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수라장’ 서울시교육감 보선, 이런 선거 마지막이어야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10월 16일)가 20여 일밖에 남지 않았다. 보수·진보 진영이 각각 단일화 기구를 만들어 단일 후보를 내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지만 이 결과와 무관하게 별도 출마하겠다는 후보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단일화 기구에 참여 안 한 후보가 많아 진영별로 단일화를 해도 ‘반쪽 단일화’에 그쳐 후보가 난립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쪽 단일화 기구에는 후보 3명이 등록한 가운데 21일 여론조사를 했고 25일 단일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2명이 단일화 기구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 출마를 발표한 데다 단일화에 참여한 일부 후보도 여론조사 일정 등에 이의를 제기하며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가능성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진보 쪽도 단일화 기구에 후보 5명이 등록해 22일까지 1차 추진위원 투표를 한 후 2차 여론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경선에서 빠지거나 독자 출마를 밝힌 후보가 4명이나 생겼다. 후보들 발언을 봐도 참신한 교육 정책이나 수긍이 가는 교육 공약은 전혀 보이지 않고, 탄핵이나 ‘정권과의 대회전’ 같은 정치적 구호, ‘교활한 처사’ 같은 비교육적인 단어들만 난무하고 있다. 상대 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징역 1년형을 받고 복역한 사람이 반납해야 할 선거 비용 대부분을 미납한 상태에서 출마하기도 했다. 교육계에서조차 역대급 아수라장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있다.
교육감 선거는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고 투표장에 가는 경우가 허다한 대표적인 ‘깜깜이 선거’다. 정당명(名)은 물론 기호도 없이 치른다. 출발부터 교통정리를 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다. 더구나 이번 보선은 투표일이 평일이라 투표율마저 낮을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선거 기획사들까지 뛰어들어 초반부터 선거가 더욱 혼탁해졌다는 것이 관계자들 얘기다.
후보 난립은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떠나 유권자 뜻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그나마 진영별 단일화는 깜깜이 선거판에서 유권자들이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일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이런 난장판 선거가 이번이 마지막이어야한다는 점이다. 지금 어지러운 서울시교육감 선거판은 교육감 선거가 왜 없어져야 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2026년 지방선거부터는 교육감 선출 방식을 시도지사와 러닝메이트제 등으로 바꿔 지금과 같은 폐해가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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