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고도 익숙한 방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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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무사히 보내고 가을 문턱에 티케팅을 하는 편이다. 휴가를 떠날 때 점점 중요해지는 요소는 ‘편리함’이다. 그리고 호텔만의 분명한 특징이 있을 것. 이런 기준을 만족시킨 올해의 휴가지는 ‘더 스탠더드 방콕’이었다. 오픈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궁금하던 곳. 다소 지친 상태로 도착한 ‘더 스탠다드 방콕’은 로비에서부터 생기를 전했다. ‘기준’이란 뜻의 ‘The Standard’ 단어를 뒤집어놓은 로고에서 전해지듯, 호텔 곳곳에서는 위트와 디자인 요소 그리고 강렬한 컬러 플레이가 느껴졌다. 엘레베이터에서는 셀카를 찍을 수밖에 없는 거울이, 로비에서는 디자이너의 작품과 미디어아트가, 공간 곳곳에서는 획일적이지 않은 색 조합이 남다른 에너지를 뿜어내었다.
호텔 안에서 모든 분위기와 장르가 소화 가능할 정도로 다채로운 레스토랑 라인업은 결정의 또 다른 이유이기도 했다. 2층에는 베이징덕, 딤섬 등 현지의 맛을 구현한 ‘모트(MOTT)32’가 자리 잡고 있었다. 로비 뒤편으로 이어진 4층의 ‘더 파를롤(The Parlor)’은 데이트부터 비즈니스 미팅까지 게스트들이 언제든 오갈 수 있는 올데이 다이닝으로 타이 푸드, 디저트, 드링크 등을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조식은 5층의 ‘더블 스탠더드(Double Standard)’로 향했다. 한국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호텔답게 한국어 메뉴판과 김치 메뉴가 별도로 준비되어 있었다. 로컬 푸드, 아시안부터 웨스턴 스타일까지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의 메뉴를 넉넉히 주문해 든든히 배를 채우는 것을 여행자의 미션이자 의무로 여기고 아침을 거르지 않았다. 저녁에는 같은 층의 ‘더 스탠더드 그릴(The Standard Grill)’을 찾았다. 한쪽 벽이 와인셀러로 가득 찰 정도로 와인 리스트가 나라별로 풍성했다.
뉴욕을 연상시키는 스테이크 하우스의 모든 코스가 만족스러워 ‘맛집’을 따로 검색하는 수고를 덜었다. ‘루프톱 바’를 찾는 일도 마찬가지였다. 76층에 자리한 ‘오호(OJO)’는 스페인 메뉴들을 적절히 현지화해 고기, 해산물, 채소 등 요리 선택의 폭이 넓고 도심을 내려다보는 압도적인 뷰 덕분에 파티나 프러포즈 공간으로 생동감이 넘쳤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멀리 나설 필요 없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78층으로 오르면 방콕 시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낭만적인 이름의 ‘스카이 비치(Sky Beach)’에 다다를 수 있었다. 호텔 밖으로 나설 이유가 없었다.
로컬 분위기를 가까운 거리에서
흠뻑 누리며 꼭 많은 것을 하거나 찾지 않아도 편한,
방콕이 지닌 에너지를 그대로 닮은 곳.
휴가를 떠났지만 K직장인이라면 서울에서의 연락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을 터. ‘워케이션’ 관점에서 ‘더 스탠더드 방콕’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호텔 그 어느 곳에서도 와이파이는 끊김이 없었고, 룸과 레스토랑 그 어디에나 노트북을 열기에 안정적인 테이블이 있었고, 앞쪽으로는 방콕 시내를, 뒤쪽으로는 올드타운을 품고 있어 호텔 내부와 외부 모두 효율적인 동선을 자랑했다. 로컬 분위기를 가까운 거리에서 흠뻑 누리며 꼭 많은 것을 하거나 찾지 않아도 편한, 방콕이 지닌 에너지를 그대로 닮은 곳. ‘더 스탠더드 방콕’에서의 여정은 낯설지만 익숙한 감정이 지배적이었다. 여러 번 방콕으로 떠났지만 가장 만족스러웠던 기억으로 남은 휴가를 돌아보며, 누군가 다시 ‘더 스탠더드 방콕’을 택할 것인지 묻는다면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 가자’고 답할 것이다.
Editor : 이아름 | Images : 해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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