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TSMC, UAE와 약 134조원 규모 반도체 공장 설립 논의”

WSJ 소식통 인용 보도…“UAE 국부펀드 ‘무바달라’ 자금 투입 방안 등 검토”
“성사 여부 미지수… 정제수 공급 기술적 장벽 직면 가능”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22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SMC 최고 경영진들이 최근 UAE를 방문해 향후 몇 년 내 UAE에 반도체 제조 복합시설을 건립하는 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1,2위인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가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형 반도체 제조공장을 건립하는 방안을 UAE 측과 각각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장 설립의 목표는 글로벌 반도체 생산을 늘리고, 제조사의 수익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칩 가격 하락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 시각)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TSMC 최고 경영진들이 최근 UAE를 방문해 향후 몇 년 내 UAE에 반도체 제조 복합시설을 건립하는 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번에 논의된 공장 규모는 현재 대만 내 TSMC 제조공장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첨단 공정이 적용된 시설에 필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이 새 반도체 제조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경영진도 최근 UAE에 고위 인사를 보내 해당 계획의 가능성을 두고 논의를 진행했다.

WSJ에 따르면, 이번 사업 규모는 1000억 달러(한화 약 134조원)가 넘는다. 공장 설립 프로젝트 자금은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를 중심으로 UAE 측이 투입하는 방안이 초기 논의 과정에서 타진 중이다.

무바달라 측은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가 인공지능(AI) 프로젝트 투자를 목표로 설립한 국영 투자기업 'MGX'가 반도체 생산시설을 투자 전략의 한 축으로 세우고 있다. 이들은 "전 세계 파트너들과 정례적으로 관련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UAE 반도체 제조시설 설립과 관련해 현시점에서 구체화한 계획은 없다고 부연했다. 무바달라는 지난해 말 기준 투자자산 규모가 3000억 달러(약 400조원)에 달하는 대형 국부펀드다.

WSJ은 공장 설립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기술적 장벽 등에 직면할 수 있어 실제 프로젝트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했다. 특히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대규모 정제수가 필요하고, 공장 운영을 담당할 UAE 내 전문인력이 부족한 점이 기술적 장애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이 신기술 반도체의 중국 유입을 우려하고 있는 점도 장애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와 관련해 WSJ은 TSMC와 삼성전자가 공장 설립 방안을 검토하며 UAE 시설의 반도체 생산 및 물류 과정을 미 정부가 감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바이든 행정부 관료와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WSJ에 "우리는 지난 2년간 UAE와 첨단 기술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협력해왔으며, 파트너십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