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 "공진단 악행? 모든 장면 감사할뿐" [N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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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윤은 지난 22일 50회로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극본 김사경 / 연출 홍석구 홍은미)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남겼다.
'미녀와 순정남'은 하루아침에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된 톱배우와 그녀를 사랑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초짜 드라마 PD의 '산전수전 공중전' 인생 역전을 그린 파란만장한 로맨스 성장 드라마다.
'미녀와 순정남'은 "미녀와 집착남" 혹은 "공진단 드라마"로 불릴 만큼, 악역 고윤의 강렬한 캐릭터로도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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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고윤은 지난 22일 50회로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극본 김사경 / 연출 홍석구 홍은미)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남겼다. '미녀와 순정남'은 하루아침에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된 톱배우와 그녀를 사랑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초짜 드라마 PD의 '산전수전 공중전' 인생 역전을 그린 파란만장한 로맨스 성장 드라마다. 고윤은 극 중 그룹 후계자 자리를 노리는 엔젤투자 대표 공진단 역을 맡았다.
'미녀와 순정남'은 "미녀와 집착남" 혹은 "공진단 드라마"로 불릴 만큼, 악역 고윤의 강렬한 캐릭터로도 주목받았다. 공진단은 톱스타 박도라(임수향 분)를 향한 집착을 보여주다 그를 위기로 몰아넣었고, 박도라가 기억을 잃고 김지영으로서의 삶을 살게 되는 과정에서도 갖은 훼방으로 시청자들에게 분노를 안겼다. 고윤은 "그 모든 장면이 감사할 뿐"이라며 시청자들에게 임팩트를 남길 수 있었음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고윤은 지난 2011년 데뷔 후 올해 '미녀와 순정남'을 비롯해 tvN 월화드라마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과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화인가 스캔들'에서도 활약하며 2024년을 새로운 필모그래피로 꽉 채웠다. 그는 실제 이름보다 드라마 캐릭터 이름으로 불리는 배우 계보를 잇게 돼 기쁘다면서 "공진단으로 불려 진짜 행복하다"고도 털어놨다. 데뷔 13년 만에 인생 캐릭터를 만난 고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드라마를 마무리한 소감은
▶성인 배우들 촬영을 2월에 시작해서 7개월 동안 찍었는데 너무 시원섭섭하다. 더했으면 좋겠는데 벌써 끝나서 믿기지 않는다.
-주말드라마라 주변 반응이 피부로 느껴졌을 것 같은데, 어땠나.
▶50부작이고 6개월간 방송을 하다 보니 하나의 반응이 있지 않았다. 초반 10부까진 "너무 나빴다" "너무 싫다"고 하시다가 중반 넘어오니까 "귀엽다" "코미디 연기를 재밌게 잘한다"고 해주시다가 40부 지나서는 "불쌍하다" "짠하다" 등 굴곡을 타듯 반응이 있어서 신기하고 재밌었다.
-주변 지인과 가족은 어떤 반응을 보여줬나.
▶재밌는 일화가 있었다. 47, 48부에 임팩트 있는 신이 많았어서 가족들에게 "이번 주에 나 많이 나오니까 많이 봐달라"고 했는데 어머니가 "너 이제 공진단이 아니라 진진단이어서 보기가 싫다"고 하셨다.(웃음) 어머니 입장에서는 아들이 끝까지 재벌가 아들로 나왔으면 하셨나 보더라.
-작품 들어갈 때는 어떤 반응을 기대했었나.
▶연기를 10년 정도 했는데 인지도가 약한 편이라 생각했었다. KBS 주말극에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기쁨이 그거였다. '이제 좀 많은 대중분들이 내 얼굴과 이름 매치가 가능하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 목표가 어느 정도 이뤄져서 너무 감사하다. 이게 주말극의 큰 힘인 것 같다. 중장년층, 특히 여성 시청자분들께서 바로 알아봐 주셔서 감사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작품 상황에 이입한 시청자들도 많았을 것 같다.
▶한번은 한 아파트 상가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한 아주머님과 따님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셨다. 그 다음에 악수를 해달라고 하셔서 악수를 해드렸는데 우시더라. '너무 팬이다'라고 하셨는데 저는 그때 나훈아 선생님 정도 돼야지 우는 팬을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다. 손 한번 잡았다고 우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진짜 KBS 주말극의 힘이구나' 했다. 처음엔 (악역이라) 무서워서 우는 거 아니냐고 했었는데 (팬분의) 떨림이 느껴져서 감사했다.
-오랜만에 출연한 주말극이었는데.
▶예전에 MBC 주말극으로 '부잣집 아들'에 특별출연했었는데 그 작품이 MBC 최창욱 국장님 작품이었다. 최창욱 국장님 아내 분이 임예진 선배님이신데, 이번에 임예진 선배님과 함께 작품을 하게 됐다. 선배님께서 '남편이 너 때문에 '미녀와 순정남'을 챙겨보고 있다'며 '연기 많이 늘었다고 칭찬하더라'고 말씀해 주셨다.
-'미녀와 순정남' 출연 계기는.
▶오디션을 봤다. 최종 면접이 집 앞 KBS 별관에서 진행됐는데 당시 샵도 안 가고 옷장에 있는 옷 중 제일 밝은 옷을 입고 갔다. 당시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늘 가는 와플 가게에서 와플을 사 갔다. 와플도 비싼 게 아니었고 여덟 분 정도 계시겠지 해서 8개 정도 사 갔는데, 가보니보니 연출팀이 20명 정도 앉아계시더라. 놀라서 '이걸 누구 코에 갖다 붙이지' 했는데 그 모습이 여유로워 보였다더라. 오디션장에 긴장해서 오지 집 앞에 마실 나가듯 오지 않으니까 작가님께서 저를 보시자마자 여유로워 보였다며 '공진단 같다'고 생각하셨다더라. 그게 신선한 충격을 드린 것 같다.
-공진단에 어떻게 접근하려 했나.
▶이런 중요한 역할은 처음 맡다 보니 미팅을 여러 번 했다. 작가님, 감독님 따로 미팅을 했었는데, 작가님은 '발리에서 생긴 일' 조인성 선배님을 모티브로 제시하셨고, 감독님께서는 '청춘의 덫' 전광렬 선배님을 벤치마킹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둘 역할은 한 1만 광년 떨어져 있는 역할이어서 너무 헷갈리더라. 김혜선 선배님과 모자간의 케미를 준비해 가면 감독님께서 마초스럽게 해달라고 디렉션을 주셨고, 작가님은 말랑말랑해야 한다고 남들이 봤을 때는 바퀴벌레 한 쌍같이같이 보이지만 두 사람은 서로 죽고 못 사는 이런 사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10부까지 갈팡질팡했는데 차화연 선배님께서 '10부까지는 원래 캐릭터를 잡아가는 과정이니 흔들리지 말고 네 것 해'라고 해주셨는데 그 말이 확 와닿았다. 그래서 도망가는 박도라를 쫓아가는 장면에서 슬라이딩으로 자빠지는 연기를 했다. 촬영팀에만 이야기 해둔 연기였기 때문에 스태프들이 다 놀라서 달려왔다. 스태프들이 놀라서 걱정하는 말도 오디오에 다 들어갔는데도 그 장면이 쓰였다. 이전에는 혼나서 얼어있었는데 그때부터 '그냥 내 마음대로 하면 되겠구나' '그냥 이거다' 싶어서 긴장이 확 풀렸고, 훨씬 부드럽고 자유롭게 연기했다.
-코미디와 정극을 오가는 연기 밸런스를 잡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시청자분들이 댓글로 '공진단 나오는 게 기다려진다' '쟤 나오면 웃기다' '포켓몬스터 로켓단 악당 같다'는 반응을 듣고 행복했고 기뻤다. 또 많이 듣던 얘기가 '밉상인데 밉지가 않다'는 반응이었는데 '비록 조연이지만 내가 나오는 걸 기다리게 해야겠다' 싶어서 코미디를 조금 더 준비해 가기도 했다.
-공진단의 악행에 공감하기 어려운 적이 있었나.
▶그동안 다양한 역할을 많이 했는데 그게 다 결국엔 쓰임이 있더라. '화인가 스캔들' '가문의 영광' '시지프스' 등 작품이 결국엔 자양분이 됐고, 그 덕에 수월했다. 시청자분들이 댓글로 '공진단 나오는 게 기다려진다' '쟤 나오면 웃기다' '포켓몬스터 로켓단 악당 같다'는 반응을 듣고 행복했고 기뻤다. 또 많이 듣던 얘기가 '밉상인데 밉지가 않다'는 반응이었는데 '비록 조연이지만 내가 나오는 걸 기다리게 해야겠다' 싶어서 코미디를 조금 더 준비해 가기도 했다.
-박도라에 대한 공진단의 마음은 뭐라고 생각했나.
▶제목 자체가 힌트였던 것 같다. '미녀와 순정남'이라는 게 꼭 '박도라와 고필승'이 아니고 이 드라마에 나오는 남자 캐릭터들은 전부 다 순정남 같더라. 공진택(박상원 분)도 순정남이고, 공진단도 박도라였다가 김지영이었다가 다시 박도라가 된 한 인물만 사랑하고 매달렸다. 모든 인물들이 다 순정남이어서 나름대로는 로맨스라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
<【N인터뷰】 ②에 계속>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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