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옹호, 간호사 모욕… 막가는 의협 회장·부회장[사설]

2024. 9. 2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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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이탈 사태와 의료개혁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블랙리스트'를 옹호하고, 부회장은 '동료'인 간호사를 향해 막말을 퍼붓는 행태를 보였다.

이런 몰상식한 행태가 의료계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묵묵히 헌신하는 수많은 의사들의 명예와 신뢰를 훼손하고도 남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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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이탈 사태와 의료개혁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블랙리스트’를 옹호하고, 부회장은 ‘동료’인 간호사를 향해 막말을 퍼붓는 행태를 보였다. 표현이 저급해 인성을 의심케 하는 것은 물론, 내용도 법치를 훼손하는 적반하장 식이어서 의사 단체 지도부 발언으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개탄스럽다. 이런 몰상식한 행태가 의료계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묵묵히 헌신하는 수많은 의사들의 명예와 신뢰를 훼손하고도 남을 정도다.

임현택 회장은 21일 응급실 의사 등 800여 명의 명단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해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사직 전공의 정모 씨를 면회한 후 “구속된 전공의와 리스트에 올라 피해를 입은 분들 모두가 정부가 만든 피해자”라며 “정부가 의사들 사이를 다 결딴내고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지금 유치장에 있어야 할 자들은 전공의가 아니라 용산의 간신들”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박용언 부회장은 진료지원(PA) 간호사를 합법화하는 등의 간호법 제정안이 20일 공포되자 SNS에 간호사들을 ‘건방진 것들’이라며 ‘그만 나대세요. 그럴 거면 의대를 가셨어야죠’ ‘장기 말 주제에 플레이어인 줄 착각 오지시네요’ 등 비하 글을 올렸다. 인간성부터 의문이 들 정도다.

블랙리스트는 의료 파행 기간 내내 정부가 유화책을 내놓으며 복귀나 대화를 요청할 때마다 ‘보이지 않는 손’으로 등장해 전공의들의 복귀와 의료계의 소통을 막아 왔다. 경찰은 병원을 지키고 있는 의사를 모욕·협박한 행위에 대해 현재까지 42건을 수사해 조사 대상 45명 중 32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예외 없이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 번아웃을 감당하며 진료실을 지키는 의사들을 조리돌림 하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의사로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본분을 냉철히 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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