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빅컷’ 카드 이후 금융시장

한겨레 2024. 9. 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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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컷'(0.5%포인트 인하)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인하 사이클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미 연준의 빅컷이 미국 등 주요국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지만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아직 제한적이다.

국내 금리정책이 미 연준의 빅컷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자금의 부동산시장 쏠림 현상이 더욱 확산할 수 있고 이는 국내 경기와 자산시장의 잠재적 위험을 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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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박상현의 경제수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년 반 만의 기준금리 인하 방침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 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AFP 연합뉴스

‘빅컷’(0.5%포인트 인하)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인하 사이클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베이비컷(0.25%포인트 인하)을 예상했던 시장 예상을 깨는 공격적 금리 인하 행보를 시작했다. 미 연준이 빅컷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엄밀하게 말해 손해 볼 것이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빅컷 단행 시 금융시장이 가장 우려했던 것이 경기침체 우려 자극이었다. 그러나 현재 미국 경제 상황과 전망을 보면 침체 국면에 당장 진입할 가능성은 작다. 따라서 미 연준의 빅컷은 경기침체 우려 자극보다 경기 연착륙의 방어막을 단단하게 해줬다는 인식을 시장에 던져주는 효과를 줄 공산이 높다. 더욱이 미 연준은 이번 빅컷으로 정책 실기의 멍에에서도 자유로워졌다. 2022년 금리 인상 시 실기 논란으로 큰 상처를 입었던 미 연준 입장에서 깜짝 빅컷이 실기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비장의 카드 역할을 했다. 미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 이슈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미 대선 직후 열릴 예정인 만큼 조기 빅컷을 단행하면서 미 연준은 정치적 논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이다.

빅컷의 이유와 상관없이 관심은 주식시장 등 각종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인데 결론적으로 이번 빅컷은 미국 경기 연착륙 기조는 물론 금융시장에도 긍정적 재료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이미 다우지수 및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빅컷에 화답하듯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고 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큰 폭으로 반등했다. 특히 미 연준이 연말까지 0.75%포인트 이상의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잠시 주춤했던 기술주 랠리가 재차 상승 탄력을 받을 여지가 크다.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인공지능(AI) 등 혁신 사이클에 대한 글로벌 자금의 투자 열기를 자극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는 현상이 달러화와 비트코인 가격의 동반 강세이다. 빅컷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던 달러화 반등과 비트코인 가격 급등 현상은 미국 경기 연착륙과 기술혁신 사이클에 대한 글로벌 자금의 신뢰를 반영하는 것이다.

미 연준의 빅컷이 미국 등 주요국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지만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아직 제한적이다. 반도체 사이클 정점 논란도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지만 국내의 경우 금리인하 기대감에 따른 자금 흐름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주가 반등을 제한하고 있다. 즉 금리인하 기대감에 기반을 둔 자금이 주식시장보다 부동산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내수 경기 흐름을 고려할 때 한국이 미국보다 선제로 빅컷을 단행하는 것이 맞지만 예상치 못한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시장 과열현상은 통화정책 딜레마를 가중하는 동시에 국내 경기와 주식시장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국내 금리정책이 미 연준의 빅컷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자금의 부동산시장 쏠림 현상이 더욱 확산할 수 있고 이는 국내 경기와 자산시장의 잠재적 위험을 키울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이 미국과 동조화 추세를 보이면서 랠리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금융안정 리스크를 조기에 해소하는 정책 카드가 필요하다.

IM 증권 전문위원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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