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주당, ‘금투세 토론회는 역할극’ 실토···국민 기만”

문광호·민서영 기자 2024. 9. 2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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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4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여부를 결정할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토론이라기보단 약속대련에도 미치지 못하는 역할극”이라고 비판했다. 이강일 민주당 의원의 “토론회는 역할극 일부”라는 문자를 문제 삼은 것이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금투세 폐지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금투세 폐지가 그(토론회) 선택지에 없다는 점이 너무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일종의 가스라이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들이 바라고 있는 건 금투세 폐지, 국민의힘이 바라고 국민의힘이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도 금투세 폐지”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오는 24일 개최하는 금투세 토론회는 각각 5명으로 구성된 ‘시행팀’과 ‘유예팀’의 기조 발언과 확인 질의, 반론과 재반박, 쟁점 토론, 질의응답 시간으로 진행된다. 전 과정을 유튜브 생중계한다. 청중과 시청자를 대상으로 쟁점을 공론화하겠다는 취지다. 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자신이 시행팀에 속한 것을 비판하는 한 시민의 문자에 “이번 토론은 디베이트 토론으로 역할극의 일부”라고 반박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 대표는 “민주당 이강일 의원이 이번 토론은 역할극이라고 실토했다”며 “역할극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시행팀, 유예팀뿐 아니라) 금투세 폐지팀이 반드시 있어야 했다. 1400만 투자자를 제외한 금투세 시행팀, 유예팀만 갖고 토론 역할극을 하겠다고 나선 이유가 뭔가”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또 “민주당의 금투세 시행팀은 ‘배드캅’이고 유예팀은 ‘굿캅’인 것”이라며 “굿캅 배드캅으로 나눠서 국민을 기만하고 가스라이팅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러차례 금투세 폐지 생방송 토론을 제안했다”며 “이런 놀이 말고 폐지팀을 넣어라”라고 말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국내 증시가 하루하루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투세 시행이냐 보완 후 시행이냐 아니면 유예냐를 놓고 매일같이 발생하는 거대 야당의 혼란스러운 메시지가 시장과 투자자들한테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깊이 새겼으면 좋겠다”며 폐지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토론회가 열리는 오는 24일 국회에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의 ‘1400만 투자자 살리는 금투세 전면 폐지 촉구 서한’ 전달식 및 간담회를 개최한다. 금투세 폐지 대 유예로 전선을 형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금투세란 투자자가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얻은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기타 250만원) 이상의 소득에 20~25%의 비율로 과세하는 제도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금투세 납부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국내 5억원 초과 상장주식(코스피·코스닥·코넥스) 보유 인원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투자자(1407만명)의 약 1%인 14만명이다. 2022년 12월 여야는 2025년부터 금투세를 도입하는 대신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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