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협회 '김택규회장 불신 운동' 확산하나…부회장단에 이어 이사회도 반발 여론 확산, 협회 반박 보도자료가 도화선

최만식 2024. 9. 2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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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계가 대한배드민턴협회 수뇌부에 대한 불신임 운동 확산으로 요동치고 있다.

이에 이사회의 젊은 이사들을 중심으로 "김 회장 개인의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협회 명의의 보도자료를 발표한 것은 배드민턴계 대표기구인 협회를 모독하는 것이다", "내용을 보면 협회 전체 구성원의 의견이 아니라 부실 행정 책임이 있는 일부 수뇌부의 항변에 불과하다"는 등 불만이 속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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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개막 직전에 열린 배드민턴협회의 제91차 이사회. 사진제공=대한배드민턴협회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배드민턴계가 대한배드민턴협회 수뇌부에 대한 불신임 운동 확산으로 요동치고 있다. '안세영 작심발언' 사태를 계기로 협회의 부실행정·비리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김택규 회장 등 사무처 수뇌부의 책임지는 행동을 촉구하는 내부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22일 스포츠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협회 부회장단이 최근 김 회장-김종웅 전무-박계옥 감사의 동반 사퇴를 촉구한 이후 이사회에서도 김 회장 등 책임자들의 퇴진을 요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급상승하고 있으며 이사들간 의견 교환이 물밑에서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3일 협회 부회장단 6명 중 김중수 최정 신영민 김영섭 등 4명의 부회장은 '대한배드민턴협회 정상화를 위한 협회 임원단 동반 사퇴 촉구문'을 발표하고 "협회의 정상화를 위해, 책임있는 행동과 리더십이 필요한 만큼 김 회장-김 전무-박 감사의 동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협회 내부에서 처음 나온 '자정 행동'이었다.

(영종도=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7일 귀국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에 동행한 김 회장은 선수단보다 먼저 돌아왔다. 2024.8.7 xyz@yna.co.kr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협회 임원 현황 직제표상 부회장단은 회장 다음으로 권력 서열 2위에 해당한다. 같은 임원단에 속하는 이사회는 총 30명으로 엘리트, 생활체육,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는 협회의 주요 정책을 의결하고, 임원에 대한 해임건의안도 상정할 수 있는 핵심 의결기구다.

그동안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입장을 취했던 이사회가 부회장단 성명 발표 이후 동참하는 분위기로 요동치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는 협회가 발표한 반박 보도자료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부회장단 성명이 나온 후 7시간 만인 13일 오후 10시40분쯤 '문체부의 배드민턴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한 협회의 입장문'을 내고 문체부의 중간 조사에 대한 반박과 일부 미흡한 행정에 대한 향후 개선안을 밝혔다. 여기서 협회가 특히 강조한 것은 "명확한 근거없이 한 개인을 횡령·배임으로 모는 것은 명확한 명예훼손으로 향후 법적인 책임을 따질 것"이라는 요지의 경고였다.

문체부 조사에 대한 해명 형식이었지만 이례적으로 밤늦게 보도자료를 기습 배포한 데다, '명예훼손 법적 대응'을 언급한 것으로 볼 때 부회장단 성명에 대한 반발도 담겨 있다는 게 주변 배드민턴계의 해석이다.

이에 이사회의 젊은 이사들을 중심으로 "김 회장 개인의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협회 명의의 보도자료를 발표한 것은 배드민턴계 대표기구인 협회를 모독하는 것이다", "내용을 보면 협회 전체 구성원의 의견이 아니라 부실 행정 책임이 있는 일부 수뇌부의 항변에 불과하다"는 등 불만이 속출했다고 한다.

이사 A씨는 "협회에는 회장과 사무처만 있는 게 아니다. 이사회, 대의원회, 분과위원회, 산하 연맹 등 많은 조직과 구성원이 있다. 배임·횡령 의혹은 정부(문체부)의 엄정한 조사 결과 일부 개인에게 제기된 것이다"면서 "의혹 제기에 대한 엄포를 놓기 위해 협회 구성원 전체의 의견인 양, 협회 명의로 입장문을 발표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 협회가 '김택규 방탄용'으로 전락하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문체부의 중간 조사 발표(10일)가 나온 이후 첫 입장문인 데도, 선행돼야 할 반성과 사과 표현은 전무한 가운데 일부 해명한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을 왜곡했거나 불리한 쟁점을 누락했다는 사실 등으로 인해 이사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 협회 임원단 관계자는 "부회장단에 이어 이사회도 어떤 형태로든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회장 불신임 운동 확산으로 비화될 우려가 크다"고 전망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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