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보호에 쓰레기 정리·역조공까지…아낌없이 주는 아이유, ‘톱스타’다운 품격 [SS스타]

정하은 2024. 9. 2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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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사진 | 이담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오늘이 단독 공연 100번 째의 날이라고 하더라고요. 백일 잔치 같은 공연, 여러분이 없었다면 감히 저 따위가 이 공연을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요.”

아낌없이 주는 아이유다. 관객 덕에 지금의 자신이 있다고 거듭 강조한 아이유는 ‘상암벌’에서 공연도, 매너로도 국내 솔로 톱 여가수 다운 품격을 보여줬다.

◇한국을 대표하는 솔로 아티스트, 아이유의 위상

데뷔 16주년, 아이유가 국내 공연계에서 신기록을 또 한 번 갈아치웠다. 지난 2019년 여성 솔로 가수 최초로 케이스포돔에 입성한 아이유는 지난 2022년 솔로 아티스트 최초로 올림픽 주경기장에 섰고 딱 2년 만인 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2024 아이유 월드 투어 콘서트 앙코르: 더 위닝’을 열고 총 10만명의 유애나(공식 팬덤명)를 매료시켰다.

솔로가수로는 싸이, 지드래곤, 임영웅만이 이 무대를 채웠다. 이로써 아이유는 두 개의 스타디움을 섭렵하는 최초의 솔로 여가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인기 아이돌 그룹도 서기 힘든 이곳에서 여성 솔로 가수로 최초로 무대에 선 것. 아울러 일찌감치 전석을 매진시키며 티켓파워를 실감케 했다.

아이유. 사진 | 이담엔터테인먼트


더 큰 무대에 선 아이유는 ‘역시 아이유’였다. 발라드, 밴드, 댄스 등 장르를 넘나드는 히트곡 열창부터 공중에 그네를 타고 나타나거나 밤하늘을 수놓은 드론쇼를 펼치는 등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홀로 큰 무대를 꽉 채웠다. 형형 색색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운 5만개의 응원봉이 그라데이션으로 물들어 가는 모습은 장관도 연출했다.

올해로 데뷔 16주년을 맞은 아이유는 ‘좋은날’ ‘너랑 나’ ‘밤편지’ ‘러브 윈즈 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국내 최고의 여성 솔로 아티스트다. 아이돌 그룹이 제패한 한국 가요계에서 여성 솔로 가수로서 음악의 대중성과 관객 동원력까지 모두 갖춘 이는 아이유가 유일무이하다.

◇배려심도 톱스타, 소음·잔디 다 메웠다

무대가 전부가 아니다. 배려심도 톱스타였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잡음이 많았다. 인근 아파트 공연 소음 민원이 있었고,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좋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 콘서트 대관을 취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이유는 세심하게 대처했다. 공연 당일 대규모 인파가 현장에 운집하는 만큼, 아이유와 아이유 소속사는 잔디 관리에 총력을 기울였다. 소속사 측은 “스타디움 잔디 보호를 위해 사전에 안내받은 그라운드 사용 매뉴얼을 철저히 준수했다”며 “공연장 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유관 담당자들과 지속해 협의하고 소통하며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아이유. 사진 | 이담엔터테인먼트


잔디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이유는 메인 스테이지와 돌출 무대를 잇는 브릿지를 설치 하지 않고 리프트를 이용해 무대 사이를 이동했다. 그라운드에 좌석을 깔긴 했지만 소속사 측에서는 사전에 그라운드 관객들에게 잔디 보호를 위해 하이힐 등의 착용을 삼가해 달라는 문자도 발송했다.

22일 공연장을 찾은 그라운드 관객 문모(28)씨는 “그라운드석도 뛰면서 보는게 아니긴 하지만 안내 문자를 받고 일부러 운동화를 신고 왔다. 팬들 역시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아이유는 역시 역조공…방석·망원경 주는 가수 어딨죠?

아이유 공연의 또 하나의 별미는 ‘역조공’이다. 이전부터 아이유 공연에는 항상 관객들을 위한 방석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이날 역시 공연 이름과 날짜가 적힌 방석을 나눠줬다. 또한 이번 공연에서는 큰 공연장에서 자신을 잘 보지 못할 팬들을 위해 망원경까지 선물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유는 밤 늦은 시간까지 공연이 이어지는 것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자 인근 아파트 단지 3700여 세대에 쓰레기 종량제 봉투 10매씩을 선물하기도 했다.
아이유. 사진 | 이담엔터테인먼트


공연 중 아이유는 “망원경 케이스는 혹시 버리실 거면 나가실 때 저희가 큰 쓰레기통을 준비해 놓았으니 거기까지만 부탁드리겠다”라며 90도로 고개 숙여 부탁하는 등 시설 관리에도 힘썼다.

공연장을 찾은 이모(36)씨는 “엉덩이가 시릴까봐 방석 깔아주고 잘 안보일까봐 망원경 나눠주는 가수가 어디 있나. 팬들에게 자신이 더 오랜 팬이고, 우리의 ‘관객이 될게’라고 말하는 아이유를 보면 팬을 대하는 태도가 정말 진심이구나 느낀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팬에게 받은 사랑과 성원에 보답하고자 매년 데뷔 기념일과 연말연시 등마다 ‘아이유애나’의 이름으로 기부도 이어오고 있다. 이번 16주년 데뷔 기념일을 맞아 2억 5000만원을 기부하며 또 한 번 선한 영향력을 떨쳤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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