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 "사비로 슈트 제작까지…공진단으로 불려 행복" [N인터뷰]②

장아름 기자 2024. 9. 2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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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윤은 지난 22일 50회로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극본 김사경 / 연출 홍석구 홍은미)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남겼다.

'미녀와 순정남'은 하루아침에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된 톱배우와 그녀를 사랑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초짜 드라마 PD의 '산전수전 공중전' 인생 역전을 그린 파란만장한 로맨스 성장 드라마다.

'미녀와 순정남'은 "미녀와 집착남" 혹은 "공진단 드라마"로 불릴 만큼, 악역 고윤의 강렬한 캐릭터로도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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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종영 KBS 2TV '미녀와 순정남' 주연 공진단 역
고윤 / 얼리버드 엔터테인먼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고윤은 지난 22일 50회로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극본 김사경 / 연출 홍석구 홍은미)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남겼다. '미녀와 순정남'은 하루아침에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된 톱배우와 그녀를 사랑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초짜 드라마 PD의 '산전수전 공중전' 인생 역전을 그린 파란만장한 로맨스 성장 드라마다. 고윤은 극 중 그룹 후계자 자리를 노리는 엔젤투자 대표 공진단 역을 맡았다.

'미녀와 순정남'은 "미녀와 집착남" 혹은 "공진단 드라마"로 불릴 만큼, 악역 고윤의 강렬한 캐릭터로도 주목받았다. 공진단은 톱스타 박도라(임수향 분)를 향한 집착을 보여주다 그를 위기로 몰아넣었고, 박도라가 기억을 잃고 김지영으로서의 삶을 살게 되는 과정에서도 갖은 훼방으로 시청자들에게 분노를 안겼다. 고윤은 "그 모든 장면이 감사할 뿐"이라며 시청자들에게 임팩트를 남길 수 있었음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고윤은 지난 2011년 데뷔 후 올해 '미녀와 순정남'을 비롯해 tvN 월화드라마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과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화인가 스캔들'에서도 활약하며 2024년을 새로운 필모그래피로 꽉 채웠다. 그는 실제 이름보다 드라마 캐릭터 이름으로 불리는 배우 계보를 잇게 돼 기쁘다면서 "공진단으로 불려 진짜 행복하다"고도 털어놨다. 데뷔 13년 만에 인생 캐릭터를 만난 고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윤 / 얼리버드 엔터테인먼트

<【N인터뷰】 ①에 이어>

-재벌가 캐릭터이다 보니 외적으로 고민한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감독님께서 가장 신경 쓰셨던 게 헤어 스타일이었다. 이번에 감독님이 마음에 드시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 헤어 스타일을 총 12번을 바꿨다. 시안이 12개이다 보니 나중엔 머리가 빠지기도 했는데 그렇게 시도해 본 게 나중에 결국 도움이 됐다. 50부작이다 보니까 중간에 스타일링 변화가 있어야 하는 시점이 두 번 있었는데, 시간 단축이 됐었다. 패션은 요즘 와이드 팬츠가 유행한다고 해서 와이드룩으로 갔었는데, 감독님께서 화면을 보시고 정석으로 가자고 하셨다. '존 윅4'에 나오는 악역 배우분 슈트가 예뻐서 사진을 다 스크랩 해서 양복점에 가서 똑같이 맞췄다. 7벌 정도를 사비로 맞췄는데 그만큼 절실했다. 작가님께서 '우리 드라마에서 옷을 잘 입어야 하는 역할은 너밖에 없으니 시청자가 진단이를 봤을 때 옷 보는 재미가 있었으면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진짜 사명감을 갖고 정장 샵도 네다섯 군데를 다니며 수소문해서 스타일을 바꿨는데 반응이 오더라.

-이번 작품에서 유달리 작품에 대한 준비성이 남달랐던 이유가 있나.

▶배우가 준비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이거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을 했다. 연기한 지 10년이 됐는데 이번 역할로 어필을 하지 못하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특히 요즘 작품이 점점 줄어가는 추세 속에서 무조건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했다. 어떻게든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임수향과 이전에 작품을 함께 하기도 했는데 이번 호흡은 어땠나.

▶첫 작품에서 임수향 씨 부하 역할로 데뷔를 했다. '아이리스2'에서 조직 말단 테러리스트 역할로 데뷔를 했었고, 5년 뒤 '크리미널 마인드'에선 제가 수사관이 됐고, 임수향 씨가 범죄자로 나왔었다. 그래서 농담으로 '이번엔 짝사랑하는 역할로 만났으니까 5년 뒤엔 진짜 상대역으로 만나자' 했더니 웃더라. 5년 주기로 한 번씩 만나서 희한한 인연인데 '그때까지 꼭 살아남자'고 했다.(웃음) 연기도 너무 잘하고 현장에서의 자세도 너무 프로페셔널 해서 꼭 다시 만나고 싶다.

-임수향은 1인 2역이기도 했는데 지켜보면서 어땠나.

▶임수향 씨와 연기 선생님이 같다. 선생님 수업을 잡으려고 하면 '수향 씨가 잡았다'고 할 정도로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는 걸 안다. 현장에서 늘 이어폰을 꽂고 충청도 사투리를 연습하고 있고, 네이티브 충청도 배우분이 녹음해 주신 걸 달달 외워서 24시간 그 역할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이 캐릭터를 어떻게 살릴지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고 '진짜 훌륭한 친구구나' 했다.

-극 중에서 대립한 지현우와 호흡은.

▶형은 제가 여태까지 만나본 남자 선배분들 중 제일 매너가 좋으셨다. 현우 형이 참 배려심과 이해심이 넓은 사람이고 자기 상황을 남들에게 요구하지 않는 사람이라 이번 현장은 특히나 행복했다.

-주말극서 선배들과 호흡에서 배운 점은.

▶차화연 선배님과 많이 붙었는데 대사를 맛있게 살리시는 걸 보고 힌트를 많이 얻었다. 시청자분들이 드라마 최대 빌런이 공진공진단이냐 백미자(차화연 분)냐시는 걸 보고 '선배님을 캐치해서 따라 한 게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님은 노멀한 대사를 어떻게 저렇게 표현하시지 싶을 정도로 맛있게, 창의력 있게 표현하셔서 많이 배웠다. 가끔 방송을 보면서 대본을 같이 보는데, '이 대사를 저렇게 살렸구나' 싶었을 때 제일 놀라웠던 분은 차화연 선배님이셨다.

고윤 / 얼리버드 엔터테인먼트

-드라마 결말은 만족하나.

▶작가님께서 시청자 반응을 보시는 것 같다. '진단이가 흠씬 맞았으면 좋겠다' 하니까 30부부터는 매회 항상 맞았다. 임수향 씨부터 박상원 선배님, 차화연 선생님 등 다 맞았고 모든 배우들의 손맛을 한 번씩 다 봤다. 나중에는 선배님들이 '윤아 또 때려야 해 미안해, 일부러 반지 빼고 왔어'라고도 하셨다. 그런데도 이걸 모르시는 걸 보면 분이 안 풀리신 것 같더라.(웃음) 시청자분들이 꼭 진단이가 감방에 갔으면 한다 해서 결국엔 감방에 갔다. 이런 과정이 시청자분들과 호흡하는 느낌이었다.

-배우로서 주말극의 매력은 무엇인 것 같나.

▶호흡인 것 같다. 요즘엔 다 사전 제작이다 보니 미리 만들어놓고 세일즈를 하는데 시청자 반응을 즉각적으로 모아서 집필을 하시니까 무슨 대본이 나올까 기대가 돼서 너무 재밌었다. 하반신 마비 사고도 대본으로 나왔을 때 수향 씨한테 '미안해요'라고 했다.(웃음)

-이번 작품과 전작 '화인가 스캔들'까지 악역으로 강렬하다 보니 다음 작품에 대한 고민도 있나.

▶이번에 얻어가는 가장 큰 힘인 것 같은데, 업계 감독님들께서 제가 장르물로만 특화됐다고 평가를 해주셨었다. 이번에 로맨틱 코미디도 잘할 것 같다는 반응이 생기면서 큰 수확을 얻게 된 것 같다.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렸다는 점에서 다른 장르도 해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가 크다.

-올해 다작으로 활약을 보여줬는데, 돌이켜봤을 때 어떤가. 특히 '공진단' 석 자로 이름을 잃었다는 반응이 많을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각인됐다.

▶다른 작품들도 참 감사했지만 공진단이란 역할을 맡은 것이 너무 감사하고 큰 자부심도 있다. 특히 작가님께 제일 감사드린다. 역할 이름 자체가 너무 기억하기 쉽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지어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이젠 고윤 하면 '아! 걔!' 하시면서 공진단으로 불러주시는데 진짜 행복하다. 다음 작품 오디션을 볼 때도 '공진단을 했었다'고 소개하면 이야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 같다. 윤유선 선배님도 추석 특집 예능을 찍으셨는데 김구라 선배님께서 우리 드라마를 '공진단 그 드라마'라고 하셨다더라. 다른 이름보다 공진단 이름을 언급해 주셨다고 해서 진짜 감사했다.

-KBS 주말극은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많이 타는 드라마 중 하나이기도 하다. 수상도 기대하나.

▶저는 이미 상을 받은 느낌이다. 하지만 수향 씨가 너무 고생이 많았기 때문에 꼭 상을 받았으면 한다. 이번 드라마에서 안 해본 게 없었다. 톱스타 역할을 했다가 산골에 갔다가 하반신 마비가 됐다가 진짜 대단한 것 같다. 꼭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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