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저거 한복 아냐?”…바티칸 관광객들 새 인증샷 명소 생겼네

한복 입은 성모 모자이크상
유흥식 추기경 교황에 제안
12개국 성화 중 정중앙 배치

지난 20일(현지시간) 바티칸 정원에 한국 작품으로는 처음 설치된 ‘평화의 한국 성모 모자이크상’. [사진=연합뉴스]

역대 교황들의 산책로인 바티칸 정원에 한국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한복을 입은 성모 성화 모자이크상이 설치됐다. 한국인 최초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을 맡은 유흥식 추기경이 지난해 5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한국 성모 작품 설치를 건의했고, 교황이 흔쾌히 수락하자 성은실업이 후원사로 나선 결과물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바티칸시국 서쪽 바티칸 정원에서 한국 주교단을 포함한 한국 가톨릭교회 대표단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의 한국 성모 모자이크상’ 축복식이 열렸다.

‘평화의 한국 성모 모자이크상’은 전통 한복을 입은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묘사한 작품으로 한국적인 성화를 그려온 심순화·윤해영 작가가 전쟁 종식과 평화에 대한 갈망을 담아 만든 가로 100cm, 세로 150cm 크기의 작품이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인 바티칸시국의 영토 약 절반을 차지하는 바티칸 정원은 역대 교황들의 산책로로 유명하다.

바티칸 정원에서 국경 역할을 하는 성벽 ‘거장의 요새’(Bastione Maestro)에는 앞서 콜롬비아, 에콰도르, 필리핀, 칠레, 우루과이 등 11개국의 성모 성화 모자이크상이 설치돼 있었다. 한국 작품은 파라과이와 볼리비아 사이 성벽 정중앙에 자리잡았다.

페르난도 베르헤스 알사가 바티칸시국 위원회 위원장은 “이제부터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여러분의 나라를 기억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게 될 것”이라고 축하했다.

유 추기경은 설치 배경을 설명하면서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은 아직도 남북으로 갈라져 서로 극한 대립 상황에 있고, 나라 안에서도 많은 갈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평화를 애타게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성상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외벽에 설치하는 과정에서도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다만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개방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과 달리, 바티칸 정원은 일반인들에게는 공개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