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요금, 일단 4분기는 ‘사실상 동결’…일부 인상 가능성은 여전
한전 부채 203조원…정부, 요금 ‘현실화’ 검토 중
올해 4분기 전기요금이 사실상 동결됐다. 다만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재무 상황을 고려해 연내 일부 요금이 인상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전은 올해 10~12월 적용할 연료비 조정 단가를 현재와 같은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3일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 요금, 기후 환경 요금, 연료비 조정 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중 연료비 조정 요금은 분기마다 발표하는 연료비 조정 단가와 연동한다. 연료비 조정 단가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브렌트유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반영해 kWh당 ±5원 범위에서 결정한다. 한전은 2022년 3분기부터 국제 에너지 가격 인상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치인 ‘+5원’을 지속해 적용하고 있다.
올해 4분기 적용할 연료비 조정 단가는 지난 6~8월 에너지 가격과 연동한다. 유연탄과 브렌트유가 하락 추세라 이를 적용한 연료비 조정 단가는 하한치인 kWh당 -5원으로 해야 했다. 그러나 정부는 한전 재무 상황이 위기 수준으로 심각하고, 과거 에너지 가격 폭등 당시 연료비 조정 요금에 모두 반영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이번 분기도 연료비 조정 단가를 kWh당 +5원으로 유지하라고 한전에 통보했다.
다만 이는 분기마다 자동으로 이뤄지는 전기요금 ‘미세조정’의 결과로, 정부는 한전의 재무 상황을 고려해 전기요금 현실화 차원의 인상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한전의 연결 총부채는 202조8900억원이다. 지난해 말(202조4500억원)보다 4400억원가량 늘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 인상 시점과 관련해 “폭염 기간은 지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 상황이 지나면 최대한 시점을 조정해서 웬만큼 정상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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