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고수'들의 모의재판…"배심원으로 초대합니다"
27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개막
남명렬·강신구·김명기 등 출연
서울시극단이 오는 27일부터 10월 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선보이는 연극 ‘트랩’에 출연하는 배우들 이야기다. ‘트랩’은 우연히 벌어진 모의재판에서 인간의 숨은 죄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블랙코미디물로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극단의 하반기 첫 작품이다.
‘트랩’은 스위스 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단편소설 ‘사고’(Die Panne)를 각색해 만든 작품이다. 기괴하고 과장된 전개로 부조리한 현실을 부각하는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특유의 색채가 가장 잘 반영된 작품으로 꼽힌다. ‘새들의 무덤’으로 제45회 서울연극제에서 대상을 받은 하수민이 연출을 맡아 서울시극단의 연극으로 무대에 올린다.
섬유회사에서 판매 총 책임자로 일하는 트랍스가 출장길에서 자동차 사고를 당하면서 극의 서막이 열린다. 트랍스가 시골 마을에서 지내는 전직 판사의 집에서 열리는 모의재판에 피고로 참여하게 되면서 기이한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
모의재판의 중심을 잡는 전직 판사인 집주인 역은 50년 연기 경력을 자랑하는 남명렬이 맡는다. 남명렬은 “판을 깔고 키우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재판을 한층 더 재미있고 풍성하게 만들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남명렬이 서울시극단 작품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눈길을 끈다. 그는 “인프라가 좋은 연습 환경 속에서 작품을 준비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며 “설레는 마음으로 연습에 임하며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랍스 역으로는 최근 연극 ‘햄릿’에서 남명렬과 호흡을 맞추며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김명기가 나선다. 김명기는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던 선배 배우들과 같은 작품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라며 “모의재판을 통해 삶을 돌아보게 되는 미묘한 심경 변화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데 연기의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등장인물들이 와인 파티를 즐기며 모의재판을 벌인다는 점도 작품의 특징 중 하나다. 향연이 무르익을수록 주인공의 죄 또한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다. 남명렬은 “코스 요리처럼 나오는 음식과 고급 와인처럼 꾸민 음료를 실제로 먹고 마시며 연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음식을 섭취하는 가운데 섬세한 타이밍에 맞춰 대사를 내뱉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또한 소소한 재미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트랩’은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은 고찰을 담은 작품이다. 가변형 블랙박스 공연장인 S씨어터의 특성을 살린 객석 배치로 배심원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며 관객의 몰입도를 높일 예정이다. 남명렬은 “놀이로 시작한 모의재판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가 작품의 가장 큰 주제”라면서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 만큼 관객이 물음표를 품고 ‘왜’라는 생각을 하며 극장을 나서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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