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은 아니어도 한국 전통의 일부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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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한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민속극장 '풍류'에서 쉴 새 없이 우리 가락이 흘러나온다.
국가유산진흥원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한국 전통무용 기획공연 '결연'의 리허설이 한창이다.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전통무용은 단 7개, 전국 각지에서 손끝, 발끝으로 전해져온 다양한 한국 전통무용은 '국가무형유산'이라는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 소외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유산진흥원과 무용가, 악사들까지 모두 십시일반으로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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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한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민속극장 ‘풍류’에서 쉴 새 없이 우리 가락이 흘러나온다. 국가유산진흥원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한국 전통무용 기획공연 ‘결연’의 리허설이 한창이다. 무대에서는 하얀 고깔에 검은 장삼을 입은 송미숙 무용가가 바라승무를 추고 있다. 바라를 들고 추는 이 춤은 일제강점기에 한성준 선생에 의해 만들어졌고 장홍심, 이성자가 이어받아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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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승무’와는 달리 바라승무는 국가무형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전통무용은 단 7개, 전국 각지에서 손끝, 발끝으로 전해져온 다양한 한국 전통무용은 ‘국가무형유산’이라는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 소외되고 있다. “누군가는 희생하고 노력해서 이 전통을 이어오신 선생님들을 명예롭게 해드려야 하잖아요. 이번 공연이 다양한 한국의 춤을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해요.” 송미숙 무용가가 공연을 앞둔 소회를 말했다.
이번 공연의 출연 자격은 보통의 ‘공모’와는 달랐다. 무언가를 갖춰야 하는 것이 아닌, 무언가를 가지고 있지 않아야 자격이 주어졌다. 국가무형유산 보유자가 아닐 것, 전승교육사가 아닐 것. 국가무형유산 보유자나 전승교육사는 국가의 지원을 받고 있고 오를 수 있는 무대도 많지만, 그렇지 못한 무용가들은 자신의 춤을 보여줄 무대조차 찾기 어렵다. 개인이 대출을 받아 공연을 해야 할 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유산진흥원과 무용가, 악사들까지 모두 십시일반으로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 40년 넘게 자신의 인생을 다해 춤을 춘 8명의 무용가를 ‘명인’으로 모셔 그 뒤를 따르는 제자들과 함께 ‘명인부’ 공연을 선보이고, 전통을 이어받아 갈고닦고 있는 40·50대 중견 무용수들이 2명씩 짝을 이뤄 독무와 합동무를 추는 ‘중견부’ 공연을 선보인다. 오는 24일 한국문화의집에서 첫 공연을 시작해 11월19일까지 총 6번의 공연을 한다.
노란 치마를 입은 박혜연 무용가와 초록 치마를 입은 이용희 무용가가 허리춤에 북을 단단히 동여매고 함께 북춤을 춘다. 북을 치는 손은 강렬하고 발사위는 살랑인다. 살풀이나 매향무와 다르게 북을 치며 추는 춤이기에 악사들과의 합이 중요하다. 춤을 멈추고 의견을 조율하고 다시 춤추기를 30여분, 두 사람의 얼굴 전체에 땀방울이 맺혔지만 나풀거리는 춤사위 너머로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행복이 피어오른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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