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어떤 조직문화를 만들 것인가?
A회사를 방문했다. 안내데스크의 여직원이 일어나 반갑게 인사를 하며 방문 부서와 담당자를 묻는다. 강의를 하러 왔다고 하니, “홍석환 강사님이냐?” 묻더니 담당자에게 연락을 취하며 잠시 옆 접견실에서 기다려달라고 한다. 잠시 후 담당자가 내려와 강의장으로 안내를 한다. 이동 중에 대상자의 변동 사항과 강의장 구조를 설명한다. 9시 강의인데, 5분 전 모든 참석자가 자리에 앉았다. 담당자는 간략하게 강의 목적, 중점 내용, 강사를 안내한다. 강의 중 질문이 많다. 모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기록한다. 옆 사람과 1분의 짧은 토론에 열심이다. 3시간 강의이기 때문에 50분 강의 10분 쉬는 시간을 가졌는데, 1분 전에 전원 자리에 앉아있다. 쉬는 시간에 메모지를 전하는 참석자가 있었다. 자신의 상황에 대한 애로사항을 적은 것이다. 강의 중 설명해도 좋은 내용이라 공유해도 되겠느냐 물으니 기꺼이 허락한다. 준비한 3영역의 주제 중 한 영역이 끝나고 질문 사항이 있냐 물으면 3~4명이 손을 든다. 질문 있는 분은 적어 달라고 하니 10명이 넘는다. 질문에 짧게 답변하고 다음 영역을 진행한다. 강의하는 것이 즐겁다. 몰입과 열정의 현장에 서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그들에게 자신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B회사를 방문했다. 정문 로비에 아무도 없다. 3층에 있는 교육장을 찾아갔다. 3층 문이 닫혀 있다.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는다. 문자를 남기고 3층 로비에 5분 정도 서 있는데 한 명이 나온다. 강의하러 왔다고 소개하고 교육장 안내를 부탁하니, 들어가 오른쪽에 있다고 한다. 문을 열어줘 들어가니 20분 전인 교육장에 아무도 없고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 담당자에게 교육장에 있다고 문자를 남기고 강의장 전체를 살폈다. 10분이 남지 않았는데 아무도 오지 않는다. 불안한 마음에 PC를 꺼내 셋팅하고 있는데 담당자가 온다. 인사를 나누고 준비를 마쳤다. 정시가 되었는데 30명의 참석자 중 절반이 오지 않는다. 담당자가 10분 후 시작한다고 일방적으로 말하고 교육장 밖으로 나간다. 10분이 지나도 담당자가 오지 않고 20여명이 자리에 앉아있다. 담당자에게 문자를 보내니 그냥 시작하라고 한다. 열정에 불타는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는 선수들은 힘이 솟는다. 하지만 전혀 반응이 없는 마치 끌려 나온 사람들처럼 차디 찬 분위기에서 경기를 하는 선수는 열기를 끌어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야만 한다. 말 한마디 없는 싸늘한 분위기에 누군가 구해 주길 바라는 목표와 의욕 없는 사무실에서 근무한다고 생각해 보자.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초 일류 기업, 좋은 조직문화를 만드는 6가지 질문
초 일류 기업의 직원들은 어떤 조직문화를 원할까? 한국 경영 인증원에서 심사를 하고 인증을 주는 일하고 싶은 회사의 조건을 살펴 보았다. 조직문화, 평가와 보상, 유연근무, 장기 근무를 위한 제도로 구성되어 있었다. 정말 일하고 싶은 회사는 어떤 모습일까? 멘티들에게 초 일류 기업의 조건을 물어 보았다. 이들이 대답하는 공통점은 3가지이다. 일에 대한 자부심, 직장 생활을 하며 부단한 성장, 일하는 즐거움이다. 초 일류 기업의 직원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전문가로 성장하기를 원한다. 일을 하며 지겹다, 하기 싫다는 생각보다는 하는 일을 즐기며 배우며 성과를 창출하려는 열정을 다한다.
멘티가 좋은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를 판단하는 6가지 비결을 전송했다. 보면 볼수록 이 곳에서 근무하면 즐겁고 성과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 지적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뛰어난 동료들이 있는가?
누군가 자신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때, 자극을 받고 기분이 좋아진다. 지금까지 생각하고 행한 행동에 다른 방식의 자극을 받게 되면 당황하기 보다는 지적 호기심에 즐거워진다.
둘째, 이곳에 있으면 동료와 함께 내가 성장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가?
구글의 직원들은 회사를 퇴직하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러 이유 중 으뜸은 주변 동료로부터 많이 배우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의 성장을 자극하는 상사와 동료가 있다면 그 깨달음과 배움이 금전적 보상보다 클 것이다.
셋째, 가족처럼 편안하고 웃음을 주는 동료들이 있는가?
우리가 직장생활하면서 몇 번 웃는가? 가장 일하고 싶지 않은 직장은 말 한마디 하지 않고 퇴근하는 직장일 것이다. 오늘 자신의 생일인데, 그 누구와도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점심도 혼자 먹고 싶지 않아 굶었다면 그 직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넷째,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곳인가?
잘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직원은 몇 명일까?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 그 일에 대한 전문가의 목표를 갖고 한 단계 한 단계 배움의 정도를 넓혀가면 얼마나 기쁘겠는가?
다섯째, 내가 일하고 싶은 만큼 일하면서 성과를 내도 되는 기업인가?
유연근무제를 운영하는 직원을 만났다. 아기 어린이 집 데려다 주고 10시에 출근하는 것이 기쁘다고 한다. 대학원을 다니기 위해 한 시간 빨리 출근해 저녁에 공부하러 간다고 한다. 9시 출근 6시 퇴근만 있던 회사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배려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기회를 주는 회사에 더 정이 갈 수밖에 없다.
여섯째, 서로가 존중하는 마음으로 감사 표현을 하는 곳인가?
신뢰가 있는 기업은 두가지 큰 특징이 있다. 자신의 역할을 알고 다한다. 서로 믿고 존중한다. 만나는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진정성을 갖고 배려한다. 이들은 출입문을 열고 뒤 따라오는 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며, 들어오는 사람은 고맙다는 말을 반드시 한다. 이들은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감사를 표하는 성숙도가 높은 모습을 보인다.
어느 회사에 근무하는가? 이곳에서 1년간 업적과 역량을 쌓고 다시는 이 회사가 있는 곳은 바라보지도 않겠다는 마음으로 출근하고 있는가? 이 곳에 근무하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하루하루 배울 점이 많고, 함께 근무하는 사람에게 감사하다고 생각하며 출근하는가? 결국 일하기 좋은 기업은 그 안의 구성원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 아닌가?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배드민턴협회 이사진도 등돌렸다...“올림픽 이후 악화일로, 김택규 회장 사퇴해야” - 매일경제
- “라오스서 1만4천원에 ‘숏타임’ 즐기고 왔다”…해외 성매매 후기 ‘경악’ - 매일경제
- “드디어 기아도 내놓는다”…정의선 야심작, 쏘렌토보다 더 다재다능한 아빠車 [카슐랭] - 매일
- 오늘의 운세 2024년 9월 23일 月(음력 8월 21일) - 매일경제
- “75·85·95년생은 억울해서 어쩌나”...한 살 차이로 연금보험료 150만원 더 낼판 - 매일경제
- 11살 연하 사귀는 44살 김종민...“직업은 대표님, 내년에 결혼한다” - 매일경제
- [단독] “꿈의 배터리를 손목에”…세상 확 바꿀 이 기술, 삼성이 만들었다는데 - 매일경제
- “돈 준다고 안낳아요”…출산 주저하는 한국인들, 최대 고민거리로 꼽은 이것 - 매일경제
- “동의 안하면 엘리베이터에 공개”…요즘 시끄러운 분당, 주민들 얼굴 붉히는 이유 - 매일경제
- GG 유격수 아메드 콜업한 SD, 김하성은 돌아오면 2루로 옮길 듯 [MK현장]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