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아내 마중 나섰다가…1명 숨지고 곳곳 침수
[KBS 광주] [앵커]
그제부터 내린 비로 전남에서도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시간당 백 밀리미터 안팎의 극한 호우에 치매가 있는 아내를 마중 나갔던 80대 노인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고, 전통시장과 주택도 침수됐습니다.
김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남 장흥의 한 마을 입구.
우산을 쓴 남성이 무릎까지 차오른 빗물을 헤치고 발길을 내딛습니다.
남성은 잠시 뒤 중심을 잃고 넘어져 물살에 휩쓸립니다.
마을 주민 89살 남성은 하루 만에 주변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할머니(아내)가 치매 환자이신데 할머니를 요양보호센터에서 데려다주는 것을 마중 나오시다가."]
장날을 맞은 전통시장 앞 도로가 토사로 뒤덮였습니다.
상가 바닥도 빗물이 흥건합니다.
[김종배/진도 조금시장 상인 : "억수같이 내려서 어떻게 손댈 겨를도 없이 가게 안이 물에 완전히 잠겨서 복구할 수 있는 것은 복구하고 그렇지 못한 것은 폐기 처분하고."]
수확을 앞둔 들판의 벼는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쓰러져있습니다.
시간당 백㎜ 안팎의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마을 하천이 범람한 겁니다.
[임경환/농민 : "논이 하나도 안보였어, 이쪽 벼들이. 수확량이 많이 감소하지. 내가 봐서는 3분의 1 정도는 감소하지."]
마을 하천에 놓였던 돌다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주택 건물 벽은 무너졌습니다.
[우현/강진군 작천면 :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땅, 도로가 안보였어요. (하천물이) 넘쳐가지고. 막 그냥 진짜 무서웠어요 아주."]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하천물이 불어나 마을 길도 유실됐습니다.
사흘간 내린 비로 전남 지역에서는 주택 약 500채가 침수됐고, 닭과 오리 44만여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전라남도는 30억 원 안팎의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김호 기자 (k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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