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정말 가고 싶었지만" 5툴의 능력 갈고 닦았다…마침내 시작된 '야구는 여동건'의 시간

이종서 2024. 9. 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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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여동건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여동건은 "1군에 먼저 올라가서 좋은 점도 분명 있겠지만, 2군에서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도 나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들었다. 정말 1군에 가고 싶었지만,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급하게 올라가 허둥대기보다는 확실히 기본기를 잡고 갈 수 있게 준비하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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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경기, 8회초 두산 여동건이 안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09.22/
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경기, 8회초 두산 여동건이 안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09.22/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야구는 여동건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여동건(19·두산 베어스)은 2024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2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지명됐다.

서울고를 졸업한 그는 1m75로 큰 체구는 아니지만, 가지고 있는 재능이 좋아 '5툴 플레이어'로 기대를 받았다. 두산 내야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일으킬 자원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여동건이 1군에 모습을 보인 건 확대엔트리가 실시된 지난 1일. 이승엽 두산 감독은 여동건의 빠른 발에 주목하며 대주자 등 역할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곧바로 기회도 왔다. 1일 잠실 롯데전에 연장 11회말 양의지의 출루 이후 대주자로 1루를 밟았다. 2사 후 도루를 성공하며 자신이 맡은 바 임무도 다했다. 비록 이후 안타 때 홈까지 들어오다가 외야수의 정확한 송구에 아웃이 되기도 했지만, 확실히 1군에서의 쓰임새를 증명했다. 이후에도 꾸준하게 교체 출전한 그는 지난 21일 LG전에서는 첫 득점을, 22일에는 LG 함덕주를 상대로 첫 안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키움의 경기. 5회 2루 도루를 성공시키고 있는 두산 여동건.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9.16/

여동건은 "2군에서 연습할 때에는 계속해서 개선해야 할 부분에 신경을 썼다. 경기에 나가서는 나름대로 결과도 내보려고 했고, 팀에 필요한 플레이도 하면서 준비를 했다. 또 1군에 언제 갈지는 몰라도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미지 트레이닝도 많이 했다"고 준비 과정을 이야기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희망과 좌절을 모두 경험했다. 6월과 7월 월간 타율이 1할대에 그칠 정도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8월에는 월간 타율이 3할3푼8리로 반등에 완전히 성공했다.

여동건은 "코치님들께서 자신 있게 하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사실 프로에 와서 자신감이 없기도 했는데, 코치님들 이야기를 들으며 '일단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전투력 있게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이야기했다.

함께 입단한 1순위 지명 김택연을 비롯해 서울고 동기인 전준표(키움) 등이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극을 받을 법도 했지만, 여동건은 '자신의 시간'을 기다렸다. 여동건은 "1군에 먼저 올라가서 좋은 점도 분명 있겠지만, 2군에서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도 나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들었다. 정말 1군에 가고 싶었지만,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급하게 올라가 허둥대기보다는 확실히 기본기를 잡고 갈 수 있게 준비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픈 곳 없이 꾸준하게 좋아지는 모습이 스스로도 느껴졌다. 욕심내면서 운동도 많이 하고 적응을 하니 좋은 거 같다"고 했다.

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경기, 8회초 두산 여동건이 안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09.22/

마침내 찾아온 1군의 기회. 여동건은 자신보다는 팀을 생각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는 "나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1군에 있는 동안은 무조건 팀에 도움이 되는 게 목표다. 대수비든 대주자든 선배님들과 같이 있고, 좋은 플레이를 보면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은 1군에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2군에서 주로 유격수로 나섰다고 밝힌 그는 '포스트 김재호'를 꿈꿨다. 동시에 리그 최고의 유격수 계보를 잇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여동건은 "김재호 선배님의 계보를 잇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야구는 이종범'이라는 말이 있듯, '야구는 여동건'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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