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당연···하지만 놓지 않겠다” 반복된 뜬공에 자신도 깊은 한숨, 그래도 박해민은 살아나고 있다 [SS스타]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비난받는 것은 당연하다. 프로 선수가 경기력이 안 좋으면 욕먹어야 한다.”
어느 때보다 무더운 여름. 긴 터널에 갇혀 있었다. 2019년 이후 경험한 적 없는 슬럼프였다. 떨어지는 타율처럼 팀도 1위와 멀어졌다. 그럴 때마다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절대 손을 놓지 않았다. 악몽 속에서 끝까지 발버둥 쳤다. 그렇게 비로소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다. LG 외야수 박해민(34) 얘기다.
시작은 좋았다. 다시 60도루 시즌을 다짐했고 타율 0.353으로 3월 첫 8경기를 치렀다. 지난겨울 우승 샴페인의 향기가 사라지기도 전에 배트를 잡은 효과를 보는 것 같았다. 타격 스탠스에 변화를 주면서 3할의 벽을 넘고자 했던 다짐이 실현되는 듯싶었다.
하지만 박해민을 기다린 것은 긴 내리막이었다. 4월부터 6월까지 타율 0.259. 7월부터 8월까지는 타율 0.214에 그쳤다. 출루가 줄면서 도루도 천천히 쌓였다. LG 1위 희망 또한 그칠 줄 모르는 더위 속에서 점점 멀어졌다.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누가 봐도 달라진 과정이 비난에 불을 붙였다. 라인 드라이브 타구에 목적을 둔 타자가 끊임없이 외야 플라이를 쳤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박해민의 올시즌 외야 플라이 비율은 커리어 최고 수치인 55.1%. 통산 43.7%보다 약 12%가 늘었다. 망가진 스윙 궤적이 허망한 아웃카운트를 양산했다. “교타자가 거포 스윙을 한다”는 오해의 화살이 박해민을 향했다.
박해민도 알고 있었다. 지난 22일 잠실 두산전 후 “나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다. 나도 내가 홈런을 20개, 30개 치는 타자가 아님을 안다. 나는 강한 라인 드라이브 타구를 만들어야 하는 타자다. 그런데 치면 타구가 떴다. 보시는 분들도 많이 답답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계속 경기에 나오니까 위기감을 느끼지 않고 그냥 치고 싶은 대로 친다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사실이 아님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나도 이게 내 야구가 아님을 알고 있었다. 분명 타격 메커니즘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런 플라이볼이 나온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자신과 끊임없는 사투를 벌였다. 망가진 부분을 고치기 위해 변화를 줬다. 겨울 동안 꾀한 오픈 스탠스를 다시 닫았다. 보통 타자보다 앞에 자리했던 타격 포인트를 뒤로 둔 적도 있다. 그래도 답이 나오지 않자 자청해서 수술대에 올랐다. 다른 타자가 된 것처럼 타격 시 두 다리를 벌리고 무게 중심을 낮췄다.
그러면서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 팀 운명이 결정되는 시기. 박해민은 9월 타율 0.356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 혹은 멀티히트 후 침묵하는 기복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7일 잠실 한화전부터는 38타수 15안타. 타율 0.395로 타율 0.479 홍창기에 이은 팀 내 2위다.
박해민은 “시즌 내내 훈련량은 유지했다. 안 된다고 놓을 수는 없었다”며 “계속 발버둥 쳤다. 그러다가 타격 시 하체에 안정성을 두는 게 좋다는 것을 느꼈다. 늘 똑바로 서서 치는 스타일이었는데 이번에는 다리 사이에 공간을 두고 스탠스를 넓혔다. 타석에서 좀 더 편하게, 힘을 빼는 느낌을 갖기 위해 스탠스를 넓혀봤다. 그러고 나서 결과가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안 될 때는 불운까지 겹치면서 모든 게 안 된다. 잘될 때는 행운도 찾아오면서 모든 게 잘 된다. 박해민은 통산 첫 그라운드 홈런을 기록했다. 상대 우익수 조수행의 수비 판단 실수가 홈런으로 이어졌다.
내야 다이아몬드를 전력으로 돈 순간을 두고 “운이 따른 것 같다. 다시는 안 올 기회라 생각했다. 2루를 돌 때부터 홈까지 노려보려 했다. 코치님도 돌리시더라”며 “홈에서 접전이었지만 세이프가 됐다. 정말 힘들게 뛰었는데 점수가 났다. 이제 끝까지 지켜서 이기면서 끝내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돌아봤다.
다짐을 실천했다. 박해민은 특유의 넓은 수비 범위를 뽐냈다. 외야로 향하는 타구를 모두 잡아냈다. 자신처럼 출루하면 위협이 되는 정수빈의 강한 타구까지 아웃 카운트로 만들었다.
맑은 가을 하늘 아래에서 열린 일요일 낮 경기. 터널에서 빠져나온 박해민은 다시 자신을 낮췄다. 그는 “비난받는 것은 당연하다. 프로 선수가 경기력이 안 좋으면 욕먹어야 한다. 나는 그런 위치에 있다”면서 “하지만 포기하지는 않겠다. 계속 문제점을 돌아볼 것이며 다음 경기, 다음 주, 다음 시즌에 나아질 수 있게. 어떻게든 문제점을 해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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