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는 외래 야생동물…구조도 방지도 어려워

이슬기 2024. 9. 2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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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외에서 서식하는 라쿤이나 미어캣 같은 야생동물을 국내에 들여왔다가 버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유기된 야생동물들은 생존하기도 어렵고 우리 생태계를 교란할 수도 있는데, 유기 행위에 대한 적발이나 처벌은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너구리와 비슷하게 생긴 이 동물.

북미 지역에 주로 사는 '라쿤'입니다.

동물 체험 카페에 전시되다가 수년 전 버림받은 걸로 추정됩니다.

올해 초 운영에 들어간 정부 보호시설에 가까스로 보금자리가 마련됐습니다.

[박지연/국립생태원 수의사 : "(라쿤의) 뼈의 균열이 지금 확인이 돼요. 어떤 물리적 충돌 혹은 충격에 의해서…."]

지난해 전북 무주에서 발견된 미어캣도 원래 남아프리카 사막에 사는 야생동물입니다.

누군가 애완용으로 수입했다가 버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외래 야생동물의 유기는 점점 늘고 있습니다.

전국의 동물보호센터에서 구조한 미어캣은 지난 2년간 9마리이지만,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벌써 10마리를 구조했습니다.

라쿤 역시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17마리로, 구조 건수가 지난해보다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버려진 외래 야생동물은 서식 환경이 맞지 않아 국내에서 생존이 어렵고, 살아남는다 해도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기 행위에 대한 적발이나 처벌은 어렵습니다.

[이형주/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 대표 : "지금 유기 동물 보호센터로 유입되고 있는 동물은 버려지고 있는 동물 중에 극히 일부라고 보시면 돼요. 동물을 유기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은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요."]

올해부터 동물 카페 등에서 야생 포유류를 전시하는 게 법으로 금지되면서 외래 야생동물의 유기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동물권 단체들은 우려합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촬영기자:홍병국/영상편집:이소현/그래픽:김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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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akeu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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