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일요일 악몽, 두산 3위 꿈은 아스라이··· 4위 수성도 쉽지 않다
지긋지긋한 일요일 악몽이 시즌 마지막까지 두산의 발목을 잡았다. 3위 도전의 꿈은 사실상 많이 멀어졌고, 이제는 4위 수성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두산은 22일 잠실 LG전에서 5-9로 패했다. 선발로 나선 조던 발라조빅이 1회부터 문보경에게 3점 홈런을 맞는 등 4실점 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내줬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많은 걸 잃었다. 3위 LG와 3연전 맞대결을 모두 쓸어 담는다면 극적인 추월도 기대할만했지만 오히려 1승 2패 루징 시리즈로 마쳤다. 4경기씩 남기고 승차는 3경기로 오히려 더 벌어졌다. 두산이 남은 경기 전승을 거둬도 LG가 전패만 하지 않는다면 순위를 뒤집지 못한다. 3위 희망은 많이 희박해졌다. 16차례 맞대결을 7승 9패로 마치며 3년 연속 LG 상대 열세 시즌 또한 확정됐다. 지난 5월26일 광주 KIA전 이후 계속된 ‘일요일 패배’ 징크스 또한 깨지 못했다. 벌써 일요일 15경기 연속 패전이다. 1982~1983시즌 삼미의 수요일 16연패와 2014시즌 롯데의 화요일 16연패에 이어 특정 요일 최다 연패 기록이다. 5월19일 롯데전 무승부를 포함해 19주 동안 일요일 승리가 없다.
핵심 야수들의 결장이 아쉬웠다. 공수 기둥인 포수 양의지가 전날부터 이어진 쇄골 통증으로 빠졌다. 3루수 허경민은 전날 더블헤더 1차전 LG 선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투구에 머리를 맞아 후유증을 경기를 뛰지 못했다. 장염으로 더블헤더 2경기 모두 빠졌던 강승호가 이날은 선발 출장했지만, 제 컨디션은 아니었다.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최근 두산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도 전날 더블헤더 2경기 모두 소화한 터라 이날은 뛰지 못했다.
야수들의 컨디션 난조로 남은 경기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날까지 SSG가 6연승을 달리면서 KT를 제치고 5위로 뛰어올랐다. 두산과도 불과 1경기 차다. 두산이 이날까지 140경기, SSG가 138경기를 치렀다. SSG가 2경기가 더 많이 남았다. 3위 도전이 목표일 뿐 4위 유지는 무난해 보였던 두산이 이제는 오히려 쫓기는 처지가 됐다.
당장 23일 두산과 SSG 맞대결이 열린다. 두산이 패하면 승차 없이 4·5위 자리가 뒤바뀐다. 두산이 70승 2무 69패로 승률 0.5035, SSG가 69승 2무 68패로 승률 0.5036이 된다.
두산은 지난 시즌에도 5위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패전으로 불과 한 경기 만에 가을야구를 접었다. 2년 연속 제자리걸음은 생각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남은 경기가 적은 두산은 심리적으로 쫓기는 입장이지만, 일정 자체는 그래도 부담이 덜하다. 연전을 치러야 하는 SSG에 비해 폭넓은 투수 운용이 가능하다. 시즌 중 감독 경질을 단행한 9위 NC가 두 팀의 명운을 가를 수 있다. 두산과 SSG 모두 NC와 2경기씩 남았다. 두산이 NC 상대로 10승 4패 절대 우위를 기록 중이다. 반면 SSG는 올 시즌 유독 NC 상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3승 11패로 이번 시즌 상대전적이 가장 나쁘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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