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비우기 무서워” 여대생 부재한 사이 ‘에어컨 실외기’가 떡하니…[권준영의 집이슈]

권준영 2024. 9. 23.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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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집 창문 앞 에어컨 실외기 설치한 이웃 논란 ‘후폭풍’ 일파만파…여전히 ‘핫’ 이슈
국내 최대 규모 온라인 커뮤니티 ‘발칵’…게시물 올라온 지 4일 지났지만 여전히 조회수 ‘폭발’
<디지털타임스 DB,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연합뉴스>

추석 명절을 맞아 고향을 다녀온 한 여대생이 자취 집으로 복귀한 뒤 자신의 집 창문 앞에 '에어컨 실외기'가 설치돼 있다고 폭로한 사건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믿기 힘들다는 반응과 함께 에어컨 실외기를 설치한 이웃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23일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남의 집 창문 앞에 에어컨 실외기 설치가 가능한 건가요?"라는 제하의 게시물이 지난 19일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은 올라온 지 4일도 채 지나지 않은 이날 오전 12시 15분 기준, 13만7436 조회수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이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지 몇 일이 지났지만 네티즌들은 여전히 분노의 댓글을 쏟아내며 에어컨 실외기를 설치한 이웃을 비판하고 있다.

해당 글을 작성한 여대생 A씨는 "혼자 자취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추석에 내려가 있다가 올라왔는데 집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더라고요. 냉장고가 고장 났나 했더니 창문 앞에 처음 보는 에어컨 실외기가 달려있었습니다"라며 "윗집에 말하니 뭐 '여러 번 내려갔는데 없었다' 이런 소리만 하고, '이번 폭염까지 그냥 쓰고 내년에 옮겨주겠다' 이런 말을 하길래, '내년에 안 옮겨주시면 어떡하냐' 그랬더니, '위, 아래 사는데 믿음' 어쩌고 '자기가 만약 진짜 안 옮기면 어쩔 거냐'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A씨는 "소음도 심하다고 하니 '실외기가 이 정도는 나는 거다' 이딴 말만 하는데 이거 강제로 이동 못 시키나요? 소음도 심하고 심지어 뜨거운 바람도 창문으로 들어와요"라면서 "아니 근데 남의 집 창문 앞에 실외기 다는 게 괜찮은 거임? 연락이 안 되면 그냥 안 달아야 맞는 거 아니에요? 여기 집에서 3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실외기 단 집은 세상 처음 본다. 어린 여자라고 만만하게 본 것 같다. 이거 강제로 이동 못 시키냐"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해당 게시물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네티즌들은 "말도 안 되는 짓이죠. 바로 옮겨야 합니다. 자기들이 거치대를 사든 집안에 놓든 해야지 남에게 해를 끼치면 안 되죠", "본인 집 창문 앞에다 설치하는 게 맞지 않나요? 윗집이라면 앵글 짜서 설치하면 되는데 참…이기적인 분들이 많네요", "(에어컨) 설치 기사가 좀 개념이 없는 거고 배관이 여유가 많아서 충분히 옮길 수 있어요. 직접 하기 불안하시면 해당 거주자나 집주인에게 이야기하세요. 가까우면 해드리고 싶네요" 등의 댓글을 남겼다.

다른 이들은 "와 너무하네. 배려 없이…뜨거운 바람 다 들어오겠네요", "아니…차라리 옆으로 설치하지. 저건 아주 남한테 피해를 줄 생각으로 설치했네. 뭐 찍힌 게 있나요?", "거치대 돈 아끼겠다고 남의 집 앞에 설치하는 XXX가 있네. 민원 넣으세요", "실외기 뒤 막아버리세요. 전기세 왕창 나오고 안 시원함ㅎ", "뭔 X같은 짓을 하는지…생각이란 없는 건가? 남의 집앞에 놓고. 정신세계 이상한 것들이 너무 설쳐…", "무슨 깡이고 염치지. 세상에는 참 XX 같은 인간들이 끝없이 나오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실외기를 설치한 이웃을 비난했다.

뜨거운 열과 오염된 공기를 배출하는 에어컨 실외기는 여름철 화재 발생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설치와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세종소방서가 최근 3년간 발생한 에어컨 관련 화재 27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에어컨 화재 10건 중 6건은 전원선 접촉 불량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장소는 실외기실이 21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거실과 방에서 6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화재 원인으로는 전원선 연결 부위 접촉 불량이 16건(59.3%)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미확인 단락(6건) △절연 열화에 의한 단락(3건) 순이었다.

소방당국은 진동 등으로 전선의 결속이 약화하거나, 냉매 배관과 전기선 연결 부위의 온도 차에서 발생한 결로 등으로 전원선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이 때문에 에어컨을 설치할 때 전원선 연결 부위에 압축 슬리브를 사용하거나 냉매 배관과 전원선을 분리 설치해 화재 위험성을 낮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세종소방서 관계자는 "화재 분석 자료를 해당 부서와 공유하는 등 화재 예방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지난달 22일 경기 부천의 한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투숙객 7명이 사망하고 12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사건의 원인도 '에어컨 스파크' 현상으로 지목됐다.

화재는 최초 발화 지점인 810호에서 시작돼 해당 객실의 열린 문틈으로 새어 나온 연기가 빠르게 확산하며 피해를 더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당국은 에어컨 누전으로 스파크가 발생한 810호의 출입문이 열려 있었기 때문에 산소가 단시간에 급격히 유입돼 화재 피해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 제23조에 따르면 냉방시설 및 환기 시설의 배기구와 배기 장치는 도로면으로부터 2m 이상 높이에 설치해야 한다. 또 배기 장치에서 나오는 열기가 인근 건축물의 거주자나 보행자에게 직접 닿지 않도록 설치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지자체에 민원이 접수될 경우, 지자체에서는 이를 설치한 건물주나 세입자, 관리인 등에게 민원 내용을 전달하고 행정 지도를 하게 된다.

소방청은 에어컨 실외기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체크리스트'를 안내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실외기의 전원선은 이음부가 없는 단일 전선이어야 하며, 에어컨을 가동할 때 실외기 연결부 전선이 훼손됐는지 등을 면밀하게 확인해야 한다.

에어컨의 실외기는 벽체와 10㎝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해야 하며, 실외기 아래에 쌓인 먼지나 실외기와 벽체 사이에 쌓인 낙엽 등 이물질을 주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특히 실외기 주변에 가연성 물품을 보관해선 안 되며, 실외기 주변에서 흡연을 해선 안 된다. 실외기의 바닥에 설치된 방진 고무는 부식되거나 파손될 경우 즉시 교체해야 한다. 전문업체를 통한 주기적인 청소가 요망된다. 실외기 팬이 작동되지 않거나 실외기에서 과도한 소음이 발생할 경우 전문가의 점검을 받아야 한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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