외야수 최형우(41), 내야수 김선빈(35), 홍종표(24)를 1군 엔트리서 제외하며 절정을 이뤘다. 이 자리에는 좌타 내야수 최정용(26)과 좌타 외야수 고종욱(35)이 올라와 기회를 받았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확정한 스타우트를 제외하면 다른 선수들은 휴식 겸 자리를 비워주는 목적이 뚜렷하다.
가장 주목할 선수는 윤영철과 윤도현이다. 2023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받은 윤영철은 프로 2년 차인 올해도 16경기 7승 4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5선발 역할을 잘해주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7월 13일 광주 SSG전에서 허리 통증으로 이탈했고 척추 피로 골절 진단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 6일 처음 불펜 피칭을 가졌고 지난 17일 롯데 2군과 김해 상동서 가진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3이닝을 소화했다. 직구 최고 시속 136㎞, 평균 134㎞에 커브, 슬라이더, 커터, 체인지업 등 총 40구를 무리 없이 던진 것이 고무적이었다.
턱관절 골절로 이탈한 외국인 제임스 네일(31)이 한국시리즈 복귀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으나, 현재로서 확실한 전문 선발 자원은 양현종(36), 황동하(22)뿐이다. 그런 가운데 건강한 윤영철의 복귀는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윤도현은 김도영(21)과 함께 KIA 구단 관계자들이 가장 풀타임 시즌을 보고파 했던 유망주다. 광주화정초-무등중-광주제일고를 졸업한 그는 2022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5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광주일고 시절 광주동성고 김도영과 라이벌로 불렸고, 키 181㎝ 몸무게 84kg의 크지 않은 체구에도 담장을 넘길 줄 아는 파워와 두 자릿수 도루가 기대되는 빠른 발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아픈 몸이 문제였다. 지난 3년간 많은 부상에 시달리며 퓨처스리그 33경기 118타석 소화에 그쳤다. 거기서 좌절하진 않았다. 지난겨울 웨이트 트레이닝, 필라테스, 모빌리티 스트레칭 등을 통해 근육량과 함께 유연성을 키웠다.
그 결과 고등학교 시절보다 더 빠른 기록이 나왔고 비거리도 늘었다. 올해 일본 2차 스프링캠프에서는 KBO 리그 팀과 일본프로야구 팀들을 상대로 3경기 타율 0.462(13타수 6안타), 장타율 1.154를 기록해 기대감을 높였다. 장타력과 주력을 모두 갖춘 윤도현이 백업으로 나설 수 있다면 KIA에는 더할 나위 없다.
좌완 필승조 출신 최지민(21)은 윤영철과 함께 한국시리즈 엔트리 승선 가능성이 높은 선수 중 하나다. 올해는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로 인해 53경기 2승 3패 1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5.36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선발 투수가 부족해 1+1 전략도 활용 예정인 KIA에 멀티 이닝 소화도 가능한 좌완의 존재는 꼭 필요하다. 최지민은 지난 17일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최고 시속 146㎞의 직구를 던졌고, 19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1이닝을 소화했다.
내야수 최정용과 외야수 고종욱도 마지막 테스트를 받는다. KBO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 차례 팀을 옮긴 최정용은 2018년 KIA 합류 후 꾸준히 내야 백업으로 활약했다. 주로 2루수로 활약한 가운데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71경기 타율 0.318(201타수 64안타) 1홈런 21타점 31득점, 출루율 0.407로 준수한 활약을 했으나, 두꺼운 내야 뎁스에 1군 기회를 한 차례도 받지 못했다.
고종욱은 대타로서 역할이 기대되는 선수다. 지난해 주로 대타로 나와 114경기 타율 0.296(270타수 80안타)으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2년 5억 원에 잔류 후 올해도 초반 22경기 타율 0.292(24타수 7안타)로 나쁘지 않았으나, 역시 두꺼운 외야 뎁스와 발목 부상 등으로 인해 이제서야 기회를 받았다.
본격적인 옥석 고르기가 시작된 가운데 과연 이들 중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승선할 선수가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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