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전력 수요 맞추려, 폐쇄한 원전 돌린다
미국도 5년 전 가동을 중단한 원전을 재가동한다. 탄소 중립을 달성해야 하는 와중에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붐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해 안정적이고 무탄소인 원전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자 꺼진 원전까지 되살리는 것이다. 특히 이 원전은 1979년 미 역사상 최악으로 알려진 원전 사고가 발생한 ‘스리마일섬(Three Mile Island)’에 있다. 이와 같이 미국뿐 아니라 스위스 등 전 세계적으로 원전 가동을 늘리고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등 ‘탈(脫)탈원전’ 움직임이 최근 거세지고 있다.
21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에 있는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의 상업용 운전을 2028년 재개한다고 밝혔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2019년에 가동을 중단한 후 9년 만에 다시 가동하는 것이다. 콘스텔레이션은 이를 위해 16억달러(약 2조13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스리마일섬은 1979년 3월 원자로 사고가 일어난 곳이다. 당시 냉각수 공급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2호기 원자로의 노심이 녹아내렸다. 이번에 가동을 재개할 원자로는 사고가 난 원자로는 아니며, 사고 이후에도 꾸준히 상업용 전력을 생산해 왔지만, 2019년 천연가스·재생에너지보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가동이 중단됐다.
그런데 최근 세계적으로 AI나 인공지능 붐으로 전력 수요는 폭증하지만, 탄소 중립 달성 목표 때문에 석유나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사용은 늘릴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치자, 무탄소에 안정성이 높은 원전 수요가 커지며 상황이 달라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내에서 꺼진 원전을 다시 가동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고 보도했다.
다시 가동되는 원전 1호기는 마이크로소프트(MS)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콘스텔레이션은 MS와 20년간 전력 공급을 위한 독점 계약을 맺고,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력 전체를 MS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계획이다.
‘AI 기술 전쟁’을 벌이고 있는 MS·아마존·구글 등 빅테크는 최근 ‘에너지 확보 전쟁’도 함께 치르고 있다. 전력 공급망을 구축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전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3월 아마존은 미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원전 업체에서 10년간 인근 데이터센터에 전력 100%를 직접 공급받는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오픈AI는 SMR 기업 오클로와 함께 핵융합 발전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에 3억7500만달러(약 5000억원)를 투자했다. 핵융합 발전은 아직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청정에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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