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를 늘 따라하려고 했죠” ‘우상’ 페더러 앞에서 맹활약한 알카라스, 레이버컵 데뷔 무대서 혼자 3승 책임지며 팀 유럽 승리 견인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가 팀 유럽과 팀 월드간 남자 테니스 대항전인 레이버컵 데뷔 무대에서 혼자 3승을 따내며 유럽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팀 유럽은 23일 독일 베를린의 우버 아레나에서 열린 2024 레이버컵 테니스 대회 마지막 날 경기에서 팀 월드를 상대로 3승1패를 기록, 최종 점수 13-11로 승리했다. 2017년 창설된 레이버컵에서 유럽은 최근 2연패를 당하다가 3년 만에 승리를 거뒀다. 전적에서는 팀 유럽이 5승2패로 앞서 있다.
팀 유럽은 전날 경기까지 4-8로 뒤져 3연패 위기에 몰렸으나 이날 복식에 나간 알카라스와 카스페르 루드(노르웨이) 조가 벤 셸턴-프랜시스 티아포(이상 미국) 조를 2-0(6-2 7-6<8-6>)으로 제압했고, 단식에서도 알렉산더 츠베레프(2위·독일)와 알카라스가 1승씩 따내 승부를 뒤집었다.
알카라스는 전날 단식과 이날 단·복식에서 1승씩 총 3승을 책임졌다. 대회 MVP에 선정된 알카라스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은퇴)와 라파엘 나달(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로 이어지는 남자 테니스 ‘빅3’가 레이버컵에서 이루지 못한 기록도 남겼다. 알카라스는 홀로 8점을 획득, 페더러가 초대 대회에서 기록한 7점을 넘어 최고 기록을 세웠다. 팀 월드에서도 셸턴이 혼자 3승을 거뒀지만, 다른 선수들의 도움이 부족했다.
레이버컵에 처음 출전한 알카라스는 대회 공동 소유주인 페더러 앞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대회를 앞두고 페더러와 만나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다”고 말한 알카라스는 평소에도 페더러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 왔다. 스페인 선수로 폭발적인 스트로크 플레이와 빠른 발을 활용한 그물망 수비까지 비슷해 ‘나달의 후계자’로 불리는 알카라스는 자신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친 선수가 페더러라고 이야기한 적도 있다.
2003년생 알카라스는 4개의 메이저대회와 5번의 1000시리즈 대회 포함 통산 15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등 남자 테니스를 이끌 차세대 선두 주자다.
그는 우승 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페더러 앞에서 “페더러는 불가능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최초의 테니스 선수 중 하나였고, 나도 그의 플레이를 보면서 늘 따라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올해를 끝으로 은퇴할 가능성이 큰 나달은 이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개막을 약 1주일 앞두고 불참을 선언했다.
2025년 레이버컵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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