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도 ‘호남행’…재·보선 경쟁 본격화
내년 지방선거 전초전 의미 커…혁신당과 ‘텃밭 대결’
지역 여론조사 영광군수 ‘접전’…민주당, 총력전 돌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16 재·보궐선거 지역을 돌며 본격 지원사격에 나선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호남 한달살이’에 이어 이 대표까지 현장에 뛰어들면서 재·보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 대표는 23일 전남 영광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영광군수 재선거에 나선 장세일 후보, 곡성군수 재선거 조상래 후보와 정책협약식을 할 예정이다. 24일에는 전남 곡성에서 현장 민심을 청취한다. 이어 25일에는 부산을 찾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김경지 후보 지원에 나선다. 이 대표는 당초 박찬대 원내대표와 함께 21일 인천 강화를 방문해 강화군수 보궐선거를 지원하려 했으나 폭우 피해 등으로 순연했다.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부산 금정구와 인천 강화는 민주당 등 야당의 취약지역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전통적 지지 기반이 강한 영광과 곡성에서 혁신당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표는 지난 13일부터 호남 한달살이를 진행 중이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도 속속 지역으로 내려가 선거전에 가세하고 있다. 황명선 민주당 10월 재·보선 지원단장에 따르면 호남이 고향인 한준호 최고위원과 전남 해남·완도·진도를 지역구로 둔 5선 박지원 의원 등이 지역에서 한달살이를 시작했다.
민주당은 연일 혁신당에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국가적 중대 시기에 국민적 관심사의 국회 의결에 빠지는 소탐대실은 엄히 비판받아야 한다”며 지역으로 내려간 혁신당 의원들의 채 상병 특검법 본회의 표결 불참을 지적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영광 인구는 약 5만1000명, 곡성은 약 2만7000명이다. 이같이 작은 규모의 선거에 원내 170석을 보유한 거대 야당이 공을 들이는 이유는 그 의미를 무시할 수 없어서다.
10월 재·보선은 총선 이후 지역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첫 선거이자 2026년 지방선거의 전초전으로도 불린다. 지난 총선에서 ‘지민비조’를 외치며 상생관계를 유지했던 민주당과 혁신당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맞붙는 선거이기도 하다. 특히 민주당 입장에선 이재명 2기 체제가 출범한 후 치러지는 첫 선거다.
민주당 지도부가 총력전을 펴는 데는 지역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영광 지역 언론 3개사(남도일보,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뉴스1 광주·전남본부)가 공동으로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과 혁신당은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접전 상태다. 장현 혁신당 후보는 30.3%, 장세일 민주당 후보는 29.8%로 집계됐다. 같은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7.3%, 혁신당 34.3%로 오차범위 내에서 1·2위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혁신당은 한 달 전부터 올인을 하지 않았나. 민주당도 이제 지역위원회가 속속 합류하고 있다”며 “(승리가) 크게 어렵지 않다”고 했다. 반면 혁신당 관계자는 “그동안은 마음에 안 들어도 민주당을 찍을 수밖에 없었는데, 호남 민심을 배신하지 않을 정당이 처음 나온 것”이라며 “‘민주당을 정신 차리게 해줄 수 있는 정당에 기회를 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군민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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