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특별하다…가성비에 첨단 기술 갖춘 소형 전기 SUV가 대세

원성열 기자 2024. 9. 2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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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3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501km지만 회생제동 전 단계에서 사용이 가능한 아이페달 3.0과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을 활용하면 실제 전비를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다. 사진제공 |기아
소형 전기차가 첨단 기술과 합리적 가격을 앞세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돌파를 이끌 핵심 차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아 EV3와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이 주인공이다. 기아 EV3는 8월에만 4002대가 판매되며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고, 캐스퍼 일렉트릭은 1439대가 판매돼 2위를 기록했다.

소형 SUV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뚜렷하다. 8월 국내 시장에서 소형 SUV는 총 1만6296대가 판매되었는데, EV3와 캐스퍼 일렉트릭의 판매 비중이 무려 33.3%(5441대)를 차지한다. 소형 SUV 시장에서 전기차의 영향력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EV3, 첨단 회생제동 기술로 효율성 UP 전기차 시장의 포문은 대형 전기 SUV가 열었지만, 대중화의 키는 소형 전기 SUV가 쥐고 있다. 이제 대중들은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를 잊을 만큼 합리적인 가격과 혁신적인 첨단 사양을 갖춰야 비로소 전기차에 지갑을 연다.

기아 EV3는 그런 측면에서 대중의 요구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우선 주행 거리부터 혁신적이다. 4세대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81.4kWh) 모델의 경우 1회 충전으로 501㎞를 주행할 수 있다.

실제 전비는 이를 훨씬 웃돈다. 완충 상태에서 에코 모드와 아이페달 모드를 적극 사용해 전비 운전을 했더니 서울에서 대구에 도착(편도 320km)하고도, 잔여 주행 가능거리가 210km에 달했다.

뛰어난 활용성이 돋보이는 기아 EV3 인테리어. 사진제공 |기아
압도적 전비의 비결은 EV3에 탑재된 특별한 회생제동 시스템에 있다. EV3에는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 최초로 아이 페달 3.0이 탑재됐다. 가속 페달 조작만으로 가속은 물론 감속과 완전 정차까지 가능한 주행모드다. 아이 페달 2.0까지는 일반적인 운전자들이 이질감을 느끼는 회생제동 4단계에서만 아이 페달 모드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3.0에서는 모든 회생 제동 단계에서 아이 페달 모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활용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도 탑재되어 있다. 전방 교통 흐름,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 운전자 감속 패턴 등을 바탕으로 회생제동량을 자동으로 조절해 효율성과 주행 편의를 향상시키는 시스템이다.

합리적인 가격도 눈길을 끈다. 풍성한 첨단 사양과 준중형 SUV 부럽지 않은 공간을 갖추고도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300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매력 요소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전·후방에 장애물이 감지된 상황에서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급하게 작동하는 경우 운전자의 페달 오인으로 판단해 출력 제한 혹은 긴급 제동을 통해 사고를 예방해 주는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가 현대차 최초로 탑재되어 있다. 사진제공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최초 장착 내연기관 경차로 먼저 선보였던 캐스퍼 일렉트릭은 너비를 230mm, 길이를 15mm, 실내 공간의 크기를 결정짓는 휠베이스를 180mm 늘려 소형 전기 SUV로 거듭났다. 트렁크 용량도 280리터로 47리터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생활 공간이 확실히 넉넉해졌다.

현대차 최초로 급발진 문제를 해결할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를 장착한 것도 눈길을 끈다. 정차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전‧후방에 장애물이 가까이 있으면, 가속 제한 및 긴급 제동 기능을 통해 충돌로 인한 피해를 줄여주는 기능이다.

캐스퍼 일렉트릭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능 시연 모습. 사진제공 |현대차
장애물과의 거리가 100cm 미만일 때 작동되는데, 차 바로 앞에 장애물이 있는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도 안전 보조 시스템이 전방 장애물을 인식하고 자동으로 제동이 가해져 차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내연기관에서 파생된 전기차인 만큼 승차감 향상에도 특히 공을 기울였다. 전동화 시스템(PE)을 차체에 고정할 때 고무 소재가 아닌 하이브로 부싱을 적용해 소음 진동을 대폭 저감시켰다.

덕분에 실제 승차감은 소형 SUV가 아닌 중형 SUV에 가깝다. 전기차 특유의 울렁거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하중 이동 밸런스를 잘 잡아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49kWh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으며,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315km(15인치 타이어 기준)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 원 중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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