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전쟁 : 타이완을 가다 [더 보다]

이지은 2024. 9. 2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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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보다 26회] AI 반도체 전쟁 : 타이완을 가다

인구 2천 4백만 명의 섬나라, 타이완.

한때 대한민국과 함께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라 불렸던 이곳이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국가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녹취> 라이칭더 타이완 총통
반도체 섬이라는 기초 위에, 전력을 다해 타이완을 '인공지능의 섬'으로 만들 것입니다.

AI 반도체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
<인터뷰>콜리 황 / 타이완 반도체 전문 미디어 ‘디지타임스’ 대표
세계 최첨단 칩의 92%가 타이완에서 생산됩니다. 아마도 지금 전 세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타이완이 AI 혁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chapter 1. 양광레이 박사를 만나다

전세계 반도체 기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한 노신사가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타이완 반도체 제조기업, TSMC의 전 이사 양광레이 교수입니다.


각국의 반도체 스타트업을 초청해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에 양 교수는 멘토로 참석했습니다.

양 교수는 세계 반도체 생산의 60%를 책임지는 반도체 회사 TSMC의 핵심 창립 멤버입니다.

TSMC의 기술 경쟁력을 높인 이른바 '6인의 기사(knight)'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녹취> 양광레이 / 전TSMC 연구개발 이사
각국의 기업을 초대해 타이완과 협력하려 하고 있어요. 그래서 스타트업들에게 지원하라고 요청을 했죠. 상도 있고, 상금도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는 그들을 도울 거예요. 협력 생태계도 마련돼 있죠.

아주 좋은 회사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들이 무엇을 하든 타이완의 생태계와 협력해서 더 높은 품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싶을 뿐입니다.

반도체를 뜻하는 SEMICONDUCTOR의 약자, SEMICON.

1996년 처음 개최해 29년째 열리고 있습니다.

<녹취> 양광레이 / 전 TSMC 연구개발 이사
이곳에 와보면 많은 나라의 부스를 볼 수 있어요.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어요. 지금은 영국 등 많은 나라의 부스가 있죠. 이것이 국가 차원의 중점 산업이라는 거예요. 매우 중요하고 매우 훌륭한 일이죠. 한국도 다른 국가와 동행하면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시장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다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걸음을 옮겨야 하는 양 교수. 그와 동행하며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지난해까지 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의 고문을 지낸 양 교수는 현재는 타이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각국의 젊은 반도체 기업인들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타이완에서는 2019년부터 100여 개 안팎의 IT 분야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는 정부 산하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녹취> 양광레이 / 전 TSMC 연구개발 이사
외국 스타트업들이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그들은 타이완이 가지고 있지 않은 독특한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그들을 타이완으로 데려와서 협력하면 그들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타이완에도 이익이 되겠죠. 함께 일하는 팀이 될 수 있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합작 투자를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을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AI 반도체 시장은 젊은 기업들에겐 기회입니다.
<녹취> 양광레이 / 전 TSMC 연구개발 이사
휴대전화에도 AI를 사용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서 당신이 AI를 활용할 수 있어요. 최고난도의 기술까진 필요로 하지는 않기 때문에 누구나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죠.

■ chapter 2. 반도체 생태계를 바꾼 AI
이용자 : 제가 기분이 좋은 이유는 우리가 당신이 얼마나 유용하고 놀라운지 보여주는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챗 GPT: 아, 그만해, 당신은 나를 부끄럽게 만들고 있어(웃음)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감정 표현도 하는 인공지능.

생성형 AI 시대 문을 연 챗GPT, 고성능 인공지능에는 특별한 칩이 필요합니다.

기존 칩으로는 인공지능의 연산 속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젠슨 황이 이끄는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시대를 앞당기는 반도체 생태계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녹취> 젠슨 황 / 엔비디아 CEO
처리해야 할 연산의 양은 여전히 몇 배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매우 빠르게, 기하급수적으로 데이터는 계속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CPU 성능이 향상되는 속도는 결코 예전 같지 않을 것입니다. 수천, 수만 개의 NVIDIA GPU와 초대형 AI 슈퍼컴퓨터를 트레이닝했고 Open AI는 ChatGPT를 발표했습니다.

복잡한 연산 등의 정보 처리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CPU와 달리, GPU는 비교적 단순한 연산을 동시 다발적으로 빠르게 처리하도록
특화돼 있습니다.

30년간 시장을 지배해 온 CPU를 GPU가 밀어냈습니다.

<인터뷰> 이형수 / HSL파트너스 대표
근데 AI 연산이라는 거는 굉장히 동시다발적으로 굉장히 많은 데이터들을 순식간에 처리를 하는데 기존에 있는 우리 D램이라는 것 있잖아요. 기존의 어떤 규격의 D램 가지고는 이 연산 속도를 못 따라가요.

GPU에서 처리된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시킬 새로운 메모리 반도체의 필요성 또한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이형수 / HSL파트너스 대표
데이터가 가는 길을 굉장히 넓혀가지고 기존에 만약에 32차선이라 그러면 이거는 1024차선으로 넓혀가지고 데이터를 한꺼번에 쭉 밀어서 주는 그러면 프로세서가 이 연산을 하는데 병목이 없어지는 거죠.

이럴 때 필요한 게 HBM입니다.

AI 반도체 혁명에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반도체 혁명을 주도하는 HBM을 최초로 개발한 곳입니다.

김정호 교수는 20년 전 HBM이란 개념을 처음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김정호 /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그동안 이제 우리 컴퓨터 인터넷을 발전시켜온 반도체의 법칙이 '무어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그게 이제 트랜지스터를 계속 작게 만들면 가격도 줄어들고 성능도 좋아지고 전력 소모도 줄어드는데 저는 그게 한계에 올 거라고 예측을 했던 겁니다. 그래서 '반도체는 3차원적으로 적층할 수밖에 없다', '옆으로 이렇게 평면적으로 줄이는데 곧 한계에 올 것이니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 적층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메모리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겁니다.
<인터뷰> 김정호 /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그러니까 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정확하게 인공지능이 동작하느냐는 거의 GPU와 메모리 사이에 데이터를 빨리 주고받을 수 있느냐의 능력이 결정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병렬로 데이터를 빨리 주고받을 수 있는 메모리가 HBM이고 인공지능에 딱 맞는 반도체 구조 AI 가속기가 GPU와 HBM이라고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죠.

SK하이닉스는 이 연구팀과 함께 HBM 개발에 먼저 착수했습니다.

2022년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세계 1위에 올랐습니다.


AI 혁명은 이제 반도체 지형을 바꾸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준영 / 전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원
삼성은 계속적으로 범용 반도체 쪽에 헤게모니를 가지려고 합니다. '삼성은 다른 거 상관없이 아무리 빅테크 회사가 어떻게 주든 간에 우리는 메모리만 만들 거야'(라고 생각했죠.) 하이닉스는 그걸로는 삼성이 갖고 있는 케페스티(물량)죠. 이런 엄청난 형태의 물량 공세를 이길 수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특정한 제품 스페셜 제품들이 필요하겠다'(고 판단하고)엔비디아 특히 이런 회사들과 교섭을 계속 했던 것입니다.

<인터뷰> 이형수 / HSL파트너스 대표
그러니까 혁명은 사고처럼 갑자기 일어나거든요. 그런데 이제 SK하이닉스도 이걸 몰랐고 삼성도 몰랐던 거예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SK하이닉스 운이 좋았다라고도 볼 수 있지만 기회라는 게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오는 경우는 없죠.

■ chapter 3. 반도체 기업들 사활을 걸다

AI의 빠른 연산을 실현시킨 GPU. 그리고 데이터 이동 속도를 높인 HBM.

이 두 기술로 세계 반도체 헤게모니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반도체 회사들의 전략과 경쟁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람회, 천 백여 개 기업이 타이완에 모였습니다.


<녹취> 세미콘 타이완 참가업체 임원
우리가 왜 타이완에 모였을까요? 정확히 셀 수는 없지만 많은 우리 직원들이 왔어요. 이유가 뭘까요? 아마도 이곳이 우리에게 지리적으로 가장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일 거예요.

<인터뷰> 필립 스핀들러 /세미콘 타이완 참가업체 직원
타이완은 매우 강력한 반도체 시장입니다. 아주 중요한 반도체 업체 중 일부가 이곳에 있어요. 올해는 방문객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엄청 붐비고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 세계 반도체 위탁 생산의 60% 넘는 양이 이곳 타이완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타이완 반도체 제조 회사, TSMC입니다.

빠른 연산을 담당하는 GPU와 이를 고속으로 실어나를 HBM 이 둘을 결합하는 AI 반도체 역시도 TSMC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철훈 /원익IPS 부사장
점점 더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거기서 요구되고 있는 고객이 아주 다양한 요구가 있고 그리고 빠른 시기에 공급을 요구하는 것들이 저희들이 많이 이미 느끼고 있기 떄문에 그런 부분을 발맞추기 위해서 핵심 역량을 더 높이고 기술 개발을 통해서 그리고 아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설비를 공급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린 수/박람회 중국 방문객
최근 이곳에서는 AI가 큰 인기를 끌고 있고, 반도체는 타이완에서 꽤 인기가 높으며, 타이완 GDP에서 점점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청중 앞에 섰습니다.
<녹취> 라니 보어카 / Microsoft 부사장
오랫동안 반도체는 관심 밖이었어요. 소프트웨어의 시대였죠. 그러나 반도체가 다시 중요해졌습니다.

<녹취> 루크 반 덴 호브 / IMEC CEO
저는 인프라와 최고의 인재를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 부문 부사장은 한국과 타이완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주선 / SK하이닉스 AI 인프라 사장
최근 전 세계, 모든 미디어에서 반도체와 AI 그리고 챗GPT를 이야기합니다. 일종의 새로운 혁명입니다. 이 혁명을 다른 나라보다 더 신중하게 도와주는 두 나라가 있습니다. 두 나라가 어딘지 아시나요? 한국과 타이완입니다.

네트워크와 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SK하이닉스가 이 생태계에서 핵심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엔비디아에 이어 TSMC와의 협력도 단단히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GPU를 만든 엔비디아, HBM을 개발한 SK하이이닉스 이 둘을 결합시켜 AI 반도체를 생산하는 TSMC.

<인터뷰> 이형수 / HSL 파트너스 대표
엔비디아 칩 외에 대안이 있느냐 대안이 별로 없고요. 그리고 TSMC 외에 대안이 있느냐 별로 없고요. 그리고 HBM에서 SK하이닉스 외에 대안이 있느냐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삼각 동맹 이야기가 나오는 게 그 회사들이 자기들이 삼각 동맹이라고 하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 알아서 보고 있는 거죠.

기업 간 협력은 AI 시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파트너를 찾기 위한 기업들의 치열한 물밑 탐색이 시작됐습니다.

이례적으로 한 자리에 모인 IT 혁명의 주력 기업들. AI 반도체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볼까?

<녹취> 미위제 / TSMC COO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어떤 직업은 영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곳에 앉아 있는 대부분이 해당될 수도 있죠. 다른 분야에서는 기회일 것이고, 전환일 수 있습니다.

<녹취> 이정배 /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 사장
우리는 올바른 시기에 올바른 방법으로 그것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반도체 지형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 패자가 될지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인터뷰> 김양팽 /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타이완의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 사실 그 두 기업이 지금 현재로서는 경쟁을 하고 있는 상태고 거기에서 기술력을 누가 더 가지고 있고 엔비디아가 누구를 더 믿고 지금 주문을 하느냐 사실 그 문제인데 결국 비즈니스라는 건 네트워크가 필요한 거고요.

AI가 일으킨 반도체 지각변동. 뭉치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시장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광레이 / 전 TSMC 연구개발 이사
언론에서는 누구나 AI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실제로 돈을 버는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돈 버는 회사가 많지 않은데 대기업들은 여기에 참여해야 합니다. 누구는 하지 않은 걸 누군가가 한다면 성공할 수 있죠.

TSMC는 선택을 했죠. TSMC가 똑똑하고 통찰력이 있기 때문일까요? 제 생각에는 아닌 것 같아요. 그 이유는 당시 타이완에는 이미 다른 반도체 회사들이 제품을 만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TSMC는 다른 누구도 할 수 없는 걸 잘 할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길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아무도 하지 않은 것을 선택하면 경쟁 상대가 없을 것입니다.

TSMC가 반도체 위탁 생산, 즉 파운드리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해 성공을 거뒀다는 뜻입니다.

■ chapter 4. 슈퍼을 TSMC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에서 1시간가량 달리면 도착하는 신주과학단지. 600여 개 기업이 입주한 반도체 클러스터입니다.

신주과학단지의 투자 유치와 연구개발 지원을 담당하는 후쉬민 부국장. 취재진에게 타이완이 세계적 반도체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합니다.

<인터뷰> 후쉬민 / 타이완 신주과학단지 부국장
신주과학단지는 1980년대에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타이완 경제는 가공 수출 시대였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의 소득과 기술력은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경제적 탈출구를 찾기 위해 정부는 미국 시스템과 우리 수출 가공 산업의 장점을 참고해 과학 단지를 계획했습니다.

지금은 17만 5천여 명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녹취> 첸 / 신주과학단지 반도체회사 직원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고 복지혜택도 넉넉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죠. 이 분야에서 유능한 인재들이 더 찾아올 거라 생각해요.

신주과학단지는 이제 관광객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명소가 됐습니다.
<인터뷰> 사카조 토루 / 일본 관광객
TSMC가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인 만큼 저도 반도체 기업에서 일하고 있어서 이 박물관을 보고 공부를 하고 싶어서 왔어요.

곳곳에서 등장하는 한 사람의 흔적, TSMC 설립자 모리스 창입니다.
<인터뷰> 양광레이 / 전 TSMC 연구개발 이사
모리스는 매우 거시적인 사람입니다. 물론 그는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에서 고위직을 지냈어요. 리더는 넓은 시각을 가지고 세상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 회장은 그런 사람이에요.

TSMC는 반도체 위탁 생산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TSMC는 올해 2분기에만 우리 돈 약 28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인터뷰> 김양팽 /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모리스 창의 공이 크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 그 파운더리라는 그런 업종을 선택한 것이거든요.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팹리스들은 자기들이 설계한 그런 도면을 가지고 기존의 반도체 업체 생산 업체에 가서 남는 유휴 시설에다 부탁을 해서 만들어오는 그런 시스템이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고 순수하게 반도체를 제조만 해주겠다라는 그러한 기업이 하나도 없었었죠.

<인터뷰> 양광레이 / 전 TSMC 연구개발 이사
TSMC의 슬로건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ICIC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약속한 것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TSMC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이 떠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TSMC에 대한 강한 신뢰를 갖고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타이완 타이베이의 한 식당,

TSMC의 모리스 창 회장과 엔비디아의 젠슨황 CEO가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모리스의 TSMC는 젠슨 황의 GPU 칩을 독점 생산하고 있습니다.

AI 반도체 혁명을 이끌고 있는 두 사람은 모두 타이완계라는 공통점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녹취> 김양팽 /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어떠한 인연들은 분명히 역할을 하긴 할 거예요. 그래도 결국은 이런 테크 기업들은 기술력에 따라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라고 생각을 하고 만약에 지금의 TSMC보다 더 나은 조건의 기업이 나온다면 엔비디아는 움직일 수밖에 없을 거예요.

■ chapter 5. 타이완에 드리운 그림자

트럼프가 살아돌아오면서 지지세는 더 강력해졌습니다.

트럼프 트레이드, 트럼프가 경기 부양을 위해 지목한 산업으로 투자 흐름이 바뀌는 현상을 뜻하는 말입니다.

트럼프 트레이드로 인해 타이완 반도체에 불똥이 튀었습니다.

지난 7월 17일 공개된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TSMC를 겨냥한 트럼프의 발언이 실렸습니다.
<녹취> 이형수 / HSL 파트너스 대표
일단 TSMC를 공격을 했어요. 그래서 대만이 우리 반도체를 가져갔는데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대만을 지켜주는데 우리한테 보험금도 내고 있지 않다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미국 16대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를 반영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한때 폭락했습니다.
<인터뷰> 이형수 / HSL 파트너스 대표
뭔가 예측 가능성이 있으면 사실 그 정도의 악재만 시장이 가격 반영을 하면 끝이잖아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우리가 겪어봤다시피 어떤 의사결정에 한계가 없잖아요. 그런 것들을 시장에서는 굉장히 싫어하죠.

하지만 해리스의 등장으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될지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오는 11월 미국의 대통령이 누가 되는지에 따라 미국의 반도체 정책은 크게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김양팽 /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지금 정부 같은 경우에는 한국의 삼성전자나 타이완의 TSMC 같이 외국 기업들도 보조금을 줘서 미국 내에서 공장을 만들어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후보가 우려되는 부분은 그러한 외국 기업들도 자국 기업과 똑같은 그런 대접을 해줄 것인가 라는 부분이 이제 걱정이 되는 거죠.

■ chapter 6. AI 거품론

블루닷 AI연구센터장 강정수 박사. 강 박사는 요즘 AI 혁명의 실체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던 엔비디아.

1년 전에 비해 120% 넘게 매출이 뛰었지만 당시 엔비디아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인터뷰> 강정수 / 블루닷 AI연구센터장
엔비디아 주가가 조금 떨어지고 있는데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요. 더욱더 이 시장의 기대치가 컸던 거고요.

AI 거품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정수 / 블루닷 AI연구센터장
그럼 이건 AI가 경제 효과를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인공지능 기술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에 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돈을 벌지에 관한 방안은 뚜렷하지 않다는 얘깁니다.
<인터뷰> 강정수 / 블루닷 AI연구센터장
AI는 지금 이제 도로나 레일을 깔고 있는 수준이라는 거죠. 지금은 고속도로가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이라는 거예요. 이걸 어떻게 상업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가 중요하다라는 거예요.

지난달 29일 젠슨 황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차세대 GPU칩의 수요가 너무 커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는 TSMC 측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TSMC는 엔비디아의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녹취> 이형수 / HSL파트너스 대표
특정 고객한테 그렇게 의존했을 경우에 대해서 리스크 같은 것들을 굉장히 많이 점검을 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지금은 엔비디아가 굉장히 중요한 고객인데 엔비디아에 너무 의존했을 경우에 대한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거고요.

돈독했던 두 기업에 미세한 균열이 생겼습니다.

■ chpater 7. 삼성, 반사이익 얻을까?

지난주, 엔비디아가 TSMC가 아닌 다른 파운드리 회사에 AI 칩 생산을 맡길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앞서 젠슨 황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엔 AI 칩 공급 문제가 개선될 거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젠슨 황 / 엔비디아 CEO (8월29일 블룸버그 인터뷰)
내년 우리의 공급 여건이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년 전 설립된 스타트업 리벨리온.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회사입니다.

지난해 자체 설계한 AI 칩에 이어 차세대 버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열린 삼성파운드리포럼.

리벨리온의 차세대 칩 ‘리벨’이 삼성파운드리에서 위탁 생산된다는 소식이 공개됐습니다.

삼성의 강점인 메모리반도체 공급부터 패키징까지 한꺼번에 도맡는 ‘턴키 방식’으로 생산됩니다.

주로 첨단 패키징을 맡아 생산하는 TSMC와는 다른 방식의 돌파구를 찾은 겁니다.

<인터뷰> 신성규 / 리벨리온 CFO
삼성의 어떤 메모리 반도체 같은 것들이 또 같이 잘 조달이 돼서 최적화가 되면 이렇게 빠르게 크게 변하는 어떤 이 시장에서 저희가 좋은 제품을 신속하게 누구보다 빨리 내놓을 수 있다고 판단을 했고요.

삼성전자는 TSMC에 이어 세계 2위의 파운드리 지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인터뷰> 김양팽 /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그런 새로운 품목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 당연히 삼성전자의 파운드리가 목표로 해야 될 지점일 것이고요. 파운드리도 TSMC가 현재 시장 점유율이 높고 이렇게 앞서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추격할 수 없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는 것이죠.

<인터뷰> 박준영 / 전 삼성전자 연구원
물량이 삼성으로 올 수도 있어요. 지금도 엔비디아는 TSMC에서 기다려야 되거든요. 문제는 당연스럽게 회사의 기술력 차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서 어떻게 삼성이 TSMC만큼의 능력, 기술력과 서비스 정책을 갖고 있을까에 대해서 그때 가서 얘기를 해보면 될 것 같습니다.

AI 반도체 공급망 변화를 여러 차례 시사했던 젠슨 황.

삼성전자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

<인터뷰> 김양팽 /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의존을 한다라는 것은 공급망 차원에서도 리스크가 크게 있고요. 그리고 단가 절감을 위해서도 다른 여러 공급망들에게 경쟁을 시킴으로 인해서 엔비디아는 더 저렴하고 더 좋은 제품을 납품받을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기업 논리에 따라서 그러한 현상은 당연한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낙관만 하기는 어렵습니다.

TSMC와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50%포인트로, 5년 전보다 더 벌어졌습니다.


<인터뷰> 이형수 / HSL 파트너스 대표
TSMC의 칩을 맡기는 미국 빅테크 업체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편하죠. 그래서 항상 대체재가 필요하기는 했는데 그런데 그 기술 격차가 오히려 축소가 되는 게 아니라 더 벌어지니까 이게 당장으로서는 답이 없는 거죠.

TSMC의 견제도 변수입니다.
<인터뷰> 박준영 / 전 삼성전자 연구원
자국 내에서는 굉장히 개방적인 형태의 협력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그 국가 단위를 넘어가게 되면 굉장히 폐쇄적이거든요. TSMC의 방식인데 그렇기 때문에 삼성이라고 하는 파운더리에 그나마의 대항마가 어느 정도의 마켓이 있거나 업계에서 소위 자기들과 경쟁 가능한 체제가 된다는 걸 가장 두려워할 것입니다.

2년 전 시작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AI를 활용한 최초의 전쟁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녹취> 강정수 / 블루닷 AI 연구센터장
우리가 보통 킬체인이라고 하죠. 정보를 탐색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적의 동태를 보고 적의 약한 고리를 찾아내서 정찰을 통해서 공격하는 것 그래서 공격의 명령까지를 이루어지는 것들을 킬체인이라고 얘기하는데 이것이 AI의 킬체인으로 지금 바뀌고 있는 거죠.

AI는 이제 전쟁의 모습을 바꾸고 있습니다.
<녹취> 강정수 / 블루닷 AI 연구센터장
보통 우리가 영화에서 보면 이 작전사령부라고 하죠. 이 킬체인이 다 종합적으로 이루어지는 여기에 2명밖에 없었어요. 원래는 수십 명이 있어야 되는데 나머지는 AI가 대체한 겁니다.

<녹취> 김정호 교수 /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미래를 보면 저는 그런 시대가 올 거라고 봅니다. AI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 교육이든 문화든 영업이든.

<녹취> 이형수 / HSL 파트너스 대표
국가와 국가 간의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질 거고요. AI에 편승해서 AI를 활용하는 국가와 이걸 못 따라오는 국가들 간의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지고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AI 반도체 혁명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세계 AI 반도체 생태계는 숨가쁘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생존을 건 기업들의 합종연횡.


AI 시대 반도체 패권을 선점하기 위한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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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writt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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