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끊고, 국회 로비까지"…고려아연 '영풍 죽이기' 논란

유희석 기자 2024. 9. 2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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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그룹 최대 주주인 장씨 일가가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가운데, 고려아연이 다양한 방법으로 '영풍 죽이기'에 나섰다는 주장이 눈길을 끈다.

영풍그룹은 23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동업 정신 파기를 넘어, 최근 온갖 방법을 동원해 영풍을 견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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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석포제련소 폐수 재이용시설 전경 (사진=영풍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영풍그룹 최대 주주인 장씨 일가가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가운데, 고려아연이 다양한 방법으로 '영풍 죽이기'에 나섰다는 주장이 눈길을 끈다.

고려아연과 영풍은 75년 동업자 관계로 창업주 세대 이후 끈끈했던 협력관계가 오너 2~3세 시대로 접어들며 참혹한 대립 관계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일방적인 협력 중단과 견제"

영풍그룹은 23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동업 정신 파기를 넘어, 최근 온갖 방법을 동원해 영풍을 견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이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을 추진했으나, 영풍의 반대로 부결되자 영풍을 아예 경쟁자로 규정하고 견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 고려아연은 최근 수십 년간 영풍과 고려아연이 전략적으로 유지해 온 공동 원료 구매와 영업 등 공동 비즈니스를 아예 끊어버린 상태다. 고려아연은 이 과정에서 황산 취급대행 계약 갱신도 거절했다.

황산은 제련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부산물로 이를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아연 생산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된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을 거절하면서 최근 산재사고 등으로 감소한 석포제련소 생산을 정상화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6월 영풍과 고려아연의 수출입과 물류 업무를 맡은 계열사 서린상사 경영권도 장악한 바 있다.

"정치권·언론에 '영풍 비판' 로비 정황"

영풍은 최근 고려아연이 정치권을 상대로 '영풍 비판'을 위한 로비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영풍 관계자는 "지난해 국감을 앞두고 중앙부처 고위공무원 출신인 고려아연의 고위 임원이 국회의원실을 돌며 영풍에 대한 비판과 질타를 요청했다는 소문도 있다"며 "고려아연이 최근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 등 정치권 로비력을 강화하고, 올해 국정감사를 겨냥해 '영풍 죽이기'에 몰입한다는 소문이 여의도 정가에 떠돌 정도"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려아연은 전날 ㈜영풍의 대표이사 2명이 모두 중대재해로 구속된 특수 상황에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자사 지분 공개 매수에 나서는 중대 결정을 누가 어떻게 내린 것인지 의문이라고도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이어 "국가기간산업을 한 번도 운영해 본 적 없는 투기 자본 MBK와 적자에 허덕이고 대표이사들이 중대재해로 구속된 영풍은 고려아연을 경영할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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