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최 합치면 김도영”…꽃감독의 한 줄 요약
2024년 KBO리그 정규시즌은 KIA가 전체 흐름을 끌고 간 시간이었다. 그중에서도 MVP 수상이 유력한 김도영이 압도적인 재능으로 화제 생산의 중심에 섰다.
김도영에 대한 수 없는 평가와 분석이 뒤따른 가운데 이범호 KIA 감독이 흥미로운 시각을 내보였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19일 스포츠경향의 야구전문 유튜브채널 ‘최강볼펜’과 전화 인터뷰에서 김도영을 두고 “(내가) 프로에서 선수로 뛴 뒤 25년 사이는 없었던 선수 같다”면서 더그아웃과 그라운드에서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표정과 태도에 우선 주목했다.
이 감독에 따르면 젊은 선수들은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심리적 영향을 받아 곧장 다소 격한 반응을 할 때가 종종 있는데 김도영은 그런 상황에도 흔들림이 보이지 않는 점에 주목했다. “예컨대 (안타를) 치지 못했을 때도 바로 털어버리고 다음 베이스러닝에 집중한다”며 여러 부문에서 다재다능할 수 있는 성격적 특징을 우선 하나 꼽았다.
이범호 감독에게 ‘최강볼펜’이 전한 질문은 “KIA 감독으로 보는 김도영보다는 강타자 출신 선배로 보는 타자 김도영을 평가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감독은 이 대목에서 KIA에서 함께 하고 있는 김도영의 선배 3인을 거명했다. “우리 팀 선수들과 비교하자면 잘 안 됐을 때도 바로 풀어버리고 언제든 다시 칠 수 있다는 자세는 나성범의 강점”이라며 “최형우가 가진 클러치 능력(결정력)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여기에 김선빈이 보이는 천재성이 있다”고 말했다.
요약하자면 김도영은 최형우와 나성범, 김선빈 등 팀내 주요 선배들의 ‘장점 집합체’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감독은 김도영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뛰어난 베테랑 선배들의 존재가 도움이 되고 있는 점도 크게 봤다. “젊은 선수들이 한 팀에 들어가게 되면 그 팀 컬러에 맞춰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팀에는 좋은 타자들이 많다”며 “여러모로 보고 배울 게 많기 때문에 김도영이 앞으로 어떻게 얼마나 더 성장할지 솔직히 나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KIA가 김도영을 품은 것은 결과적으로 큰 복이 되고 있다. 김도영의 입장에서도 KIA 유니폼을 입은 것이 행운이 되고 있다.
KIA는 21일 현재 팀타율 0.301로 팀 OPS 0.831로 팀 타격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김도영뿐 아니라 한준수 같은 공격력 갖춘 젊은 포수까지 성장하고 있다. 이범호 감독의 분석대로 KIA에는 타자들이 순조롭게 커나갈 수 있는 일종의 팀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이범호 감독부터 KBO리그 역대 최다 만루홈런(17개) 타이틀을 갖고 있는 주인공이다. 수 싸움과 뱃심, 기술이 녹아 있는 기록 보유자의 노하우도 KIA 벤치에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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