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신동원도 투자한 인더케그, 수십억원대 투자 유치… “실적 개선 박차”

양범수 기자 2024. 9. 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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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제조기기 만드는 인더케그
유통업체로부터 29.5억원 투자 유치
지난해 신규 브랜드 ‘디브루’ 출시
맥주 기기 범용성 키우고 막걸리도 검토
내년 300개 입점 목표…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

수제맥주 제조기기를 만드는 인더케그가 수십억원대 투자를 받은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인더케그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뒤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된 업체다.

인더케그의 스마트 브루어리. /인더케그 제공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더케그는 이달 초 한 유통업체로부터 29억5000만원을 투자받았다. 해당 업체가 신사업을 목표로 인더케그의 신주 발행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다. 인더케그는 이달 초 이사회를 열고 발행 주식 수를 종전 52만주에서 111만주로 늘렸다.

인더케그는 2017년 설립 이후 꾸준히 투자를 유치하면서 증자를 단행해 왔다. 3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의 증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신동원 농심 회장이 투자했던 2023년 중순에는 14억8596만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했다.

당시 신 회장은 증자에 참여해 인더케그 지분 26.29%를 확보하면서 인더케그 최대주주에 올랐으나, 이번 증자에는 참여하지 않으면서 최대주주 지위는 상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시 투자한 지분은 유지하고 있다고 인더케그 측은 설명했다.

인더케그는 효모 캡슐과 맥즙을 발포·숙성해 맥주로 만들어주는 기기를 개발·판매하고 있다. 효모와 맥즙을 혼합해 숙성 탱크에서 제품으로 만드는 기존 제조 방식과 달리, 맥즙과 효모 캡슐만 매장에 공급하면 매장에서 제조 과정을 마무리해 소비자에 판매할 수 있다.

맥주 양조장의 발효를 위한 설비 투자나 시간을 아낄 수 있게 한다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CES에서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혁신상을 받았다. 당시 미국 진출을 위해 꾸린 조인트벤처 기업의 가치가 2억달러로 평가받기도 했다.

하지만,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할 만큼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애초 주류면허 발급 문제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2020년 주류 정의를 재규정하는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음에도 경영 상황은 아직 나아지지 않았다.

주류 면허 문제로 정상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없던 시기인 2019년 인더케그는 매출 2671만원, 영업손실 2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다 사업 진행이 가능해진 2021년 매출액은 9억1848만원으로 늘었으나, 영업손실은 31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지난해에는 7억원의 매출액과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인더케그는 2022년 설립자 강태일 전 대표를 비롯한 기존 경영진들이 물러나고 미국 변호사 출신으로 기업 자문 활동을 하던 김영복 현 대표를 전문경영인으로 선임했다. 인더케그는 새 대표 체제에서 실적 개선을 위해 신사업 준비와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다.

인더케그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현재 개발 중인 ‘주류 플랫폼’을 완성하고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인더케그는 지난해 말 신규 브랜드 ‘디브루’를 출시하고, 2세대 스마트 브루어리 개발을 시작해 내년 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주류 플랫폼은 새로운 스마트 브루어리를 기반으로 한 매장용 애플리케이션(앱)과 고객용 앱을 연동해 만든다. 플랫폼을 통해 고객은 매장의 여러 종류의 맥주 재고 확인과 맥주를 포함한 메뉴 주문이 가능해 진다. 점주는 고객의 주문을 판매시점정보관리시스템(POS)과 실시간 연동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2세대 기기에서는 범용성을 확대해 더 많은 업체가 효모와 맥즙을 쉽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해 고객의 맥주 선택 폭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인더케그는 스마트 브루어리가 ‘발효 기기’라는 점에 착안해 막걸리도 제공할 방안을 고안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75개의 고객사를 내년 300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김영복 인더케그 대표는 “주류 문화가 디지털화 돼가는 추세에 맞춰 인더케그는 수제맥주 제조 기기 생산을 넘어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 사업자로 나아갈 것”이라며 “새롭게 브랜딩을 한 만큼 마케팅 활동과 투자 유치 활동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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